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같은 새싹들 파릇파릇 자라라고 오냐오냐 토닥토닥. 엄마 거친 손 주름 사이사이엔 무슨 약이 들어있길래 토닥이기만 해도 금세 나을까. 쓰다듬기만 해도 금세 자랄까. ―경북 안동시에서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빛의 속도로 수만 년을 날아 우리에게 다다른 별빛.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지금의 이 고난도 찰나에 불과할 겁니다. 별빛이 그린 나이테가 하나 더 늘어날 즈음엔 모두가 평온해지길 소망합니다. ―경북 영양군 풍력발전소에서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입춘을 하루 앞두고 분수가 신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사이 다리 주변 얼음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단한 얼음도 언젠가는 녹고, 겨울이 지나면 봄은 반드시 옵니다.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먼 나라로 떠나는 여행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마스크 없는 얼굴에 활짝 피어나는 웃음, 서로 마주 보고 차 한잔 나누는 일상이 회복되는 그날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가장 어두울 때 더 큰 희망을 꿈꿉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어둠이 걷히며 물안개 내려앉은 호수, 추위와 외로움에 옹송그린 겨울나무 앞에 기다렸던 벗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침 햇살에 호수에 비친 나무 두 그루가 그제야 서로 마주 봅니다. ―충북 충주호에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닻은 거친 파도가 몰아쳐도 어두운 바닷속에서 선박의 자리를 지켜줍니다. 해변에서 뻗어나간 닻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251km 너머 먼 바다, 육지에서 보이지 않는 그곳에는 묵묵히 우리의 동해를 지키는 독도가 있습니다. 올해도 조용히, 흔들리지 않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경북 포항시 이가…
일상이 후퇴하지 않도록 의지가 약해지지 않도록오늘도 여기에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매일 생각합니다.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내일은 모두 활짝 웃을 수 있기를 ―서울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파가 만들어낸 ‘그림’입니다. 얼음들이 서로 만나 꽃, 보석, 신발, 분화구, 우주선 등 다양한 문양을 만들었습니다. 자연이 빚어낸 북한산판 겨울왕국에 조심조심 발을 들여놓아 봅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마지막 남은 나뭇잎마저 모두 놓아버린 나무가 감 하나를 대롱대롱 간신히 붙잡고 있는 이유는 어린 까치 때문이래요. 아가야, 춥고 배고플 때 언제라도 힘든 날갯짓을 잠시 쉬어가렴. ―서울 서초구에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트기 전 나서는 이유는 그곳에 희망이 있어서입니다. 바다는 많은 것을 품고 있습니다. 자식 같은 전복과 단란한 가족, 아이들의 미래가 그 안에 있습니다. 파도가 거세고 바람이 세차도, 바다로 나서는 발걸음을 거두지는 못합니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 전복양식장에서 박영철 기자 …
닷새마다 열리는 전통시장의 배추와 사과, 당근 사이로 웃음꽃이 핍니다. 좁은 장터 골목으로 풍요로움이 넘칩니다. 윗마을 아주머니네, 고개 너머 아저씨네 식탁이 넉넉해집니다. ―경북 안동시에서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둘러 강원도를 떠난 가을이 산과 바다를 달려 드디어 반도의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푸른 바다를 마주한 해송이 멀리서 온 단풍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남해는 지금 가을입니다. ―경남 남해군 물미해안도로에서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 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서 한달음에 오느라 얼굴도 울긋불긋, 늦지 않으려 바스락바스락 요란하게도 왔어요. 눈을 들어 햇살을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저희 모습, 가을 요정들이 보이시나요?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
인천 영종도 하늘공원에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습니다. 공원 위 하늘은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길입니다. 비행기가 마치 코스모스 밭으로 착륙하려는 듯합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신이 계절을 만들었을 땐 가을을 맨 끝에 두었을 것이다. 희고 앙상하며, 쓸쓸한 마지막 대신 지상에 별 같은 폭죽을 그려 넣어 아주 작은 존재들까지 애쓴 한 해를 온 마음을 다해 축하했을 것이다. ―경기 안산호수공원에서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