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는 PC 모니터가 4대나 놓여 있었다. 그 주인은 증권이나 정보기술(IT) 전문가는 아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64)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의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한미일 야구를 동시에 봐야 할 때도 있고 데이터를 모으다 보니 방이 복잡해졌다”며 웃었다.…
사람들은 한때 그를 ‘신사수(神射手)’라고 불렀다. 신이 내린 슈터라는 의미였다. 1980년대 아시아를 주름잡던 이충희 씨(56)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프로농구 동부 감독에서 중도하차한 뒤 세인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외부와 접촉을 끊은 그를 다시 부른 건 세상이었다. …
밤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그는 자리에 앉아 밤(栗)라테를 주문했다. 강추위가 몰아친 2일 경기 용인시 대웅제약 연수원 카페에서 만난 프로배구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41)이었다. OK저축은행은 이곳을 훈련장과 숙소로 쓰고 있다. “커피를 못 마신다”고 말하는 김 감독 목소…
“장관님 만났어요. 호호.”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효주(롯데)는 자랑부터 했다.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유가족을 위해 강원도청에 5000만 원을 기부해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감사패를 받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가슴에 흰 별 장식이 붙은 김효주의 검정색 정…
프로축구 전북 이동국(35)은 요즘 상복이 터졌다. 1일 K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뒤 2일 선수들이 직접 선정한 동아스포츠대상에서 올해의 선수에 뽑힌 것이다. 그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3골(1골 차 득점 2위)과 6도움으로 전북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한때 앙드레…
서울에 첫눈이 관측됐던 14일 한진그룹 회장인 조양호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65)을 만났다. 서울 중구 센터원빌딩 28층에 자리 잡은 조직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였다. 조 위원장이 8월 부임 후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평창이 2011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된다. 지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탐낼 만한 명예로운 지위이지만 덥석 마셨다가 깊은 상처를 남기며 단명으로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이방인이면서 10년째 지도자로 장수하고 있는 그는 별종임에 틀…
푸른 가을 하늘과 녹색 잔디가 어우러진 야구장은 싱그럽기만 했다. 고사리 손으로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꼬마들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해맑아 보였다. 24일 박찬호배 전국리틀야구대회가 개막한 대전 한밭구장에서 만난 한영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65). 그는 …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꺼내 보여주는 그의 오른쪽 새끼손가락은 퉁퉁 부어 있었다. 7일 프로농구 KT의 수원 숙소에서 만난 슈터 조성민(31). 그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자농구가 12년 만에 우승하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영광의 순간을 위한 일이었으므로 부상쯤은 대수롭지 않다고 …
인터뷰 장소는 인천 아시아경기 테니스가 열리고 있는 ‘열우물 코트’였다. 코트 이름이 낯설어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옛날 물이 귀하던 시절 집집마다 파기만 하면 물이 솟아 한 동네에 우물이 열 개가 넘었다는 유래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주소지가 인천 부평구 십정동(十井洞). …
이름보다 ‘코끼리’라는 별명이 더 유명했다. 1980년대 농구 코트를…
“어려 보인다”는 기자의 첫마디에 박세리(37)는 “요즘 그런 말을 들으면 아주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공치사는 아니었다. 짧은 헤어스타일에 태어나 처음 관리를 받았다는 피부는 뽀얗게 보였다. 지난주 박세리의 고향인 대전의 한 찻집에서 만났을 때였다. 박세리는 지난달 브리티시여…
알베르 카뮈는 축구 선수 출신이다. 17세 때 결핵으로 운동을 관두기 전까지 골키퍼로 활약했던 그는 “공은 내가 원하는 대로 오지 않았다”는 명언을 남겼다. 한국 축구에서 최고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운재(41). 그에게도 공은 늘 원하는 대로 오지 않았나 보다. 최근 경기 용인시…
유니폼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살짝 건드려도 물기가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벤치에 턱 주저앉은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지난주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 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농구 동부 김주성(35·205cm)이었다. 2시간 동안 많게는 15세 어린 …
약속 시간은 오후 1시였다. 9일 정오 무렵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잡아탄 기자는 “대구야구장에 가달라”고 했다. 흘낏 뒤를 돌아본 운전사는 “오늘 야구 아직 멀었는데” 했다. 프로야구 삼성 홈게임이 시작하려면 6시간도 더 남았기에 하는 소리였다. 그 이른 시간에 삼성 이승엽(38)은 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