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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향의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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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함의 위로[이정향의 오후 3시]

    평범함의 위로[이정향의 오후 3시]

    파헬벨의 카논 선율과 함께 시작하는 영화는 숲속의 녹음이 어느덧 단풍이 되고, 또 곧 땅에 뒹구는 낙엽 신세가 되는 걸 무심하게 보여준다. 바다같이 드넓은 미시간 호숫가의 고급 동네, 재럿 부부는 얼마 전에 보트 사고로 장남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온하고 행복해 보인다…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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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과 인간의 협업[이정향의 오후 3시]

    신과 인간의 협업[이정향의 오후 3시]

    1970년 4월. 우주 비행사 짐 러벨의 팀은 아폴로 14호에 탑승할 순번이었으나 13호 승무원들에게 문제가 생겨 대신 13호의 주인공이 된다. 서양인들이 꺼리는 숫자인 13호에다 발사 시각 또한 13시 13분이기에 불길하다는 우려가 많았는데 발사 이틀 전, 팀원들이 홍역에 걸린 자와…

    •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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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그냥 엄마다[이정향의 오후 3시]

    엄마는 그냥 엄마다[이정향의 오후 3시]

    일본 규슈의 시골 동네. 엄마는 아들 하나를 바라보고 살았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남편과는 일찍 헤어지고, 억척스럽게 일을 해서 아들을 도쿄의 대학생으로 길러낸다. 하지만 철없는 아들은 4년 내내 노느라 졸업을 못 하고, 엄마는 이런 아들에게 “열심히 좀 하지 그랬어…”라는 말만…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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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사는 맛[이정향의 오후 3시]

    사람 사는 맛[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대도시에 사는 30대 후반의 테오도르는 아내와 별거 중이다. 남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그는 회사에서 꽤 유능한 존재다. 타인의 마음을 잘 살펴 심금을 울리는 문장을 써내지만 정작 아내에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다. 그가 속을 드러내지 않아 힘들었다는 아내는…

    •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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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 속의 그대[이정향의 오후 3시]

    흑백 속의 그대[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 근근이 살아가는 팔순 노인 우디는 광고전단 문구를 오해하고 네브래스카주에 가면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상금을 탈 수 있다고 믿는다. 늙고 쇠약해서 운전도 못 하는 그가 1300km를 걸어서 가겠다며 가출을 반복하는 탓에 아내도, 두 아들도 지친다. 노망…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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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대를 잡은 분들에게[이정향의 오후 3시]

    운전대를 잡은 분들에게[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코네티컷주의 자연보호구역 길(레저베이션 로드)에서 뺑소니 사고로 열 살짜리 아들을 잃은 에단. 대학교수인 그는 경찰 수사에 진척이 없자 조급해진다. 그에게 뺑소니 사고의 유족들은 충고한다. 정의를 기대하지 말라고, 세상은 유족이 포기하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에단은 수사에 박차를…

    •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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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할머니[이정향의 오후 3시]

    우리들의 할머니[이정향의 오후 3시]

    일곱 살 상우는 철없는 도시의 꼬마입니다. 상우의 엄마는 오랫동안 연락을 끊었던 고향 집을 찾아와 말 못 하는 외할머니에게 상우를 맡깁니다. 상우에게는 할머니를 비롯해 모든 게 못마땅한 산골 생활이지만, 말없는 할머니의 사랑에 녹아들어 계절이 끝날 무렵 상우의 마음은 훌쩍 자라납니다.…

    •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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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은 공평하다[이정향의 오후 3시]

    신은 공평하다[이정향의 오후 3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안토니오 살리에리, 두 음악가의 이야기다. 18세기 말, 살리에리는 유럽 합스부르크 제국의 궁정악장으로 부와 권세를 다 갖췄지만 여섯 살 아래인 20대의 모차르트에게 강렬한 질투를 느낀다. 인품도 사회성도 떨어지는 모차르트. 하지만 …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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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이 전부는 아니잖아요[이정향의 오후 3시]

    말이 전부는 아니잖아요[이정향의 오후 3시]

    10년 전에 나온 무성영화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회 이후로 83년 만에 상을 탄 무성영화이기도 하다. 첫 유성영화가 등장한 1927년을 전후로, 무성영화가 유성영화에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던 격변기가 무대다. 그 당시, 무성영화계를 주름잡던 수많은 스타가 유성영화에 적응을 …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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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의 의무, 어른의 품격[이정향의 오후 3시]

    어른의 의무, 어른의 품격[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외곽에 사는 홀아비 월트는 괴팍한 노인이다. 평생을 포드자동차 공장에서 일했고 그때 구입한 1972년산 그랜 토리노를 애마처럼 아낀다. 그는 버릇없는 요즘 아이들이 못마땅하고, 옆집에 낯선 라오스 사람들이 사는 것도 싫다. 하지만 까칠한 그의 내면엔 수십 년…

    • 202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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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는 게 약일까?[이정향의 오후 3시]

    모르는 게 약일까?[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의 작은 섬마을에 사는 30세의 트루먼은 극히 평범하다. 어릴 때 바다에서 아빠를 잃은 것 말고는 무탈하게 자랐다. 결혼도 했고, 보험회사에 근무한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지금까지 고향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 여행을 계획한 적도 있지만 그때마다 발목을 잡는 일들이 생겨 무산됐다…

    •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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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 저커버그가 가진 힘[이정향의 오후 3시]

    마크 저커버그가 가진 힘[이정향의 오후 3시]

    개봉했을 때 남들이 다 봐도 나는 안 봤다. 작년 여름 2G 폰 서비스가 종료된 다음 날에야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나는 지금까지도 페이스북은커녕 카톡도 써본 적이 없다. 이런 내게 ‘5억 명의 온라인 친구, 최연소 억만장자, 하버드 천재’ 같은 문구가 큼직하게 박힌 영화 포스터는 관심 …

    • 202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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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살아가겠어[이정향의 오후 3시]

    그래도 살아가겠어[이정향의 오후 3시]

    요즘 들어 이 영화가 자꾸 생각났다. 25년 전에 볼 때는 중국 공산당의 지배하에 마을 사람들끼리 반동분자라는 누명을 씌워서 죽이고, 문화대혁명이라는 시절에는 의사들이 반동지식분자라는 죄목으로 잡혀가서 환자들이 의사 없는 병원에서 죽어간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기보다는 허무맹랑하게 느껴졌…

    • 20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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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투표할 자격이 있는가[이정향의 오후 3시]

    나는 투표할 자격이 있는가[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뉴멕시코주의 소도시 텍시코. 인구가 1000여 명밖에 안 되는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되는 대로 살아가는 이혼남 버드. 그에게는 당차고 똑똑한 초등학생 딸 몰리가 있다. 2008년 대통령 선거일. 누가 뽑히든 자신의 구차한 삶이 변할 리 없다고 믿는 버드에게 선거는 남의 일이지만, …

    • 20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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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인한 사회[이정향의 오후 3시]

    잔인한 사회[이정향의 오후 3시]

    덴마크의 소박한 교외. 40대의 루카스는 이혼 후 고향에 돌아와 유치원 교사로 일한다. 전처와 사는 중학생 아들을 데려오는 게 꿈인 그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특히 루카스와 제일 가까운 친구의 딸인 클라라가 루카스를 많이 따른다. 그러던 중, 클라라가 루카스에게 지나친 애…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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