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일본 도쿄 진보초(神保町). 도쿄의 관문인 도쿄역에서 불과 1.7km 남짓 떨어진 도심이면서도 저편의 화려한 고층빌딩 숲과는 분위기가 완연히 다른 푸근함과 넉넉함이 느껴지는 동네다. 헌책방 180여 곳이 몰려 있는 세계 최대 고(古)서점 거리로 유명하지만 작은 라이브하우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오후 6시 13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발사됐다. 당초 오전 발사 예정이던 이 로켓은 기상 악화로 6시간 이상 지연됐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졌다. 미 우주군 스페이스X 발사는 2세대 위성 스타링크 …
《“우린 강하고, 두렵지 않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1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도심 카페에서 만난 청년 이반 카라울라노우 씨(34)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카페를 창업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카페 정문에는 큼직한 우크라…
《“튀르키예(터키) 정부는 여기 없다. 슬픈 쿠르드인만 있을 뿐이다.”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남동부 아디야만에서 만난 쿠르드족 알리 바란 씨(23)는 생면부지의 기자를 보자마자 격앙된 목소리로 “터키 정부는 나쁘다”는 말을 영어로 반복했다. 아디야만은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3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북극발(發) 한파가 몰아쳤지만 대로변에 있던 노숙자는 가벼운 천으로 몸을 둘둘 만 채 앉아 있었다. 그는 가상의 타인과 대화하듯 쉬지 않고 말을 하다 찬 바람이 불자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같은 시간 57번가 인근 지하철역에서 다른 노숙자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 연휴(1월 21∼27일)를 하루 앞둔 지난달 20일 베이징 남역(驛)에서 만난 리옌(李巖·24) 씨는 오랜만의 귀향에 들떠 보였다. 고향인 동부 산둥성 타이안(泰安)에 가는 것은 2년 만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자…
《“주문하신 요리가 나왔습니다. 선반에 있는 음식을 가져가세요.” 23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區)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점 ‘가스토’. 주문한 지 10여 분 만에 익숙한 전자 음성으로 요리가 다 됐다는 안내가 들렸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북적이는 점심시간에 음식을 가져다준 건 …
《16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의 한 전기자동차 충전소. 4개의 충전기 중 3곳에서 충전이 한창이었다. 자신의 아우디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던 버디 씨(51)는 “80% 정도 충전되려면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며 “공휴일이라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로 바꾼 …
《“나흘 전만 해도 이곳에서 저와 포스터를 만들던 친구가 이렇게 가버렸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0구 쿠르드족 문화센터 앞에서 만난 쿠르드족 이주민 유누스 시섹 씨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친구를 비롯한 쿠르…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올라가는 동안 우리 삶은 나아진 게 없다.” 지난해 12월 26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차로 약 한 시간 떨어진 신(新)행정수도 건설 현장을 찾았다. 흙바닥에 앉아 동료들과 점심으로 먹을 옥수수를 굽고 있던 한 일용직 노동자는 기자에…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길로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도로 위에서 사진을 찍고 푸드트럭에서 커피를 마시며 연말 분위기를 즐겼다. 뉴욕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12월 일요일마다 5번가 중심지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성명에…
《7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후 첫 주말이 지난 12일 베이징 거주 한국 교민들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긴급 문자가 속속 올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갑자기 약을 구하기 힘…
《9일 오후 일본 오이타현 고코노에(九重)정. 한국에서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벳푸에서 차로 1시간 10분가량 달려 해발 1100m의 깊은 산속에 도착했다. 서울 여의도의 3분의 2 규모의 부지(195만 m²)에 들어선 이곳은 일본 최대 지열(地熱) 발전소인 핫초바루(八丁原) 발전소다.…
《“이 기계가 세상을 바꿀 겁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퀀텀(양자) 월드 회의(QWC)’. 극저온 냉각기를 생산하는 업체블루포스에서 나온 카일 씨는 전시된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양자컴퓨터 기술 관련 국제…
《“관광객들이 많아졌는데 크리스마스 조명이 줄어서 안타까워요. 내년엔 좀 나아졌으면 좋겠네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만난 법대생 도냐 레아 씨는 예년보다 초라해진 크리스마스 조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 가로수들은 예년처럼 불긋불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