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 최초의 스탠퍼드대 의대·공대 종신 교수인 뇌 과학 분야의 권위자 이진형 교수는 첨단 이슈 속 뇌 과학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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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식당에서 지인을 만나고 온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줌 강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서 강연을 준비하려 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휴대전화가 보이지 않았다. 늘 이런 일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그런 날 중 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시작 부분에 영우의 아버지는 영우에게 “아빠 좀 봐”를 계속 외치지만 영우는 아빠를 보지 않는다. 다섯 살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고 의사에게 이야기하자 의사는 영우가 아마 자폐증일 것이라고 한다. 자폐증으로 유명한 또 다른 극 중 인물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장면이다. 덕선이네 반 반장이 갑자기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덕선이가 반장 어머니께서 미리 부탁하신 대로 반장의 기도를 잘 확보해 주고, 양호실로 안내해 주는 감동적인 장면이 있다. 가장 어렵고 힘들 때에 내색하지 않고 도…
《어릴 적 아주 좋아했던 만화영화 중에 ‘젯슨 가족(The Jetsons)’이 있다. 이 만화에는 미래를 꿈꾸게 하는 많은 요소가 있었다. 조지 젯슨이 아침에 눈을 뜨면 자동으로 기계가 양치질을 해주고, 에스컬레이터 같은 레일을 타고 문밖으로 나서면 서류가방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
《최근 ‘스틸 앨리스(Still Alice)’라는 영화를 봤다. 성공한 언어학 여교수가 50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자신의 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치매 진단을 받고,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기억에 남는 말들을 꼽자면, “나는 늘 잘 정의된 사…
《가장 기억에 남는 픽션 속 의사를 꼽으라면 ‘닥터 하우스’라는 드라마의 주인공 닥터 하우스와, ‘스타트렉 보이저’ 드라마 속의 ‘더 닥터’가 있다. 닥터 하우스와 더 닥터의 의사는 굉장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닥터 하우스가 괴짜이자 명의인 이유는 보편적인 의학 지식에만 의존하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사람의 오감,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신호를 디지털 가상현실 신호로 대체함으로써 사람들이 게임 속을 현실처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뇌에 직접 칩을 꽂아 뇌와 통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인간이 가상현실인 매트릭…
《나의 뇌 연구의 시작점은 뇌 회로를 분석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었다. 뇌 회로 분석 기술을 처음 만들고 나서 제일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뇌 회로가 신호를 처리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뇌 회로를 테스트해보는 아주 기본적인 실험을 몇 가지 계획했다. 그런데 실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난에 차를 구하기 어려웠던 때의 일이다. 중고차를 새 차 값에 버금가는 돈을 주고 샀다. 그런데 어느 날 신호를 받고 좌회전을 하는 중간에, 갑자기 차가 앞으로 가지 않는 것이었다.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액셀을 밟는데 앞으로 가지는 않고,…
《처음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지원금 심사위원으로 워싱턴에 갔을 때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연구자 20여 명이 모여 모든 연구 제안서들을 꼼꼼히 검토하고 논의했다. 내 연구 제안서도 이런 과정을 거쳐 채택되어 기회를 부여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하고 감사했다. 뭉클한 감동에 …
《꿈에 그리던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생이 됐다. 온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내 고향 서울을 떠나 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학교 측은 도착한 지 3개월 만에 박사 자격시험을 보라고 했다. 5000마일 떨어진 지구 반대편에서 짐을 싸서 왔는데, 시험에서 떨어진 3분의 2의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