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009년부터 막대한 오일머니를 쏟아부어 병력 감축과 대대적인 무기장비 현대화를 추진했다. 2012년엔 ‘국방재무장 계획 2020’이란 명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명의의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푸틴식 국방개혁’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군의 첨단 정예화를 시도한 것이다. 10…
한 달여 전 일본에서 열린 해상자위대의 국제관함식엔 일본을 제외하고 13개국이 참가했다. 한국은 이들 중 가장 늦게 참가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사실 한참 전인 올해 1월 초청장을 보냈다. 우리 군이 참가 여부를 쉽사리 결정짓지 못한 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논란…
지난달과 이달 초 핵무력을 앞세운 북한의 고강도 연쇄 도발에 대응한 군의 무력시위가 잇달아 불발되거나 차질을 빚은 사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미사일이 발사 방향과 정반대 쪽으로 낙탄이 되고, 비행 도중 사라지는가 하면 오작동과 장착 불량으로 발사조차 되지 않는 상황을 보…
군 내부에선 역대 최악의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로 2년 전 워싱턴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SCM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2020년 10월, 당시 미 측은 회담 직후 진행되는 공동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미 측은 “마크 에스퍼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세르히 스타호우스키(36)의 참전 사연을 앞다퉈 소개했다. 2013년 윔블던 대회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꺾기도 한 그는 우크라이나로 귀국해 라켓 대신 총을 들고 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사석에서 만난 군 관계자가 “대통령실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접적 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 합의한 9·19 합의의 실효성을 재검토한다는 취지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벌인 대만 봉쇄 훈련은 무력시위를 넘어 힘에 의한 현상 변경도 불사하겠다는 협박과 다름없었다. 대만 상공 너머로 미사일을 날려 보내고, 미일 군함을 모의 공격하는 등 훈련 수위도 ‘레드라인(금지선)’을 훌쩍 넘어섰다. 자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중국 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처음 거론된 건 두 달 전이었다. 6월 10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75분간 만났다. 회담에서 먼저 사드를 언급한 건…
북한의 핵위협이 ‘레드라인(금지선)’에 바짝 다가섰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7차 핵실험으로 전술핵 개발까지 성공한다면 북한의 핵 무력은 ‘마지노선’을 넘게 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거리미사일뿐만 아니라 장사정포까지 핵탄두를 실어서 전방지역에 촘촘히 배…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은 당시 군을 출입했던 기자 입장에선 굉장히 찝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사건이 전개된 양상도 충격적이었지만 당시 제기된 많은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이다. 일단 당시 정부와 군의 대응 자체가 상식적이…
앤드루 퍼터 영국 레스터대 교수는 저서 ‘핵무기의 정치(The Politics of Nuclear Weapons)’에서 이스라엘 핵정책의 중심에는 ‘핵모호성(nuclear ambiguity)’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는 ‘팩트’로 인정되지만 이를 긍정도 부…
“상황에 따라 좀 보완하면 다시 살릴 수 있는 갱도도 있다.” 2019년 10월 8일. 박한기 당시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상황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복구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는 북한의 풍…
타국의 주권과 영토를 짓밟고 숱한 인명을 살상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국가안보의 중요성과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뼈저리게 증명한다. 평화는 문서나 협정으로 지킬 수 없고, 안보 방심은 국가 존망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교훈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지정학적…
요즘 군 복무 중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선 ‘바디프로필’ 촬영이 유행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장병들은 수개월간 고강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만든 멋진 근육질 몸을 뽐내고 있다. ‘군인바디프로필’ 등 해시태그(#)까지 단다. 이를 두고 논란도 한창이다. 풀어 …
연초부터 휘몰아친 북한의 ‘미사일 파상공세’가 심상치 않다.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 타격무기의 ‘연쇄도발’에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 위협과 4년 4개월 만의 화성-12형 중거리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