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 가면 스머프와 땡땡과 같은 인기 만화의 고향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곳곳의 벽화와 박물관, 기념품 숍에서 캐릭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가 에르제의 ‘땡땡의 모험’은 1929년 이후 10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된 유럽 만화의 고전이다. 동서양은 물론 사막,…
농축 보양식으로 불도장(佛跳牆)만 한 게 있을까? 국물 한 그릇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진귀한 재료 수급과 오랜 시간의 노고가 따른다. 전복 해마 샥스핀 자라 산삼 동충하초 오골계 등 귀하고 비싼 재료들이 나열된다. 최고급 불도장에는 같은 재료라도 생물이나 냉동이 아닌 건전복 건샥스핀 등…
모멸감은 모멸을 준 상대와의 관계가 끝난 후에도 지속되며 심하게는 트라우마로 남는다. 사람들은 모멸을 준 사람을 가해자로, 느낀 사람을 피해자로 인식하는데 심리학자 프랑크 M 슈템러는 ‘피해자’의 모욕감이 반격의 정당성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모멸은 추측에 의존하는 경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오른쪽)과 해리 케인. 지난 시즌 EPL 통산 최다 골(41골)을 합작한 둘은 최근 한국에서 열린 2차례 친선전에서 총 5골을 넣으며 ‘손케듀오’의 위용을 보여줬다. 국내 팬들의 극진한 환대 속에 한국에서 행복한 일주일을 보냈다는 …
프랑스 북부 콩피에뉴 숲속 국립전쟁기념관에는 한 열차의 객실이 보존돼 있다. 1918년 11월 11일 독일이 연합군과 제1차 세계대전 휴전 협정을 맺었던 장소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를 침공한 나치 독일의 히틀러는 1940년 6월 22일 이 열차 객실에서 프랑스 항복 서명식…
지리산 인근 마을에 예부터 내려오는 ‘고추부각’이 있는데, 이름과 달리 고추는 들어가지 않는다. 찹쌀가루 반죽에 김치 국물을 넣고 삭혀, 얇게 밀어 말린 뒤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긴다. 최근 고추부각이 연상되는 ‘김칩스’라는 스낵을 맛봤다. 고소한 김치전 맛이 제대로 나서 깜짝 놀랐다…
일상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소설 ‘노 본스’는 ‘트러블은 목요일에 시작됐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밀크맨’으로 부커상을 수상한 애나 번스의 데뷔작으로 1969년 시작된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내전으로 죽음이 일상이 된 세상이 초래한 갖가지 끔찍한 폭력을 그리…
2-0으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데뷔 후 첫 완봉승을 눈앞에 뒀던 프로야구 키움의 안우진(23·사진)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8회 뒤 힘이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오히려 부상 없이 전반기 시…
로마의 바티칸미술관에 있는 라오콘 군상은 헬레니즘 조각의 걸작품으로 불린다. 신화에서 트로이 성직자인 라오콘은 목마를 들이는 것을 반대했고, 포세이돈이 보낸 두 마리의 큰 뱀에게 두 자식과 함께 살해당했다. 라오콘 군상은 1506년 1월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인근의 포도밭에…
부드럽고 폭신한 빵을 좋아한다면 베이글과 친해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베이글은 매우 심플하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가 기본이고 버터와 같은 유지방이나 달걀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반죽한 뒤 물에 살짝 데친 후 굽는 방식이 특이하다. 단순하지만 한번 친해지면 쫄깃하고 때…
사회 일각에선 지나친 발전이 가져온 부작용을 우려하며 ‘탈성장 운동’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일의 철학자 요하네스 하르틀은 ‘발전’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 ‘인간다움’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회에 만연한 심드렁함과 외로움의 문제점을 강조하…
“야구에 첫발을 디딘 이후로 단 하루도 즐겁게 야구 해본 적이 없어요.” 프로야구 LG 박용택(43·사진)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매일매일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고뇌의 시간이 느껴졌다. 개인 …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의 천장화는 마르크 샤갈이 1964년에 그린 ‘꿈의 꽃다발’이다. 작곡가 14명의 발레와 오페라 장면을 몽환적 색채로 표현한 그림에는 무희와 악사, 천사와 유령들이 둥둥 떠다닌다. 천장화 아래엔 340개의 등과 크리스털로 장식된 샹들리에가 빛나고 있다.…
함경도 향토음식으로 내려오는 감자막가리만두. 물이 담긴 양푼 속에 강판을 넣고 감자를 간다. 갈린 감자 건더기를 건져 찜기에 찌고 거기에 감자 간 물 아래로 가라앉은 앙금과 감자전분을 섞는다. 바로 만두피다. 이 안에 돼지고기, 부추 등을 넣은 소를 넣고 만두를 빚는다. 그 뒤 김이 …
인터넷은 한때 ‘표현의 자유’로 대변되는 공간이었고 그로 인한 가능성에 모두가 열광했다. 하지만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플랫폼이 개인과 집단으로부터 온갖 정보를 수집해 거대한 힘을 얻게 되면서 불가피한 정보의 왜곡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정부, 권력자와 결합해 예상치 못한 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