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업화와 의사의 에티켓“의사에게는 사근사근한 매너와 말쑥함, 그리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큰 도움이 된다.”1857년에 출간된 ‘직업 선택(The Choice of Profession)’이라는 책에 실린 구절이다.영국 역사에서 전통적인 ‘전문직’은 성직자, 법조인, 의사, 군인을 포…
《구빈원-병원 등 방문 시 예의“공책과 연필을 꺼내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을 적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마라.” 이 구절은 19세기 영국의 목사 에드워드 커츠가 제안한 빈민 방문 에티켓의 한 대목이다. 자선은 본래 기독교인의 중요한 의무의 하나였지만, 영국에서는 특히 18세기 후반부터…
《양식화된 행동 ‘에티켓’의 유행“아침에는 좀 더 단순하고 큰 반지가 좋고 팔찌는 착용하지 마라.” ‘루트리지 에티켓 매뉴얼(Routledge’s Manual of Etiquette·1860년)’의 한 구절이다. 고대로부터 예법서의 저변을 관통하는 주요한 철학은 매너가 도덕을 실천하는…
《런던의 폐쇄적 회원제 클럽들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는 유럽 역사에서 ‘혁명의 시기’라고 불린다. 프랑스 혁명이 유럽 대륙을 뒤흔들었고, 영국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정치적 급진주의와 계급투쟁 등 새로운 사회적 역학관계가 도래했다. 이제 궁정이 권력과 문화의 중…
《편지쓰기 교본 ‘서간문범’의 등장“네 아내가 그처럼 엄청나게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면 너 혼자 간직할 것이지 왜 끝도 없이 그 얘기를 떠들어대고 남의 관심을 요구하며 성가시게 하는 것이냐.” 팔불출 동생을 꾸짖는 견본 편지의 한 구절이다. 예의 바른 편지쓰기는 서양 매너에서 매우 중요한…
《이래즈머스 존스 ‘매너 있는 사람’“비천한 신분에 교육받지 못했는데 뜻밖에 돈과 권력을 움켜쥐게 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쓰인 책.” ‘매너 있는 사람 혹은 세련된 평민’(1720년)이라는 책에 부제로 달린 말이다. ‘매너 있는 사람’은 매우 독특한 예법서다. 젠틀맨의 이상을 …
‘아직도 조상을 잘 둔 것이 젠틀맨의 기본 요건이다.’다니엘 디포(1660~1731)가 불만 섞인 말투로 쓴 문장이다. 여전히 혈통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못마땅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젠틀맨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젠틀맨이 젠트리(Gentry)에서 비롯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젠트리…
《장 게이야르 ‘고향 적응법’ 지침서‘고향에 도착하면 먼저 자신의 재산에 대해정확하고도 확실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유학 후 고향에 잘 적응하는 법’(1682년)에 나오는 대목이다. 여기서 유학은 그랜드 투어라 불린 관행을 가리킨다. 그랜드 투어는 18세기 유럽에서 어린 청년이 교…
‘아들에게 주는 편지’는 체스터필드가 남긴 수백 통의 편지를 모은 책이다. 그가 편지를 쓴 대상은 헤이그에서 대사로 근무할 당시 프랑스 출신 가정교사와의 외도에서 낳은 외아들 필립이다. 아들의 자리를 부탁했을 때 국왕 조지 2세가 ‘쓸모없는 서출’이라고 응답했듯이 부적절한 관계에서 태…
《가정교사 출신 존 로크의 ‘교육론’ ‘최근에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상담을 해 왔습니다.’ 존 로크(1632∼1704)가 쓴 ‘교육론’(1693년)의 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로크는 자유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위대한 정치사상가다. 사회계약…
《에라스뮈스 ‘소년들의 예절론’ ‘용변 보는 사람에게 다가가 인사하지 마라.’ 16세기 최고의 인문주의자 에라스뮈스(1466∼1536)가 쓴 ‘소년들의 예절론(De Civilitate Morum Puerilium)’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는 말년에 접어든 1530년 오랫동안 교류했던 …
《르네상스 엘리트 처세서 ‘궁정인’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1478∼1529)가 쓴 ‘궁정인’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더불어 르네상스 양대 처세서로 꼽힌다. 카스틸리오네는 이탈리아 귀족 가문 출신으로, 여러 궁정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특히 구이도발도 공작을 섬기며 머물렀던…
《계급별 구애 ‘궁정식 사랑의 기술’ 중세 유럽의 매너 하면 즉각 떠오르는 개념은 아무래도 기사도일 것이다. 하지만 기사도를 명문화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훈시나 로망스 같은 문학작품에서 어렴풋한 상을 도출해 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기사도의 흔적이 나타나기…
《“이미 물건을 다 팔았는데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있다며 데려오기를 좋아한다.” 그리스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기원전 371∼기원전 287년)가 묘사한 ‘눈치 없는 사람’의 특징이다. 이 연재의 첫 꼭지를 테오프라스토스로 시작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가 남긴 ‘성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