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쇼펜하우어 열풍을 불러온 강용수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이 현대인에게 울림을 주는 철학자들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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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경쟁원리 ‘아곤’진짜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우정은 철학자의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늘 나누는 일상적 이야기의 주제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는 진짜 친구는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고민을 들어주면서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
《불안의 원인 찾으려 한 철학자들최근 불안을 다룬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흔히 공포와 불안을 구분할 때 차이점은 대상이 어떤 것인가에 달려 있다. 공포에는 어떤 특정한 대상이 있는 반면, 불안에는 그러한 구체적인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눈앞에 있는 개를 무서워한다면 그것은 …
매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올해 강사로 초대받은 필자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가 사실 장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은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쇼펜하우어는 자신만의 경험을 쌓는 데 40년이 걸리…
독일 철학자 가다머(1900~2002)는 해석학의 대가로 알려졌지만 100세 넘게 장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표 저서 ‘진리와 방법’이 60세 때 세상에 나온 것을 보면 꾸준함과 느긋함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건강에 대한 철학을 담은 ‘현대의학을 말하다’에는 자신의 장수의 비결이 …
공정성이라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한때 하버드대 철학교양서인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의 읽기 열풍이 크게 불었던 적이 있다. 그 책은 단순히 대중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의가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규제적 이념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 서양철학에서 정의라는…
쇼펜하우어는 행복의 조건 중 하나로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를 꼽는다. 인간은 어릴 때부터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아가기 때문에 타인의 견해가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쇼펜하우어는 타인의 생각에 의해 이뤄지는 것을 명예와 명성으로 나눈다. 돈과 함께 인생의 자산을…
인류가 진화를 거듭해 도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양극화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가난이 세습을 통해 고착화되면서 부자에 대한 증오심이 커지며 상대적인 불행감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부의 소유와 축적을 추구한다면 마르셀 모스는 고대 문명이 부족 간에 경…
자라투스트라(Zarathustra)는 불을 숭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대 종교 조로아스터교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주인공인 그는 니체의 난해한 사상을 풀어 전달하는 이야기꾼 역할을 맡고 있다. 니체 철학의 핵심인 신의 죽음, 영원회귀, 운명애 등을…
니체는 초인을 설파한 철학자로 유명하다. 초인은 독일어로 Übermensch, 영어로는 Overman, Superman으로 번역되면서 접두사 Über의 뜻을 살려 자기 극복을 통해 더 높은 인간이 된다는 뜻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초인은 지금의 인간을 극복한 더 나은 인간의 존재 유형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주제 중 하나는 우정이다. 친구들 간의 우애를 뜻하는 필리아(philia)는 성적 사랑을 나타내는 에로스(er ̄os), 환대와 호의를 뜻하는 아가페(agap ̄e)와 구분된다. philia는 반대말인 적과 대비되면서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논쟁거리가 …
‘국가’로 번역되는 플라톤의 대화편 원래 제목은 Politeia이다. 훗날 사람들이 이 책에 붙인 부제가 ‘올바름에 관하여’(정의론)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책에서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 논쟁의 핵심은 정의란 과연 ‘강자의 편익’을 위한 것인가, ‘약자의 편익’을 위한 것인가이다. …
‘항산(恒産)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항심((恒心)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맹자의 말씀이 있다.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일정한 재산과 생업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돈이 없다면 자신의 도덕심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2021…
에픽테토스(Epictetus)는 스토아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다. 노예로 태어났고 평생 다리를 저는 장애를 앓았지만 꿋꿋이 자신만의 행복을 누린 자유인이었다. 흔히 스토아학파는 ‘아파테이아(apatheia)’라는 정념이 없는 부동심의 상태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념에서 해방된…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을 근거로 한국인이 세계에서 시기와 질투가 가장 많은 민족이라는 자조적인 한탄이 생겨나기도 한다. 물론 잘못된 편견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가장 크게 증가한 시기는 경제적 성장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던 19…
요즘 세대 갈등을 고려하면 오래 사는 것은 추천할 만하지 않다. 결혼해 아이를 낳는 젊은이는 줄어드는 반면 노년 인구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화사회가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오래 살려는 욕심은 젊은 세대들에게 경제적인 부담만 주는 부끄러운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세대 갈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