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가 워싱턴의 창단 첫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30개 팀이 162경기씩 치른 정규시즌에 이어 10월을 뜨겁게 달군 포스트시즌까지 8개월에 걸친 긴 여정이었다. 그렇다고 야구가 아예 쉬는 건 아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 남을까 떠날까….” 난로(Stove) 주변에 모여…
영국 중부 페이틀리 브리지에는 이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탕 가게가 있다. 1827년 문을 연 이 가게 이름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탕 가게’. 19세기부터 이어진 사탕 제조 레시피를 사용한다. 사탕을 종이봉투에 담아주고, 유물 같은 기계식 계산대를 열어 거스름돈을 준다. 추억이 …
오늘날은 보리의 식이섬유와 자연 강장 역할을 높이 평가하지만 옛 보리쌀을 그냥 먹기는 꽤 거칠다. 전북 군산에서는 찰진 보리쌀인 ‘흰찰쌀보리’ 품종을 적극 육성했다. 밀을 못 먹던 사람도 흰찰쌀보리로 만든 빵은 거뜬히 먹을 수 있게 했다. 흰찰쌀보리 100%로 만들었다는 ‘보리만쥬’는…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 사는 우리 삶은 일종의 전시와 같다. 치열하게 전시를 준비하지만 과정은 실수와 후회투성이다. 충동적으로 전시를 기획했지만 수월할 리 없다. 반복되는 갈등과 타협의 살얼음을 걷는 그 지난한 과정이 성공을 담보하지 않지만 현실이란 게 늘 그렇다. 그럼에도 시종일관…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박찬호의 양아버지를 자처했던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이 했던 말이다. 26일 두산이 정상에 오르며 KBO리그가 막을 내렸다. 일본은 이에 앞서 23일 소프트뱅크가 3년 연속 우승을 확정했다. 미국은 휴스턴(3승 2패)과…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예수상을 비롯해 이파네마, 코파카바나 해변, 슈거로프(사진) 등 유명한 관광지들이 많다. 높이 396m의 바위산인 슈거로프에서 한시적으로 이색 체험이 가능하다. 슈거로프를 오르는 케이블카에서 하룻밤을 묵을 여행객을 29일부터 이틀간 선착순…
매끈하고 당도가 높아야, 그리고 더 탱탱하고 커야 상품(上品)의 과일로 쳐 준다. 토종을 좋아하는 시장가게 할머니는 요즘 머루와 다래를 팔고 있다. 지나던 유치원생 아이는 “작은 포도와 귀여운 키위냐”고 엄마에게 물어본다. 알이 작은 머루와 본래 달다는 뜻을 가진 다래는 인기 과일 당…
채식주의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논쟁 중 하나다. 비건 셰프 안백린과 황주영 철학자는 고기와 동물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와 같은 근본적 질문으로 접근한다. 인간중심적 사고를 지양하며 정도를 지나친 현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책은 공장식 축산의 문제와 이로 인한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함께 …
2019년 ‘런 저니(Run Journey)’가 20일로 여정을 마쳤다. 올해 첫선을 보인 런 저니는 3월 서울국제(레드), 9월 공주백제(그린), 10월 경주국제(블루) 등 동아일보 주최 마라톤 대회를 여행으로 간주해 3개 대회를 모두 완주한 참가자들에게 각 대회 메달 상징색을 하나…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호이안은 그중 대표적인 곳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구시가지는 15∼19세기 건설된 동남아시아의 무역항으로 일본, 중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의 건축물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여행자를 사로잡는 것은 다양한 체험활동이다. 쿠킹 클래스,…
평안도 지역에서 만들어진 전통소주 감홍로(甘紅露)는 여러 약재의 배합이 매력적이다. 마시고 나면 잔향에 마치 초콜릿을 감추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진한 에스프레소 대신 40도 감홍로 몇 방울 떨어뜨려 본다. 세상에서 나만 즐기는 최고의 아포가토(Affogato)…
쉽게 대답할 수 없는 힘든 질문이 주어졌을 때 인간은 비로소 사고의 확장을 시도한다. 이 때문에 좋은 질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저널리스트 조엘 레비는 책에서 인류가 고민해 온 40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누군가의 범죄를 예측하고 처벌하는 것은 옳은가?’ ‘자율주행차는 보행…
클래식(Classic)이 음악에만 있는 건 아니다. 한여름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별칭은 ‘미드서머 클래식’이다. 가을에 막을 올리는 포스트시즌은 폴 클래식이라고도 불린다. 굳이 번역하면 ‘가을의 고전’쯤 되겠지만 국내 야구에서는 ‘가을잔치’라는 말을 많이 쓴다. 정규시…
가을이 깊어가면서 경남 합천군 황매산(해발 1113m)은 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봄에는 철쭉으로 유명한 곳으로 가을에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억새 평원이 해발 900m 지점에 펼쳐져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들이 춤을 추고, 해의 높이에 따라 억새의 빛깔이 달라진다. 10월 중순부터…
영국의 음식전문가에게 한식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물으니 반찬이라고 답했다. 비빔밥이나 김치가 아닌 반찬이란 말을 듣고 놀랐다. 한 상 가득 반찬이 펼쳐진 백반상은 외국인에게도 인상적이라는 얘기다. 충북 제천 축제에서 만난 약채락(藥菜樂) 도시락엔 백반상의 반찬이 구색 맞춰 들어가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