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나타났다! 그것도 하얀 호랑이 한 마리가. 절에 웬 백호(白虎)가 나타났는가? 불보(佛寶)사찰인 양산 통도사에 백호가 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 앞 응진전이 화제의 중심이다. 몇 해 전 나한 탱화를 들어내니 그 안에 숨어 있던 늠름한 백…
암흑이다. 온통 검은 상처로 얼룩져 있다. 까만 바탕에 파란 메탈지그, 곧 가짜 미끼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미끼는 물고기를 잡기 위한 장치다. 과연 미끼는 고기만 잡으려는 낚시 도구에 불과한 것인가. 인간들의 현대사회에 미끼는 없는가. 미끼 뒤의 검은 바탕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얼…
바이러스의 시대, 아니 고통의 시대. 팬데믹은 해를 넘기면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물이 이렇듯 인간사회를 흔들 수 있는가.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3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고 1억6000만 명 이상의 확진자를 만들어 고통의 늪에 빠지게 했다. 백…
푸른 그림자. 이파리 하나 없는 고목은 오히려 검은색에 가깝다. 하지만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푸른색이다. 푸른 그림자? 그림자라면 일반적으로 검은색으로 처리한다. 그런데 웬 푸른 그림자? 특이하다. 오지호(1905∼1982)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남향집’(1939년)을 두고 하는 말이…
임금님은 화가에게 무엇이든 마음대로 그리라 했다. 그래서 화가는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그렸다. 하지만 임금님은 크게 화를 내며 해당 화가를 파면시키고 아예 먼 곳으로 귀양 보냈다. 정조 12년(1788년)에 일어난 희한한 사건이다. 궁중화원 시험 주제는 8폭 병풍 그리기, 그림 내용…
비밀이 없다는 것은 가난한 것일까. 시인 이상(1910∼1937)은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이상에게 비밀은 너무나 많다. 오늘날 많은 연구자는 ‘이상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박제된 천재’를 위한 헌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