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이글 타는 여름 하늘하늘 차려 입고 찰랑찰랑 물에 비친 뭉게뭉게 구름 위를 잘박잘박 걷는 아이 ―광화문광장에서 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물 위를 스치며 달리는 기적, 등 뒤로 무지개가 한없이 따라오는 기적, 온몸의 세포가 짜릿하게 반응하는 기적, 그리고, 이 무더위가 시원해지는 기적.―청평호에서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초록은 눈부신 날개를 가진 새를 닮고 싶었다. 하얀 날개를 갖고 푸른 하늘을 날고 싶었다. 초록은 손바닥을 한껏 벌려 햇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눈부시게 하얀 깃털을 기어이 피워 냈다. 하늘을 닮고 싶던 초록은 하늘처럼 푸르게 익어 갔다. ―전북 김제시 하소백련지에서 …
우리는 원래 하늘에서 내려온 우주민족. 지구 바다가 마음에 들어 해저 깊은 곳에서 조용히 살았건만 우리 동족을 말리고 태우고 찢어버린 잔혹한 인간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인간을 벌하고 세상을 뒤집겠다. 머리끝까지 뻗친 우리의 분노를 보아라!―속초에서 …
○ 애틋하다[애트타다]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하다. ○ 愛틋하다[-트타-] 헤어지기 섭섭해 사랑이 불타는 듯하다. ―러시아 카잔에서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강아지풀에는 맑고 투명한 열매가 맺혔습니다. 하지만 보석 같은 열매를 딸 수는 없습니다. 손이 닿으면 바로 사라집니다. 잡을 수 없는 것일까요. 우리의 꿈처럼. 글=이유종 기자 pen@donga.com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늘색, 노란색…. 겉보기에 낡고 초라해 보이지만 뒷모습은 제법 화사하죠. 폐지, 재활용품을 나르며 돈도 벌어다 줍니다. 사람도 뒷모습이 아름다울 때 더 끌리지 않나요? 글=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북-미 정상회담, 지방선거, 러시아 월드컵…. 굵직한 일정이 이번 주에 모두 몰렸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게 정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로움을 느낄 필요가 있죠. 인적이 드문 공원 벤치에 누워 소설을 읽다 낮잠을 청합니다. 적당한 햇볕과 시원한 …
뜨거운 햇살을 머리에 이고 시원한 바람을 끌어당기며 시린 하늘을 향해 내달린다. 세 가지 온도가 한곳에 공존하는 異常하면서 理想적인 이 계절을 즐기는 방법.―정선에서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꽃잎이 유난히 크고 탐스러운 작약꽃. 꿀벌은 자태에 반했습니다. 마력에 끌려 다리에 꽃가루를 잔뜩 붙이고 부지런히 오갑니다. 노동으로 다리마저 통통해졌네요. 꿀벌의 열정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안산에서 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글=이유종 …
이 수목은 몇 년이나 같은 자리에서 바람을 맞았으리라. 소금기 가득한 물, 휩쓸리는 모래 위에 힘겹게 뿌리를 내렸으리라. 으르렁대는 인도양의 파도와, 그 너머로 지는 석양을 벗 삼아 외로움을 잊었으리라. 그렇게 홀로 선 뒤에야 이 바다를 찾는 객들의 마음에 풍경으로 남았으리라. …
가장 온화한 모습으로 오시는 부처님의 그 자애 조금이라도 헛되이 흐르지 않도록, 세속에 찌든 마음 맑은 진리로 이끄는 그 빛 작은 실수로라도 꺼지지 않도록, 오시는 길 비추는 등불 하나 온전히 지켜내 총총한 봉축 기운 어지르지 않도록, 미물의 생명도 허투루 보시지 않는 아량 언제…
잡초라 부르지 마라. 녹슨 재투성이 땅에 샛노랑 피워낸 이 나 말고 또 누가 있는가. 연약하다 동정도 마라. 쇳소리 으르렁대는 돌무더기 뚫어낸 강단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힘들다 이르다 쉽게 말하지 마라. 하찮은 풀 한 포기도 이겨낸 고난 너희가 넘어서지 못할 리가 없지…
“귀여운 내 동생, 가끔 말 안 듣고 속상하게 해도 알지? 나 너한테 늘 꽂혔어!” “예쁜 우리 언니, 내가 언니보다 어리고 키도 작지만 언니 좋아하는 마음은 이따만큼 커!” ―서울 노원구 등축제에서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글=이원주…
머위, 가죽나물, 산미나리, 두릅, 돌나물, 열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향기 폴폴 봄나물이 시장에 생기를 줍니다. 만물에 생명의 기운을 전합니다. 하지만 신문지에 나물을 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어머니 손에서는 세월의 쓴맛이 느껴집니다. 그 손이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자식의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