최근 건축가 이오 밍 페이(貝聿銘)가 향년 10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고 파리 루브르박물관 피라미드, 워싱턴 국립미술관, JFK도서관 등으로 잘 알려진 건축가다. 페이는 중국 광저우에서 태어나 상하이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건축가들에게 “우리나라 최고 전통 건축은?” 하고 묻는다면 석굴암을 드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부석사를, 혹은 종묘를 드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최고 서원 건축은?” 하고 묻는다면 이구동성으로 병산서원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병산서원은 조선시대 최고 서원 건축이…
부활절을 앞둔 성주간 월요일. 길이 128m, 폭 43m의 웅장함을 자랑했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났다. 곧이어 높이 91m의 첨탑이 불길에 못 이겨 무너져 내렸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성당은 1163년부터 짓기 시작했다. 몇 번에 걸친 완공과 개·보수를 거듭하며…
서울 강북을 대표하는 광장은 광화문 광장이다. 그러면 강남을 대표하는 광장은 어디일까. 지하상가와 교보문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강남역, 코엑스몰과 별마당도서관을 좋아하는 사람은 삼성역을 꼽을 것이다. 롯데월드와 초고층 마천루를 좋아하는 사람은 잠실역이라고 할 테다. 세 곳 모두 강남을 …
요새 미국 시애틀은 북적인다. 여기저기서 땅을 파고 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새 단장을 한 건물이 속속 피어난다. 그 중심에는 세계 최고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은 구도심 북쪽에 위치한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유니언 호수)’ 지역에 터를 잡고 지속적으로 팽창 중이다. …
설날 연휴 경복궁이 무료로 개방됐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때 조선총독부 건물이 지금의 광화문 자리에 있어서 남북축을 따라 궁의 클라이맥스인 근정전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때는 지각한 학생처럼 오른쪽 사이드에서 비겁하게 근정전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평범한 시민이 군왕처럼 남북축…
미국 뉴욕에서 ‘핫’한 지역은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다. 시는 2001년 9·11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빌딩(WTC)’ 자리에 15년을 투자해 천지개벽을 이뤘다. 16ac(에이커·약 6만4750m²)의 땅 중앙에는 쌍둥이 빌딩을 대신해 인공분수 2개가 있고, 분수 주…
만약 누가 우리 종묘 옆에 현대 유리 마천루를 짓는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념적으로는 조선의 구심점이었고, 개념적으로는 간판 한옥인 종묘 옆에 고층 유리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 우리의 반응은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언성 높은 논쟁이 들리는 듯하다. 이와 유사한 사…
넥스트 실리콘밸리는 어디일까?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중요하지만 중국인에게도 중요하고, 하물며 미국인에게도 중요하다. 현재 각 국가 대표 도시마다 경쟁하며,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각 도시를 대표하는 대학들은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면서 저마다 자신들의 대학과 인접 리서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는 시카고에 세운 트럼프타워(2009년 준공·높이 423m)의 명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이 타워는 두 가지 점에서 탁월하다. 하나는 입지 조건이고, 다른 하나는 두 얼굴을 가진 건물의 형태다. 먼저 입지 조건을 살펴보자. 트럼프타워는…
외국인에게 서울은 어떤 이미지로 남을까?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대부분은 서울의 대문인 인천공항을 체험하고 경복궁과 비원을 찾는다. 무엇을 생각할까? 어떤 ‘한국적’ 인상이 외국인에게 새겨질까? 최근 중국 베이징을 다녀오며 이런 질문을 마음에 품고 자금성(대표 궁궐건축)과 이화원(대표…
최근 남북 대화 물꼬가 트이면서, 대화 주제로 철도가 부상하고 있다. 다시금 서울역이 유라시아 철도 허브로 국제적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필자는 8월 국제학술워크숍 참석차 일본 도쿄역에 다녀왔다. 서울역(1925년 건축가 쓰카모토 야스시)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도쿄역(1914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