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독특한 스포츠다. 잘 맞은 타구가 수비수 정면으로 날아가 아웃되고, 빗맞은 공이 오히려 안타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훌륭한 퍼포먼스에 대부분 좋은 결과가 뒤따르는 다른 구기 종목과는 많이 다르다. 더블헤더(하루에 2경기)가 가능한 것도 그렇다. 체력 소모가 많은 축구는 불가능…
요즘 스포츠 기사에 징크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KCC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SK에 내주며 이번 시즌에도 ‘잠실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다. KCC는 2014년 12월 9일 이후 잠실 경기에서 홈팀 SK에 4시즌에 걸쳐 12연패를 당하…
“이미 아들 둘이나 군대 보냈는데, 막내는 면제시켜 주면 안 되나? 그런 공약 내건 국회의원, 대통령 후보가 있었으면 확실히 찍어 줬을 텐데….” 차남인 필자를 포함해 아들만 셋 낳으신 어머니가 막냇동생의 입영통지서를 보고 했던 말이다. 농담이 아닌 진담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스포츠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단순히 연습량에 비례해 기록과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면 싱거울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릴 이유도 없다. ‘연습은 실전같이, 실전은 연습같이.’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선수는 인공…
“오늘은 내 부상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제대로 인정받아야 할 정현의 승리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16강전이 끝난 후 열린 공식 인터뷰. 정현(22·한국체대)에게 패한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이나 코트를 …
‘처음이니까/트랙조차 없어서 아스팔트만 달렸다/상처투성이가 되도록/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내가 멈추면 대한민국에 처음은 오지 않으니까.’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 대한민국 최초 여자 루지 국가대표로 출전한 성은령(26)의 국내 통신사 CF 내레이션이다. 30초짜리 영상이지만 그 …
2017∼2018시즌 초반 국내 여자프로농구의 과격한 몸싸움은 핸드볼을 연상케 했다. 손으로 잡아채고 팔뚝으로 밀치기는 기본이었다. 스크린플레이(상대 팀 수비수를 몸으로 막아 노마크 슛 찬스를 만드는 것)는 아이스하키의 보디체크를 방불케 했다. 심지어 팔꿈치까지 사용돼 부상자가 속출했…
지난달 19일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흥국생명의 경기 2세트는 비디오 판독이 승부를 갈랐다. 현대건설은 2세트 후반 접전 상황에서 요청한 비디오 판독 2차례로 2점을 획득하며 흥국생명의 추격 의지를 번번이 꺾어 버렸다. 흥국생명이 얻은 점수 2점이 취소되면서 가져온 점수이기에 실질적으로…
때론 말보다 표정이 의사 전달에 효과적이다. 열 마디 말보다 몸짓 하나가 호소력이 클 때도 있다. 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2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KIA 투수 양현종의 ‘양팔 들어올리기 세리머니’가 그렇다.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은 두 팀 토종 에이스의 팽팽한 투…
최근 발표된 한국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2위다. 2018년 6월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까지 8개월 정도 남았으니, 심기일전하면 16강 진출은 가능할까. ‘총체적 난국’인 한국 축구의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 …
10여 년 전 이맘때쯤 국내 골프장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골프를 친 적이 있다. 무역업을 하는 지인이 미국인 바이어 2명을 초대한 ‘비즈니스 골프’였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인 데다 외국인과의 첫 동반 라운드라는 ‘걱정’과 달리 즐거웠던 하루로 기억한다.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TV 드라마의 애틋한 장면이 엔도르핀을 분비시킨다면, 스포츠의 극적인 승부는 다이도르핀(엔도르핀보다 효능이 탁월하다는 호르몬)을 선사한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4강 진출 당시를 떠올려보라. 일제강점기를 겪은 어르신들은 ‘광복…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얻어먹지도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빌어먹는 것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가능하다는 뜻일 게다. 의식주(衣食住)라는 말의 순서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 조상들은 먹고(食) 살기(住) 힘들 때도 입성(衣)은 신경 썼다고 한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
프로 스포츠는 돈이 말해 준다. 천문학적인 이적료, 그에 걸맞은 계약금과 연봉, 일반 월급쟁이는 평생 저축해도 만져보기 힘든 거액의 상금…. 올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우승자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220만 파운드(약 32억4000만 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US오픈 우승자…
7월 첫 주는 양성평등주간이다. 실질적인 남녀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각종 행사가 열린다. 그런데 대부분의 스포츠는 남녀유별(男女有別)이다. 남녀의 평균적인 신체능력 차이 때문에 맞대결은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그 어떤 분야보다 스포츠계의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