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던 포스코와 KT가 민영화된 것은 각각 2000년과 2002년의 일이다. 20년도 넘었다. 포스코 최정우 현 회장과 KT 구현모 현 대표는 모두 민영화 이후 5번째 최고경영자(CEO)다. 전임자들은 대부분 끝이 좋지 않았다. 검찰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고 ‘타의로’ 자리를 내놨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난방비 문제 해결 방안으로 ‘횡재세’를 거론했다. 이 대표는 2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제도를 활용해 정유사에 부과금을 매기는 방안을 먼저 언급한 뒤 “차제에 다른 나라들이 다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횡재세 제도도 확실하게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일본 히로시마현 구레(吳)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초대형 전함 ‘야마토’를 건조한 공창(工廠)이 있던 항구다. 이곳에서는 현재 길이가 248m에 이르는 대형 호위함 ‘가가’를 개조하는 작업이 8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다. 개조 작업이 끝나면 가가는 최신예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세계에는 ‘2년 차 징크스(sophomore jinx)’가 있다고 한다. 데뷔 첫해 펄펄 날던 선수들도 2년 차가 되면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사례가 흔하게 나타난다. 자초한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지만 한국의 대통령들도 집권 2년 차에 정권의 명운이 달린 위기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에게는 늘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급한 것과 중요한 것. 그런데 급한 것은 중요하지 않고, 중요한 것은 급하지 않다.” 이 말은 행동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긴급성과 중요성의 딜레마’라는 화두를 던졌다. 둘 중 하나를…
미국 서부 항만 물류를 장악하고 있는 국제항만창고노조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견줄 만큼 막강한 독점적 지위와 위세를 자랑한다. 미국 총수입물량의 40%가량이 이곳을 통과하다 보니 가벼운 분규 시늉만 해도 미국 경제가 경기(驚氣)를 일으킨다. ‘부두의 귀족들(Lords of Doc…
15대 국회는 1999년 초반 ‘환란 조사 특위’를 구성해 청문 활동을 한 뒤 339쪽 분량의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는 ‘환란 극복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외환위기의 원인과 발생 과정, 책임 소재, 교훈, 대책 등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보고서는 환란의 주된 원인 중 하…
“초등학생도 알 수 있게 쉬운 말을 쓸 것, 문장을 45자 전후로 짧게 쓸 것, 복문을 쓰지 말 것. 접속사를 사용해서 단문을 이어 붙일 것, 영어처럼 결론부터 말할 것, 구와 구 사이에는 1초 이상,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2초 이상의 간격을 둘 것….” 일본 효고(兵庫)현 경찰본…
일본 와세다대 도도 야스유키 교수는 중국 등 해외발 공급망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일본 경제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게 될지를 연구해 왔다.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100만 개 일본 기업의 공급망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한다. 대중(對中) 수입 80%가 두 달간 끊겼을 때 자동차,…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가 공인한 선진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인도네시아보다 7.5배, 태국보다 4.7배가 많다. 경제적 풍요뿐 아니라 공공부문의 투명성, 사회적 안정성도 크게 앞선다. 어디를 봐도 세 나라를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도쿄 특파원으로 일하던 시절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하던 후배로부터 갑작스러운 e메일을 받은 일이 있다. 꼭 읽어야 하는 영어 논문에 “일본을 알려면 ‘kashi’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앞뒤 문맥을 아무리 뜯어봐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좋지 않은 성적표와 국제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권이 출범했지만 국제 상황에 대한 핑계, 전 정권에서 물려받았다는 핑계가 이제 더 이상은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한 말이다. 인사 실패 등 뼈아픈 지적이 나올 때마다 “전 …
1868년 5월 조선 해안을 기웃거리던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흥선대원군 아버지의 묘를 도굴하려다 실패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은 쇄국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더 재촉한다. 그해 일본은 조선과는 정반대로 전면적인 개방과 근대화에 나선다. 메이지유신이 그것이다. 급속한 개혁으로 서구열강을…
지난해 12월 하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윤 후보는 “어려운 분들을 더 도와드려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으로부터 ‘역대급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재명 민주…
전례도, 출구도, 우군도 안 보이는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경제 지표와 병증은 일단 40여 년 전을 가리킨다. 미국의 전년 동월 대비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유령’이 40년 만에 기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