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감독이 모처럼 펑고(수비 연습을 위해 배트로 공을 쳐주는 것)를 했다. 3일 롯데와의 대전 안방경기가 끝난 직후였다. 이날 2루수 정근우는 1회초 포구 실책으로 팀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김 감독의 펑고는 정근우와 유격수 강경학을 향했다. 김 감독이 시즌 중에 직접 …
28일 신윤호(40)는 일본 출장 중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야구를 그만둔 신윤호는 참치 유통 회사의 영업직원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신윤호가 갑자기 떠오른 건 한화의 왼손 구원투수 권혁(32) 때문이다. 요즘 권혁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권혁을 빼놓고…
“타격은 타이밍이고, 피칭은 타이밍을 빼앗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363승을 거둔 전설적인 왼손 투수 워런 스판의 말이다. 상당히 그럴듯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스판이 했기에 좋아 보일 뿐 이를 모르는 투수는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아는 것과 실천…
먼저 선수 소개. ▽2013년의 KIA 타이거즈=시즌 전 삼성의 독주를 견제할 유일한 팀으로 꼽힘. 선수 구성은 삼성보다 낫다는 평을 들었음. 최종 순위는 신생팀 NC에도 1.5경기 차 뒤진 8위. 그래서 생긴 별명은 용두사미. ▽2015년의 KIA 타이거즈=시즌 전 전문가들이…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하루 전날 만난 최향남(44·사진)의 표정은 담담했다. 평소처럼 밥을 먹었고(체력 유지를 위해 두 그릇을 먹었다), 차를 마셨으며(숙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커피 대신 차를 마셨다), 내일 또 만날 것처럼 작별 인사를 한 뒤 이튿날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만약 우리 팀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누가 1호의 영예를 안게 될까요.” 최근 만난 삼성 구단 관계자에게 받은 질문이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감독, ‘국민 타자’ 이승엽,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임창용,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 ‘헐크’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삼복더위에 질질 끄는 경기는 관전의 즐거움을 반감시킨다.” 1995년 8월 1일자 한 신문 기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 시간이 점점 늘어나 팬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듬해부터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기사…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휴가 시에서 열린 KIA의 마무리캠프.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KIA 선수들 사이에 주황색 볼티모어 모자를 쓴 선수가 눈에 띄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윤석민(29·사진)이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던 그는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어린 후배들과 함께 훈…
넥센 야구를 ‘한국판 머니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넥센 이장석 대표는 머니볼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의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의 이름을 따 ‘빌리 장석’이라고도 불린다. 저비용 고효율, 성공적인 선수 트레이드 등 공통점은 많다. 하지만 상황이 다르고 시기가 다른 만큼 오…
# 2005년 스프링캠프 취재를 위해 일본에 갔다가 문화적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저녁에 숙소에서 TV를 보는데 야구 중계를 하고 있었다. 전지훈련 기간이었으니 정규시즌 경기는 아니었고, 시범경기도 아니었다. 그냥 조촐하게 치르는 연습경기가 생중계되고 있었던 것. 정규시즌 수준까지는…
‘돌부처’ 오승환(33)은 단국대 1학년이던 2001년 겨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일명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당시만 해도 수술은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걸 의미했다. 학교는 오승환을 야구부에서 내보내려 했다. 이전까지 아마추어 선수 중 팔꿈치에 칼을 대고 재기한 선수는 …
KIA 김기태 감독(사진)은 핑계 대는 걸 싫어한다. 언젠가 그는 부상 선수가 많다는 말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찢어져 30바늘 이상 꿰매거나 인대가 파열됐거나, 그것도 아니면 뼈가 부러져 전치 4주 정도는 나와야 부상을 당했다고 하는 겁니다. 그게 아니면…
▷한국 축구를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은 ‘수비 축구’ 신봉자다. “공격하는 팀은 이길 수 있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할 수 있다”는 한마디에서 그의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는 ‘늪축구’ ‘머드타카’(진흙+티키타카…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의 말처럼 스프링캠프는 푸른 잔디와 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기다. 프로야구 10개 팀이 모두 전지훈련에 들어가면서 야구팬들이 기다리던 2015시즌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많은 팀들이 이때를 전후해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한다. ‘다른 사…
넥센 강정호(28)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야구 좀 하는 선수 중 한 명일 뿐이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뒤에야 그는 비로소 메이저리거의 꿈을 갖기 시작했다. 여기서의 누군가는 넥센의 실질적 주인 이장석 대표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