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프로필에 자기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올려둔다. 필자의 카카오톡 친구(?)들만 봐도 ‘불량소년 K’처럼 스스로를 익살스럽게 표현한 메시지도 있지만, ‘The Present is a Present(현재가 바로 선물이다)’ 같은 자기 경계의 메시지가 적지 않다…
‘광화문 현판 균열 소동’은 새 현판 제작에 쓰일 적송(赤松)을 찾아낸 것으로 일단락됐다. 현판 글씨를 한글로 할 것이냐, 한자로 할 것이냐는 논란은 또 다른 문제다. 문화재청의 현판 제작위원회 위원들이 새 현판의 재목으로 결정한 적송은 모두 세 본(本). 강원 양양군 법수치에서 19…
일본 서해안에 자리 잡은 마이즈루 항 기지 내 검도관에서 검은 도복의 청년과 흰 도복의 중년 남자가 치열하게 죽도를 부딪치고 있었다. “머리!” “허리!” 검은 도복의 죽도가 흰 도복의 머리를 내리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흰 도복의 죽도가 옆으로 누우며 검은 도복의 허리를 베고 지나갔다.…
55명의 소년 소녀들은 새벽에 일제히 기상해 보건체조를 끝내고 노래를 부르며 보리 이삭을 주웠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한 번 이삭줍기를 했다. 일곱 살부터 열다섯 살. 대부분이 초등학교 학생이었다. 6·25전쟁이 터졌다. 소년 소녀들은 다급했다. 그동안 모은 보리 이삭을 방공호…
# 지난해였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딸이 민족사관고의 방학캠프인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GLPS)’을 신청했을 때 그는 내심 고민이 많았다. 4주간의 캠프 비용이 300만 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월급의 10분의 8이나 되는 액수였다. 그런 돈을 써 본 적이 없…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던 1985년, 부평공단에 노동자로 위장취업한 친구들의 자취방에 잠시 기거한 적이 있다. 친구들이 밤샘 잔업을 마치고 나오는 새벽이면 공장 앞 허름한 식당에서 소주를 함께 들이켰다. 냉면 그릇에 부어 잔(?)을 돌렸으니까 ‘들이켰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소주를 …
지각(地殼)은 일본만 뒤흔든 게 아니다. 역설이지만, 지각은 현해탄 너머 반도(半島)의 남쪽에서도 미증유의 파동을 만들어냈다. 간바레 닛폰(がんばれ, 日本). 일찍이 한민족의 땅에서 이런 기도가 공공연하게, 그리고 거국적으로 터져 나온 역사는 없었다. 감히 ‘민족’이라는 잣대로 잴 수…
그녀를 만난 건 부군인 나덕렬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과장)의 동아일보 연재 칼럼이 끝나던 무렵이었다. 그러니까 재작년 이맘때쯤인 것 같다. 치매 치료의 명의로 꼽히는 나 교수는 본보 건강면에 ‘앞쪽형 인간-잠자는 CEO 당신의 앞쪽 뇌를 깨워라’라는 제목의 의학칼럼을 기고하고 있었…
그녀를 만난 건 부군인 나덕렬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과장)의 동아일보 연재 칼럼이 끝나던 무렵이었다. 그러니까 재작년 이맘때쯤인 것 같다. 치매 치료의 명의로 꼽히는 나 교수는 본보 건강면에 ‘앞쪽형 인간-잠자는 CEO 당신의 앞쪽 뇌를 깨워라’라는 제목의 의학칼럼을 기고하고 있었…
친구들은 그녀를 만나면 이런 말부터 던진다. “너거 신랑 아직도 안 돌아왔나? 오면 ‘내 인생 돌리도’라 케라.” 2009년 10월 11일 ‘1년 예정’으로 떠났으니 계획대로라면 벌써 돌아와 있어야 했다. 생활비도 바닥이 나 그녀는 얼마 전부터 다시 기간제 임시교사로 뛰고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