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면 오징어 건조가 끝날 무렵이다. 최근 오징어가 대풍이라는 기사가 났다. 오징어만큼 우리에게 친근한 바다 먹거리도 없다. 맥주 안주나 젓갈로 인기가 높다. 9월 추석 무렵부터 11월 말까지 약 3개월 정도 잡히는 오징어는 동해안 주민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오징어 채낚기(미끼 없이…
전설은 항상 호기롭다. 과장이 더해져 카리스마를 만든다. 망망대해를 가르며 호연지기를 기른 뱃사람들도 오죽하랴. 그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전설 몇 개를 소개한다. 선박에 레이더가 장착되지 않았던 1940년대의 이야기이다. 배가 항구에 도착하면 닻을 놓아야 한다. 닻은 배를 제자리에 고…
어르신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영화 ‘국제시장’.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 파독 광부와 간호사다. 조국 근대화에 기여한 분들의 스토리가 많은 이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나도 옆 사람 눈치를 보며 눈물을 훔치다가 그만 엉엉 운 기억이 있다. 한데 영화 주인공이 추가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
뱃사람들은 적도를 지날 때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이런 의식을 ‘적도제(赤道祭)’라고 부른다. 적도 지대에는 바람이 잘 불지 않는다. 범선이 대세이던 시기에는 바다의 신에게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비는 제사를 지냈다. 범선은 바람으로 추진력을 얻는…
내 연구실을 둘러보니 온통 책꽂이와 책상뿐이다. 은은한 나무향이 밀려오면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무향이 가끔 원목선 탈 때를 떠올리게 하면 느낌은 오싹함으로 바뀐다. 원목 운송은 위험해 선원들이 기피하기로 유명하다. 선원에게 생명수당을 따로 지급할 정도다. 보통 갑판 …
삶의 모래시계가 끝으로 향하는 순간에도 선상에선 바이올린 선율이 울린다.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내부는 얼마나 호화로운가. 미소 가득 승무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이 공간에만 적용해 쭈∼욱 늘려 놓을 것 같은 여유로운 시간. 흡사 거대한 코끼리 등에 올라 끝없는 대륙을 횡단하는 느…
손예진은 ‘컬크러시’ 그 자체였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얼마나 멋진가. 뱃멀미나 하는 사내들을 휘어잡는 여두목으로 배를 호령하는 당당함이란. 이런 여성이라면 거친 바다에서 의지할 만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배와 여성’은 그동안 상극이었다. ‘배에 여성이 타면 안 된다…
“지도 얼른 펴 봐. 여기서 좌회전이지?”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조수석에 탄 사람은 참 바빴다. 지도를 보고 운전자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줘야 했다. 순발력이 없으면 차가 ‘삼천포’로 빠지기 일쑤였다. 지금은 다 추억이 됐지만…. 좁은 땅에서도 이렇게 어려운데 망망대해에서 …
‘캐리비안의 해적’ 주인공 조니 뎁. 섹시한 해적에게 여성 관객이 꽤 열광했다. 17, 18세기 바다를 주름잡았던 해적, 그들은 지금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해적을 피부에 와 닿게 한 사건이 있었다. 2011년 석해균 선장의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 필자는 실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