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사 간 불신의 벽이 이렇게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 말 광주시 관계자들은 지역 노동계와 현대자동차 사이를 오가며 협상 조건을 조율하느라 진땀을 뺐다. 임금은 낮추는 대신 일자리를 만드는 ‘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현대차와 광주시의 8개월간의 협상 과정은 롤러코스터…
“택시 업계의 반발이 한창이라 인터뷰하기 부담스럽네요.” 최근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택시 업계의 화살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회사 규모가 커지고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는 것이 오히려 걱정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3월 7일 …
“무분별한 현금복지 확대에 반대하며 과도한 현금복지 경쟁은 지양돼야 한다. 꼭 필요한 현금복지는 엄선해서 중앙정부가 일괄 실시해야 한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6일 “누가 봐도 이상한 현금복지 제도가 점점 늘고 있다”며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달 27일…
“자기들이 일을 다 가져가겠다고 하면 우리는 숟가락이나 빨고 있으란 말입니까.” 지난달 10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 개포 재건축 현장. 공사장 앞 식당에서 라면을 먹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조합원 A 씨가 주먹으로 식탁을 치며 말했다. A 씨와 동료 조합원 3…
2014년 6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한국 법인 사무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중구 남대문 옆으로 옮기자 국내 통신업계에선 말이 많았다. 이 자리는 바로 조선시대 명나라 사신을 접대하던 ‘태평관’ 터다. 무섭게 성장하면서 한국 통신시장까지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는 화웨이의 …
“국가채무비율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 40%의 기준은 뭐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채무비율 40%’ 논란이 촉발됐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료에게 견해를 물…
사모펀드 운용사(GP·General Partners) IMM프라이빗에쿼티㈜의 김영호 수석부사장은 2013년의 일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해 5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한 자동차 와이퍼 생산업체 ㈜캐프의 대표이사로 내정됐을 때의 일이다. 경북 상주시 본사로 출근하던 첫날 집무실…
“신도시 주민 1만 명이 길거리로 나섰다는 건 그만큼 쌓인 게 많다는 뜻 아닐까요. 참석 못 한 나도 생각은 얼추 비슷합니다.” 비가 내리던 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주엽공원 앞에서 만난 윤경환(가명·62) 씨는 1996년부터 일산신도시에 살고 있다. 그는 “집회 …
“6층까지만 복원된 지금의 모습을 보고 ‘이게 정말 다 수리가 된 게 맞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복원 가능한 최대의 범위에서 ‘진정성’을 확보했다고 말이죠.”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10일 열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20년-문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인근 화력발전소 5곳이 일시에 멈춰 섰다. 40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통신 기지국도 전력 공급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휴대전화마저 먹통이 됐다. 지진에 쉽게 동요하지 않던 일본인들도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현대 사회에서 ‘블랙아웃…
2017년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식 바로 다음 날 깜짝 놀랄 만한 인사를 단행했다. 경쟁 대선 후보였던 알랭 쥐페 우파 공화당 후보의 오른팔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시장을 국무총리에 임명한 것이다. 중도 정당을 창당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과거 활동했던 주무대는 좌파…
‘테슬라’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최근 대학가에서 이 단어는 전기자동차 브랜드나 비운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아닌 ‘소맥’(소주+맥주 칵테일)의 한 종류로 더 자주 불린다. 국산맥주 ‘테라’와 ‘참이슬’을 섞어 만든 신종 폭탄주다. 중장년들이 식당에서 소맥을 시키며 “사장님 …
“론스타(제소 결과)가 곧 나옵니다.” 지난해 가을 한 금융권 관계자가 이렇게 귀띔해줬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발칵 뒤집힐 것이란 예고와 함께. 도대체 언제 적 론스타란 말인가. 2012년 11월 한국 정부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얘기였다…
네덜란드에는 1950년 출범한 ‘사회경제위원회(SER)’라는 기관이 있다. 한국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처럼 사회적 대화를 이끄는 중심축이다. 지난해 11월 13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SER를 방문해 베로니크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마침 현 정부가 야심 차…
지난해 여름의 일이다. 차를 몰고 경기 외곽 교외 도로를 달리는데 커다란 노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새벽 나무에서 탈출한 싱싱한 복숭아’ ‘20개 만 원!!’…. 마침 빨간 신호에 걸려 멈춘 차에서 노점 매대를 힐끗 보니 갓난아기 머리만큼 큰 복숭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