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9월 중순의 추석 때까지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기록적인 무더위였다. 하지만 벌써 지난주에는 새벽에 살얼음이 잡힐 정도로 차가운 날씨가 되었으니, 가을은 결국 1년 중 두 달 남짓으로 짧아진 듯싶다. 우리가 애국가에서도 기리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 이렇게 훌쩍 지나는 것이 …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비롯해 사회 여러 조직의 수장(首長) 선출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어떤 경우에도 직접선거를 가장 선호하는 듯싶다. 1948년 5월 10일에는 대한민국 초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백성들이 권력자를 직접 선택하는 참으로 의미 …
어느 학문 분야 건, 인류가 그동안 쌓은 지식에 새로움을 더하는 일은 연구자들이 추구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며 그들에게는 삶의 목표다. 치열한 노력과 올곧은 정진으로 새로움을 완성했을 때 대부분의 학자는 그 연구 결과를 논문이라는 형태로 정리하며, 이는 해당 분야의 전문학술지를 통해 세…
무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정치·사회적으로는 1789년의 여름이 세계사에서 가장 뜨거웠을 것이다. 그해, 프랑스는 훗날 대혁명이라 명명된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었다. 현대 사회의 국회와 유사한 역할이던 당시 삼부(三部)회의는 사제, 귀족 그리고 평민으로 이루어진 신분 차별적 구조…
산업 문명을 거쳐 디지털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24절기(節氣)를 거의 잊고 말았다. 물론 동지, 하지 등은 일 년 중 밤이나 낮이 가장 긴 날 등으로 잘 알고 있지만 5월 20일경의 소만(小滿)이나 6월 5일 무렵의 망종(芒種) 등은 이제 누구도 그 의미를 새…
사람 사는 세상은 총선(總選)으로 부산했지만 봄은 꽃의 계절이다. 겨우내 숨어있다가 따사로운 볕과 더불어 점잖게 모습을 드러내는 할미꽃이나 혹은 빛나는 노란색의 아기똥풀꽃은 그 이름도 정겹다. 메말랐던 가지에서 피어나는 나무꽃들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금년에도 개나리, 진달래, 목련…
이승만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은 관객을 모으면서 그의 정치적 공과(功過)에 대한 논쟁도 새로이 불거졌다. 어느 나라이건 첫 국가원수의 역할은 나라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정하는 막중한 것이며, 이어져 살아가는 국민의 삶은 이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통령이…
기독교의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간단히 다시 정리하면, “태초에 온 땅의 언어는 하나요 말도 하나였더라. 사람들이 바벨탑을 건설하면서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이름을 내고 흩어짐을 면하고자 했더니, 여호와께서 이르되 이들의 언어가 하나이므로 하고자…
최근에는 세계 각지에서 커다란 산불이나 홍수 그리고 지진 같은 천재지변이 부쩍 많이 일어나는 듯싶다. 잦아진 천재지변은 지구가 내는 신음 아닐까? 틀림없이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온난화 혹은 기후변화라는 이름으로 미열(微熱)에 시달린 지는 이미 오래되었는데, 대한민국에서도 기상관측…
매년 연말부터 다음 해 1월까지는 대학입시의 계절이다. 우리 대학들은 소위 정시와 수시 두 번의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받고 있는데, 전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으로 합격생을 추리는 제도이다. 수험생들은 이미 스스로의 점수를 알고, 그에 맞추어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다. 불합격 처…
AI, 즉 인공지능을 처음으로 개념화한 사람은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이다. 그는 1950년에 ‘생각하는 기계’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를 인간과의 대화 능력으로 측정하자는 소위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즉, 주어진 질문에 대해 기계와 인간의 답변을 구별할 수 없…
“우리나라는 위험에 처해 있다. 무역과 산업 그리고 과학기술 혁신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우리 경쟁력은 이제 많은 국가에 추월당하고 있다. 여러 원인 중 가장 기본적인 이슈는 교육이다. 지난날의 교육시스템이 이룬 성과에 대해 우리는 상당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는 그 기반이…
지난 반세기, 우리 사회가 겪은 변화는 여러모로 경이롭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했던 국가가 이제는 다른 나라를 돕는 부국(富國)이 되었다. 그리고 폭증하던 인구는 오히려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1970년에는 한 해에 100만 명이 태어났으나 한 세대가 지난 2002년에는 그 숫자가 꼭 …
전쟁이 끊임없었던 인류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날은 1945년 8월 6일이다. 당일 아침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세상을 바꾸었다. 폭탄이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반경 1km 이내의 모든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2km 이내는 모두가 잿더미로 변했다. 3km 이내는 모든 것이 …
대한민국은 국민과 정부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특별히 열(熱)과 성(誠)을 다해 노력한 덕분에 오늘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1959년, 연간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못 미치던 시절이었지만 우리는 당장 먹을거리 마련과는 전혀 상관없는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196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