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만큼 국민들이 절실한 마음으로 맞는 선거가 있었을까. 특히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국민들에게 이번 대선의 의미는 각별하다. 식민 치하의 연장이냐 독립이냐를 선거로 결정하는 나라가 있다고 상상해 볼 때, 혹독한 식민 통치에 치를 떨어온 피지배국 백성들이 선거에 임하는 절실함이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지 5개월이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김어준은 서울시민 세금 375억 원(2021년 기준·전체 예산의 72%)을 지원받는 교통방송에서 황금시간대 마이크를 쥐고 있다. “김어준이 무슨 궤변을 늘어놓든 그건 자유다. 다만 민영방송에 가서 해라. 당신들 주장…
이달 11일 정경심 항소심 유죄 판결은 어쩌면 여권 대선주자들에겐 호재가 될 수도 있었다. 1, 2심 일관된 법원 판결을 핑계 겸 무기 삼아 마침내 조국과 손절하고, 2년 가까이 허우적대 온 억지와 궤변의 내로남불 늪에서 빠져나오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나…
지난주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를 봤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필사의 탈출을 하는 스토리다. 영화에는 무장세력들이 총기를 난사하며 힘자랑을 해대는 장면이 숱하게 등장했다. 광기와 폭력성의 극치를 보다 보니 크메르루주, 중국 홍위병,…
문재인 정권 들어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행태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최근 빈도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최근 보름간 사례 몇 개만 추려봤다. #사례 ① KDI(한국개발연구원)가 6, 7일 대규모 국제콘퍼런스를 열었다. 주제는 ‘문재인 정부 4년의 여정’인데 세션 제목을 보면 어안이 …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발언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좌파진영이 들고나온 반격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점령군 표현은 미군 포고령에도 나오는 ‘팩트’인데 뭐가 문제냐는 주장이다. 둘째는 이런 걸 문제 삼는 것 자체…
‘윤석열 파일 소동’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우선 이슈화 과정 자체가 기존 방식과 다르다. 정치평론가라는 인사는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 “방어는 어렵겠다” 등의 표현을 써서 파일에 담긴 비리 의혹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처럼 암시했다. “저는 정권교체를 간절…
민주화 이후 우리 정치사에서 야(野) 성향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지금처럼 간절했던 적이 있었을까.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 비율이 다른 정권 때에 비해 많다거나 적다거나 그런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어느 정부 때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있었지만, 그 간절함 정도가 지금만큼 …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변신은 대한민국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앞으로의 실천이다. 한미 공동성명이 내용대로 실행돼 우리 외교의 기본궤도 역할을 하게 될지, 빈 수레 수사(修辭)에 그칠지를 가늠하려면 문 대통령 변신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퀴즈…
‘윤석열 현상’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정권 탈환은 커녕 절멸의 위기감에 시달렸던 야권이 재·보선에서 압승하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여론조사들이 나오는 현 상황의 밑바탕에는 윤석열의 등장이 있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이 극에 달해도 야권에 이…
수년 전 영화 겨울왕국을 보고 장차 북유럽 여행을 꿈꿨다. 당시 지도에서 봤던 스웨덴 북부 도시 중 하나가 셸레프테오(Skellefte¤)였는데 요즘 외신에서 자주 보게 된다. 아(亞)북극성 기후로 겨울이 길고 혹독한 인구 3만여 명의 이 도시에 연내에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
10개월 21일 남은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어떤 코스를 택해야 할까. 답은 명료하다. 여당은 지난 1년간의 궤도대로 직진하면 망하고, 야당은 1년 전으로 유턴하면 망한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직진 태세다. 초선들의 반성 움직임은 친문강경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통령부터 변할 기미가…
2000년대 초 출근길 버스에서 항상 이어폰을 꽂고 EBS FM 라디오를 들었다. ‘모닝스페셜’이란 프로그램이었는데 팝송 영화 등 다양한 소재로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었다. 신도시에서 광화문까지 언제 왔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했다. 알고 보니 주변에 애청자가 수두룩한 인기 프…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 프레임을 들고나온 날 ‘우공지곡’이란 말이 생각났지만 칼럼에 인용할지를 놓고 한참 망설였다. 제나라 환공이 사냥을 하다가 산골짜기에 들어갔다. 한 노인에게 여기가 어디냐 물으니 우공지곡(愚公之谷)이란다. 어리석은 이의 골짜기란 뜻이다. 그 노인이 …
집권세력이 장기집권에 생사를 걸고 포퓰리즘 정책을 악착같이 펼 때 1인 1표 투표제가 골간인 현대 민주주의 제도로 막아낼 수 있을까? 그리스, 베네수엘라 등 현대사의 경험이 들려주는 대답은 부정적이다. 배 밑창 나무를 뜯어 선실을 데워주는 격인데도, 환호하는 승객이 반대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