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하 귀 패를 내준 백은 이제 우상에서 대가를 찾아야 한다. 백 76부터 우상 한 점을 움직인 건 살리자는 뜻이 아니다. 이를 이용해 중앙을 더 두텁게 만들자는 뜻이다. 이른바 ‘노루 친 막대기, 3년 우려먹는다’는 말처럼 우상 한 점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백 86까지 되…
흑 63은 인내의 한 수. 덜컥 참고 1도 흑 1로 받으면 백 2, 4로 우상 백이 쉽게 연결해 간다. 백 64, 66으로 움직이는 것은 좌하 귀 패를 염두에 둔 ‘팻감 만들기’다. 팻감을 막기 위해 손해를 볼 순 없기 때문에 흑 67, 69로 반발한 것은 당연한 진행. 이제 충…
흑은 일단 우변에서 손을 빼고 하변 ○부터 응수를 물었다. 그러나 백은 48로 우변을 단단히 지켰다. 우변에선 흑이 입은 손해가 막심하다. 그렇다면 하변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구해야 한다. 흑 49가 최강의 공격이고, 백은 50, 52로 한 점을 포기하지 않고 귀를 활용해 변…
흑 ○에 백은 귀를 지키지 않고 34로 뻗었다. 흑의 의도를 거스른 것. 흑은 35로 백을 한 번 더 시험에 들게 한다. 여기서 백이 참고 1도 1로 끊으면 역시 흑의 그물에 걸려든다. 백은 귀를 포기하고 38로 상변 백과 연결을 확실히 했고, 대신 흑은 귀를 차지하는 타협이 이뤄…
백 18을 둔 뒤 백 20으로 귀에서 막는다. 백 20으론 21의 곳을 눌러 막는 것도 두터워 보이는데 흑이 20의 곳으로 밀고 들어가면 실속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대신 흑 21 때 백 22로 물러서는 것이 정수. 흑 25까지 백 두 점은 뜯기지만 백 22, 24로 벽을 …
흑 알파고는 화점을 많이 두는데 이번엔 소목 위주다. 흑 5의 굳힘도 색다르다. 참고 1도 흑 1로 먼저 걸치는 수를 요즘 많이 둔다. 백 10까지 흑은 발 빠르고 백은 두텁다. 백 6, 흑 7로 서로 굳히기 경쟁에 나섰다. 이론적으로 흑이 나쁘지 않은 모양. 귀 굳힘한 세 곳이…
인간이 못 보는 ‘맹점’이 있는 걸까. 막판 흑 대마가 잡힌 상황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흑 163, 165 둘 중 한 수로 좌변 흑 대마를 살렸으면 미세하지만 흑이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로 두고 3, 5면 대마가 사는 데는 문제가 없다. 끝내기가 뛰어난…
이제 어려운 자리는 다 없어졌다. 끝내기만 죽죽 해나가면 된다. 흑 63은 우하 쪽에 있는 흑의 약점을 보강한 것. 백 64는 실리로 크고, 좌변 흑에게 살아가라고 압박하는 수. 그런데 여기서 흑 알파고의 사고 회로에 이상 증후가 생긴 것일까. 좌변이 살아야 하는 시점에 갑자기 …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로는 참고 1도처럼 귀에서 먼저 사는 수도 있었다. 물론 백 6이 선수여서 상변 흑 말이 약간 당하긴 하지만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이렇게 둬도 흑이 유리한데 흑 ●는 좀 더 이득을 보자는 뜻이다. 백 42로 두어 44를 선수한 것은 기분이 좋은데 …
백 ○의 공격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흑 27은 놓쳐선 안 되는 급소. 중앙 한 점이 끊기는 게 싫다고 참고 1도 흑 1로 잇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백 2가 악수지만 이렇게 연결을 차단해 놓고 백 4를 두면 흑이 수습을 장담하기 어려운 형태다. 흑은…
흑 ○의 강렬한 반격에 백도 더 이상 물러설 순 없다. 백 10이 혼신을 다한 카운터펀치. 여기서 흑이 참고도처럼 1로 나가서 9까지 끊는 진행을 택하면 반상은 대형 싸움판으로 변한다. 이 그림은 흑이 불리하진 않다. 하지만 유리한 흑이 굳이 그럴 필요 없다. 흑 11로 슬쩍 물러서 …
흑 89로 뛰어나가자 상변 흑의 수습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백 90은 온건한 응수. 참고 1도 백 1로 끊는 수도 생각해볼 수 있다. 흑 6까지 예상되는데 실전보다 백이 낫다고 보기 어렵다. 참고 1도의 백 모양이 생각보다 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흑은 백 한 점을 잡고 9…
백 ○는 알파고가 좋아하는 수지만 A로 좌변 흑 두 점부터 공격하는 게 순리였다. 흑 73의 반격이 좋았기 때문. 흑 77까지 진행되자 82의 곳을 끊겨도 흑이 크게 시달리지 않는 모양이 됐다. 선수를 잡은 흑이 79, 81로 좌변에서 뿌리를 내리자 백 ○는 헛손질을 한 느낌이다. …
흑은 여러 수를 들였던 우하 귀를 백에게 빼앗기자 즉시 보복에 나섰다. 하변에서 잡힌 듯 보였던 흑 석 점을 57부터 살리기 시작한 것. 흑 61까지 연결하자 좌하 백이 근거를 잃었다. 알파고도 ‘당하고는 못 사는’ 성미를 갖고 있는 걸까. 흑은 65, 67로 우하 귀에서 백 한…
백 ○의 과감한 침입에 흑 37로는 참고 1도 흑 1로 먼저 막은 뒤 3으로 귀를 살리는 게 먼저 떠오른다. 이때 백 4로 붙여 수습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한 치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싸움이 전개된다. 흑 알파고는 흑 1, 백 2를 생략함으로써 흑의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