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고깃집 가운데 드라이에이징(건조 숙성)을 자랑하는 곳이 있다. 느리게 건조되면서 고기의 감칠맛이 농후해지는 것이다. 우리 선조는 예부터 이 방식을 생선에 사용해 왔다. 조기를 해풍에 말려 항아리에 담고 보리를 채워 보관했다. 이렇게 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감칠맛이…
‘한국 사람들은 왜 이럴까?’ 에세이스트 김혼비, 박태하 작가 부부는 알 것 같지만 표현하기 힘든, ‘K스러움’을 밝혀내기 위해 그야말로 ‘한국적인’ 지역축제들을 찾았다. 충남 예산부터 경남 산청에 이르기까지 열두 곳을 돌며 현장의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조금은 촌스럽고 서툰 축제들이지…
휠체어에 전신마비 아들 릭 씨를 태워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등 1130개 대회를 완주한 딕 호이트 씨가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다. ‘자선 달리기 한 번’이었다. 그러나 레이스가 끝난 뒤 “달리고 있을 땐 아무 장애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쓴 아들의 일기를 본 아버지는 계속 …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쿠바 올드 아바나 시내의 골목에서는 평범한 카페나 바에서도 수준급 밴드의 연주가 끊이지 않는다. 봉고(작은 손북)와 마라카스(야자나무 열매로 만든 악기), 구이로(호리병박 모양의 악기)는 물론이고 기타, 색소폰, 바이올린, 플루트 등 악기 구성도 다양하다. 열대…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돼지껍데기. 껍데기 밑의 지방층을 제거하고 간장, 마늘, 소금, 청주 등 갖은 양념 밑간에 재웠다가 숯불에 굽는다. 부들부들하고 쫀득쫀득하면서 치아 사이에 달라붙는 식감과 기름 맛이 조화롭다. 껍데기 손질은 어려우나 완성의 맛은 일품이다. 돼지껍질이 표준…
녹색 기술 요구에 맞춰 자동차 대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의 다큐멘터리 PD 기욤 피트롱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설 자원에 주목한다. 특히 희귀금속 희토류의 거의 유일한 공급자인 중국에 주목하는데, 금속 산업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경고한다. 더불어 희귀금속을…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 막을 올린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I에 속한 350개 남자 농구부 가운데 68개 팀이 이 대회에 참가해 승부를 겨룬다. 2019년 이 대회 광고 수입은 약 13억2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로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
스위스 루체른 절벽 바위를 깎아 만든 ‘빈사의 사자상’. 죽어가는 사자의 등에는 부러진 창이 꽂혀 있다. 프랑스 혁명에서 루이 16세를 지키다 1792년 전멸한 스위스 용병 786명을 기리기 위한 작품이다. 그들은 빈국(貧國) 스위스의 생계수단인 용병 일자리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목…
중국식 쌈 요리 춘빙(春餠)을 만났다. 도톰한 밀쌈이 꽤 크다. 당면볶음, 스크램블 에그 같은 부드러운 달걀, 차나물 버섯, 숙주나물 등 재료를 볶아놓고 대파, 고수도 준비한다. 밀쌈에 이것저것 푸짐하게 넣고 춘장을 얹은 후 말아준다. 중국 가정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먹어 온 쌈 요리다…
올바른 ‘젓가락질’은 무엇일까? 남다른 젓가락질로 타인의 이목을 끄는 저자 조한별이 ‘잘못된 젓가락질’로 구박받던 지난날을 재미있게 그리며 다양성의 존중을 주장한다. ‘잘못된 젓가락질’이 아니라 ‘특별한 젓가락질’이라며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젓가락질 소수 민족’을 소개하고 사연을 함…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역사상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8일자 랭킹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5번에 걸쳐 총 311주 동안 1위 기록을 남겼다. 310주로 이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로저 페더러(40·스위스…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성당도, 미술관도, 광장도 아닌 서점이다. 1894년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렐루서점’이다. 작가 J K 롤링은 1991년 영어학원 교사로 포르투에 왔을 때 틈이 나면 들렀다고 한다. 서점의 붉은색 구불구불한 계단은 영화 해리포터에서 …
달달하면서 간이 잘 배어 있는 유부초밥. 소풍 갈 때 김밥과 함께 인기 도시락 메뉴로 꼽힌다. 두부를 썰어 튀긴 다음 간이 밴 국물에 조린다. 수분이 많은 두부를 튀겨 얄팍하게 만드는 과정엔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손쉬운 시판 유부로 초밥이나 고명에 변화를 주는 다양한 유부…
스무 살. 청운의 꿈을 품고 태평양을 건넜던 유망주는 20년 뒤 마흔 살 베테랑이 돼 고국 무대로 돌아왔다. 신세계그룹 야구단과 계약을 맺으며 KBO리그에 입성한 전 메이저리거 추신수(39)의 이야기다. 그는 입국 기자회견에서 “이 시기에 한국에 와 있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