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토너먼트가 마무리되는 계절이다. 연초부터 시작된 각종 대회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중세 기사들의 마상시합에서 유래됐다는 토너먼트는 두 선수(혹은 팀)가 맞붙어 진 쪽은 탈락하고 이긴 쪽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패자가 추가 경기 없이 곧바로 탈락하는 방식을 ‘녹아웃 …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우리는 낯익은 감독을 다시 마주하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74)이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그는 지금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이라크를 지휘하고 있다. 아드보카트는 한국 대표팀을 떠난 뒤 여러 클럽과 대표팀 …
운동선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사람은 누구일까. 아무도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마라도나는 일부 팬들에 의해 신(神)으로 모셔졌으니까. 1998년 열성 팬이 창시한 ‘마라도나교’의 교리는 축구와 마라도나에 대한 애정과 경외심을 담아 그를 …
두 개의 장면이 겹쳤다.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를 모두 오른 뒤 실종된 김홍빈 대장의 영결식이 8일 열렸다. 같은 날 2020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김 대장의 영혼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그날, 올림픽은 화려한 무대를 마치고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처음…
우리는 기이하고도 모순된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은 여러 점에서 충돌을 낳고 있다. 축제이되 축복받지 못하며, 화합의 장이되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신경전의 무대이며, 인류의 강건함을 추구하되 오히려 참가자들이 질병에 쓰러질 것을 두려워하는…
독일과 헝가리 및 유럽축구연맹(UEFA)이 ‘스포츠와 정치의 충돌’ 논란을 일으킨 지난 며칠 동안 한국과 일본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이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 독일과 헝가리의 논란은 헝가리가 최근 통과시킨 성소수자 관련 법안 때문에 일어났다. 헝가리 의회는 15일 미…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 독도 문제가 한국 정부의 능력과 의지를 시험대에 올려 놓고 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한 데 대해 최근 한국 정부의 항의를 받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대한체육회 등은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
‘혼란 속의 비행(飛行).’ 최근 올림픽을 둘러싼 상황은 신화 속의 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옛 동양 신화 속에 등장하는 눈 없는 날개 달린 존재 ‘제강(帝江)’이다. 중국 신화집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하는 제강은 네 개의 날개와 여섯 개의 다리를 가졌다. 빠르게 날 수 있고 달릴…
‘제국에 대한 반란.’ 최근 대소동을 일으킨 유럽축구 ‘슈퍼리그’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이 돈을 대고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의 빅 클럽들이 따로 모여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려던 구상이었다. 이는 그동안 세계 축구계와 유럽 축구계를 이끌었던 국제축구연맹(FIF…
올림픽을 둘러싼 최근 상황을 보면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빗대어 ‘올림픽 일병 구하기’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적진에 있는 아군 병사를 구출하는 내용의 그 영화에서처럼 요즘 올림픽은 여러 힘겨운 상황에 둘러싸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무하마드 알리(1942∼2016)와 조 프레이저(1944∼2011)의 50년 전 대결을 기념한 동상이 세워진 9일 저절로 연상되는 다른 한 명이 있었다. 알리와 프레이저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복서, 조지 포먼(72·이상 미국)이다. 3명을 등장시…
약 20년 전이었다. 이름을 알 만한 선수들이 즐비했던 어느 대학교 체육관에 들렀을 때 거구의 선수들이 코치에게 뺨을 맞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훈련 중 체벌 현장을 목격했지만 당시에는 비슷한 일들이 많이 있었던 걸로 생각된다. “누가 누구한테 맞았다더라”는 소문도 자주 들려왔다. ‘…
“뇌가 없는 듯한 모습이다.” 축구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골을 넣고 격정에 휩싸여 동료들과 포옹하는 모습을 두고 최근 영국 정치권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한 이 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나왔다. 코로나19의 기세를 꺾기 위해 전 …
올해로 출범 101년을 맞는 대한체육회의 1월은 상징적이다. 대한체육회는 18일 제41대 회장을 뽑는다. 새해 첫 달이 갖는 통상적인 시작과 출발의 의미가 새로운 100년의 출발이라는 대한체육회 자체의 의미와 결부되면서 더 큰 무게로 다가온다. 그런 시기에 새 회장 선거가 겹치면서 대…
최근 독일축구협회는 요아힘 뢰프(60) 독일축구대표팀 감독의 유임을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에 0-6으로 대패한 다음에 일어난 경질 여론을 무릅쓰고 내린 결정이다. 독일이 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6골 차로 진 것은 89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