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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록도 할매’가 가르쳐준 사랑[삶의 재발견/성기영]

    ‘소록도 할매’가 가르쳐준 사랑[삶의 재발견/성기영]

    마리안느(마리아네) 스퇴거(1934∼)와 마가렛(마르가리타) 피사레크(1935∼2023·사진). 두 오스트리아 간호사는 20대에 대한민국 소록도로 왔다. 40년간 한센병 환우들을 돌보다가 70대가 되어 기력이 쇠하자 다른 이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며 편지 한 장만 남기고 2005년 조…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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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이란 무엇인가[삶의 재발견/김범석]

    끝이란 무엇인가[삶의 재발견/김범석]

    4월이 되니 많이 따뜻해졌다.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완연한 봄이다. 12월에 맹위를 떨치던 한겨울의 추위도 한풀 꺾이는 것을 보면 영원한 것은 없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자연의 법칙은 너무나 정교해서 계절은 끝이 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삶 역시 마찬가지…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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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면 쉴 수 있다는 ‘특권’[삶의 재발견/김범석]

    아프면 쉴 수 있다는 ‘특권’[삶의 재발견/김범석]

    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요청하는 직장 제출용 소견서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안정가료가 필요하여 직장을 쉬어야 한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일하는 데 지장이 없으니 복귀해도 된다는 내용이다.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소견서를 받아가는 사람들은 대개 공무원, 교…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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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뭘…[삶의 재발견/김범석]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뭘…[삶의 재발견/김범석]

    지구상에 70억 명이나 되는 사람이 있다 보니 별별 사람들이 많다. 환자도 마찬가지여서 수많은 환자들을 보다 보면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환자도 있다. 그날도 그랬다. 환자 한 분이 ‘다른 환자가 자기 순서에 새치기를 했다’며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면서 그 다른 환자와 싸우…

    •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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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고 보면 그때가 좋았다[삶의 재발견/김범석]

    지나고 보면 그때가 좋았다[삶의 재발견/김범석]

    암 말기에서 임종기로 넘어갈 때 환자 상태가 안 좋아서 입원하게 되면 가족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좋았어요. 그때는 3주에 한 번씩 항암주사 맞으면서 통원 치료하고 어머니가 일상생활을 그럭저럭 다 하셨어요. 그때는 그때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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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은 사랑[삶의 재발견/김범석]

    뒤늦은 사랑[삶의 재발견/김범석]

    “보세요. 아직 이렇게 멀쩡하잖아요. 아직 이렇게 예쁘잖아요.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그런데 호스피스요? 저는 그렇게는 못 해요.” 말기암 환자인 아내를 둔 중년의 남성 중에는 이렇게 매달리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아내와의 이별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도 현…

    •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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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부와 타자화[삶의 재발견/김범석]

    시한부와 타자화[삶의 재발견/김범석]

    “저는 이제 시한부가 된 건가요?” 암환자분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시한부(時限附). 사전적 의미로는 ‘일정한 시간의 한계를 둠’이라는 뜻이다. 나는 시한부라는 말을 무척 싫어한다. 시한부라는 단어에는 이상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시한부라는 단어는 건강인과 비건강인 사이에 …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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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암 생존자의 슬픔[삶의 재발견/김범석]

    젊은 암 생존자의 슬픔[삶의 재발견/김범석]

    오늘도 소견서를 썼다. “상기 환자 고환암으로 수술 및 항암치료를 하였고 현재는 무병상태(no evidence of disease)로 추적관찰 중입니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아무 문제가 없고 건강한 일반인과 같습니다.” 벌써 몇 번째 소견서인지 모르겠다. 그도 그랬다. 그는 명문 S…

    • 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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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이 정해 놓은 ‘정답 인생’[삶의 재발견/김범석]

    남들이 정해 놓은 ‘정답 인생’[삶의 재발견/김범석]

    “저희 병원에는 어떤 일로 오시게 되셨을까요? 저쪽 대학병원 기록을 보니 이미 진단도 잘 받고 치료도 다 잘 받고 계시던데요.” “남들이 그러는데 서울 큰 병원에 한번 가서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해서….” 꼭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2차 …

    •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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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병인에 대한 예의[삶의 재발견/김범석]

    간병인에 대한 예의[삶의 재발견/김범석]

    “간병인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투병 생활이 길어지면 어느 시점에는 가족이 돌봐주는 것도 한계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 환자를 돌봐줄 간병인을 구하게 되는데, 최근 들어 좋은 간병인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코로나로 인해 재중 교포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간병인 …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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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과 언어[삶의 재발견/김범석]

    소통과 언어[삶의 재발견/김범석]

    외국인 스님을 진료했던 적이 있다. 파란 눈의 외국인 스님은 한국어를 못했고 통역이 없어서 진료는 영어로 이뤄졌다. 보통 진료가 끝나면 간호사가 환자에게 안내를 해준다. 수납은 어디서 해야 하는지, 항암주사를 맞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검사실은 어디인지, 다음 진료는 언제인지 등.…

    •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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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 케어러’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삶의 재발견/김범석]

    ‘영 케어러’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삶의 재발견/김범석]

    2021년 5월 대구에서 50대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망 당시 몸무게는 39kg이었고, 범인은 아버지가 죽었다고 신고한 22세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대구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거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2000만 원에 이르는 병원비는 삼촌이 …

    •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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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속도와 방향을 생각한다[삶의 재발견/김범석]

    삶의 속도와 방향을 생각한다[삶의 재발견/김범석]

    “정신없이, 열심히 살았는데 덜컥 암에 걸렸어요.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암 환자 진료를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암에 잘 걸리는 나이가 70대이다 보니 주로 70대 환자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 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후불제 압축적 근대화를 이룬…

    • 20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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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식의 재발견[삶의 재발견/김범석]

    육식의 재발견[삶의 재발견/김범석]

    암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환자분들로부터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일반적으로 고단백 고열량 식사가 중요하니 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권하지만, 정작 나는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공장식 축산에 대해 알고 나서부터는 고기를 먹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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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전 만남과 장례식장에서의 만남[삶의 재발견/김범석]

    생전 만남과 장례식장에서의 만남[삶의 재발견/김범석]

    사적인 인맥 네트워크가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장례식은 독특한 위상을 갖는다. 본디 고인의 사망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자리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인과의 친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부고를 듣고 얼마나 빨리 오느냐, 부의금을 얼마나 많이 내느냐, 장례식장에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가 …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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