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워하는 아빠가 돼야 할지, 화난 아빠가 돼야 할지 모르겠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령 사령탑인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74)은 18일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워싱턴과의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늦둥이 아들인 대런(24)에게 9회초 동점 만루홈런을 내주며 결국…
포르투갈의 유서 깊은 항구인 포르투는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해양 무역의 거점 도시다. 성당이나 기차역 등 포르투의 유적지 건축물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안팎으로 푸른빛이 도는 세라믹 벽면인 ‘아줄레주(Azulejo)’로 장식돼 있다. 5세기 넘게 계속 이어진 아줄레주는 그림을 그려 …
울외는 생소한 채소다. 작은 박 같기도 한데 반으로 가르면 참외처럼 씨가 있다. 과육은 두툼하나 육질이 연해 주로 장아찌로 담근다. 소금에 절여 수분을 뺀 뒤 술지게미에 담가 발효시킨다. 전북 군산 지역의 울외장아찌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먹던 나라쓰케(奈良漬)의 영향으로 확산되었지만…
법을 집행하는 데 한 치의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인간의 일이기에 종종 ‘죄 없는 죄인’이 생긴다. 연방검사 시절 조직범죄,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등을 다뤘던 마크 갓시 미국 신시내티대 교수는 사법 시스템의 잘못된 관행과 정치적 요인 등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오하이오 이노센스’ 프로…
백발의 할머니가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정작 그는 손목시계로 기록을 확인한 뒤 가볍게 미소 지었다. 지난달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마라톤 5km 부문에서 59분6초의 기록으로 완주한 베티 린드버그(99)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55분48초에 5km…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에 있는 채석강 해식동굴은 자연이 빚은 천연 포토존이다. 퇴적암층이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절벽에 바닷물이 침식해 만든 동굴이다. 이곳이 유명한 건 독특하게 나타나는 실루엣 때문이다. 동굴 안쪽에서 역광으로 촬영하면 각도에 따라 동굴이 유니콘 모양, 한반도 …
국물 요리에서 시원함을 담당하는 ‘무’. 흔한 재료인 만큼 요리법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뭇국은 무만 끓이는 방식부터 굴, 콩나물 등과 함께 끓이는 등 응용에 끝이 없다. 국 안의 무 모양도 깍뚝깍뚝 썬 무, 나박나박 썬 무, 어슷어슷 돌려 깎은 무, 채 썬 무 등으로 다양하다. 소고기…
성공에는 필연적으로 실패가 따른다. 수필가 정지음이 자신이 경험한 갖가지 실패와 그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고 재미있는 문장으로 풀어낸다. 감추고 싶은 실패에 ‘오색찬란’ 색깔을 입혀 이를 다섯 빛깔로 구분하는데 부끄러운 순간을 빨간색, 기억하기 싫은 흑역사를 검은색, 뜻밖의 실수를 노란…
아버지와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브라질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43)의 아들 주앙 멘지스가(18·오른쪽) 2일 스페인의 명문 축구클럽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호나우지뉴는 FC바르셀로나에서 2003∼2008년 뛰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2회(200…
어머니가 머리에 이고 가는 고무 대야에는 아들이 호롱불을 켜고 밥상에 앉아서 공부를 한다. 등불을 환하게 켠 오징어 배와 명태, 그리고 자식은 어머니가 힘든 삶에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던 버팀목이었다. 아버지는 양동이를 지게에 지고 앞으로 걸어가고, 키 작은 소녀는 연탄을 …
난자완스. 중국어로 ‘난젠완쯔(南煎丸子)’로 기름에 지진다는 뜻의 ‘煎’, 둥글다는 뜻의 ‘丸’이란 한자가 있다. 다져서 튀긴 완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전분이 들어간 부드러운 소스에 덮여 나온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먹기 편한 식감이다. 동그랑땡, 햄…
경쟁하고 올라서려는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윌 스토는 ‘지위 욕구’로 인간의 근본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지위 욕구의 본능에 따라 매일 마주하는 모든 사람들과 ‘지위 게임’을 하며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서로 간의 서열을 매긴다. 때론 승리를 위해 무자비…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슈퍼 땅콩’ 리베로 여오현(45)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웠다.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V리그 최초로 600번째 경기에 출전했다. 리그 최고령인 그는 올 시즌에도 리시브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이날 아내와 두 아들 앞…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남 통영시에는 미륵도로 연결하는 통영대교가 있다.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다리다. 1998년 완공된 통영대교(591m)의 중앙 아치 부분에 달려 있는 등불이 최고의 야경을 자아낸다.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붉게 물드는 통영운하 위로 초록빛, 보랏빛, 붉은빛으…
얄팍하게 부친 쌀가루 반죽 위에 채소, 고기, 해물 등을 넣어 반으로 접은 바인쌔오. 빵의 ‘바인’과 지글지글 소리인 ‘쌔오’가 합쳐진 말이다. 우리의 부침개와 유사해 보인다. 프랑스인이라면 얇은 부침개를 접어 먹는 크레이프를 떠올릴 것 같다. 적당하게 자른 바인쌔오를 레몬즙과 설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