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있으면 기시감이 느껴진다. 특히 그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일 골프를 친 사실을 두고 야당이 비판을 쏟아내는 장면에서 더욱 그렇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60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우리에게도 본격적으로 밀어닥치고 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이 이 전쟁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도 북…
올해 3월 임관한 육군 최우섭 소위(23)는 ‘그날’의 감동이 생생하다. 지난달 26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10년 만의 군 시가행진이었다. 최 소위도 행진에 참여했다. 그는 “행진 시작부터 끝까지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를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유럽의 평화 번영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었다. 냉전시대 소련 주도의 군사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 지구적 전쟁 참화의 재발을 막고, 가치와 규범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을 놓고 논란이 일기 전까지 군의 수많은 현안을 집어삼키다시피 한 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태였다. 그런데 이 일은 이렇게까지 커질 게 아니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관과 부하의 생산적인 대립, 그리고 원만한 이견 조율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명…
지난달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야간 열병식은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핵 공격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핵어뢰를 비롯해 화성-17형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화성-18형 고체연료 ICBM, 전술핵 투발용 단거리탄도미사일(…
문재인 정부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환경영향평가(환평)를 지연시키려고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일까. 사드 배치와 환평에 깊숙이 관여한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환평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인한 여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발언 내용과 방식이 전례가 없을 만큼 거칠고 고압적인 데다 중국 정부의 적반하장식 사후 대처가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그의 발언은 대한민국 야당 대표의 면전에서 중국 편에 서지 않으면 화를 당…
그리스 신화에는 아이기스(Aegis)라는 ‘신의 방패’가 등장한다. 제우스가 ‘전쟁의 신’인 자신의 딸 아테나에게 준 이 방패는 아무리 강력한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해군 이지스함의 어원도 여기서 비롯됐다. 우리 군은 2008년 말에 취역한 세종대왕함(7600t급)을…
“나는 항명한 적이 없다. 5년이 지났지만 항명이 아니라는 내 생각엔 조금도 변함이 없다.” 민병삼 전 100기무부대장(예비역 육군 대령)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15일 통화에서 “군 형법상 항명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했던 명령은 정…
“미국과 유럽의 요청을 계속 무시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으면 제2의 6·25전쟁이 터졌을 때 누가 우리를 도와주겠는가? 서방 국가들 도움 덕분에 살아남아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 침략당한 약소국에 대한 군사 지원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는 건 창피한 일이다.”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
북한이 3대(代)에 걸쳐서 핵을 개발하는 궁극적 목표가 대미 전략적 억제력 확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지금도 적지 않다. 핵 초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워싱턴과 뉴욕을 핵으로 때릴 수 있음을 과시해 차후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도 대미…
20대 A 중사는 5월 전역 지원서를 낼 예정이다. 그는 군에서 마음이 떠난 가장 큰 이유가 당직 근무비 때문이라고 했다. 일과가 끝나는 오후 5시 반부터 시작돼 다음 날 오전 8시 반까지 이어지는 당직 근무비는 평일 기준 1만 원(주말 2만 원). 그는 “식비 등을 빼면 사비로 근무…
“오늘날 전쟁에선 표적 제거 시간을 수분에서 수초 단위로 줄이지 않으면 (아군은) 죽은 목숨이다.” 2020년 당시 라이언 매카시 미국 육군 장관은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주최 화상대담에서 미군이 추진 중인 다영역작전(MDO)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작전적 …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간다던 ‘국방 시계’가 멈췄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영공을 휘젓고 다닌 날부터다. 군 당국은 국회, 정부, 언론, 여론을 통해 전방위로 쏟아지는 지탄을 받아내며 대응하느라 꼬박 한 달을 보냈다. 해가 바뀌었지만 무인기에 발목 잡힌 군은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