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 철저한 실리 작전이다. 이른 삼삼 침입의 결과로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백 20처럼 초반 2선에서 미는 것은 상대 세력을 너무 두텁게 해준다고 해서 금기로 여겨졌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백 22로는 참고 1도 1로 끼우는 게 일감이지만 흑 2, 4로 다음…
백 8의 때 이른 삼삼 침입은 이미 대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교본’으로 자리 잡았다. 마치 이렇게 두지 않으면 유행에 뒤떨어진 것은 물론 제대로 두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흑 11이 선택의 기로. 참고 1도 흑 1의 날일자로 둬 백 2, 4로 받을 때 흑 5로 우변을 두는…
이 대국의 초반 30수 정도는 프로기사인 해설자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름을 붙인다면 ‘손 빼기 퍼레이드’라고 하고 싶다. 참고 1도 흑 1(실전 11)은 응당 상변에 둬야 하는데 이곳을 둔 것. 백 2, 흑 3 역시 손 빼기. 이후 흑 13까지 수순을 보면 매번 상대의 수를 무…
흑 91은 이해가 되지 않는 수. 흑 95의 곳을 그냥 잇는 것과 비교해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흑 95(92의 곳)다. 프로기사 100명에게 두라고 하면 100명 모두 105의 곳을 이어 흑 석 점을 살릴 것이다. 물론 실전이 손해는 아니지만 혹시 나중에 패라…
우변에서 흘러나온 백이 가까스로 좌변 쪽 아군과 연결했다. 형세는 미세하지만 흑이 65를 선수하고 마지막 큰 곳인 69를 차지해 흑이 한 걸음 정도 앞선 상황. 끝내기가 완벽한 알파고끼리의 대결에서 종반 역전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백 74를 선수하고 76으로 넘는 수순이 좋다. …
백 ○는 우변 백 대마를 살리기 전에 최대한 이득을 보자는 뜻. 백 44에 바로 막지 않고 흑 45로 물러선 것은 백 대마의 사활을 의식한 응수. 백은 46, 48로 연결과 자체도생을 맞보기로 한 뒤 백 50으로 백 석 점마저 살리며 추격전에 불을 댕긴다. 흑 53은 끝내기…
흑 ●로 먼저 들여다볼 때 백 26으로 동문서답을 한 게 정수. 흑 27로 늦춘 것도 올바른 대응이다. 백 30을 선수한 것은 흑을 자충으로 만들겠다는 뜻. 이렇게 자충으로 만들어놔야 나중에 백 36을 둘 때 흑 37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흑은 백 대마 공격에 나선다. 물론 대…
상변 백 대마를 방치한 채 백 ○를 뒀는데, 흑도 굳이 상변 백을 잡으려는 뜻이 없다. 그저 흑 9로 하변 백 진을 삭감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백이 더 버티지 못하고 10으로 대마를 보강하자 흑은 11로 두텁게 중앙을 제압한다. 흑은 이른바 ‘안전운행’을 하고 있다. 그만큼 형세…
흑 ●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프로라면 직감으로 반상의 두터움을 호령하는 자리라는 걸 알 수 있다. 알파고는 아마 수백 판의 모의 대국을 통해 이 수의 가치를 수치로 계산했을 것이다. 흑 ●를 둔 뒤 흑의 승률이 백을 앞질렀을 가능성이 높다. 흑 95는 상변 백 대마…
전보에서 백의 삼삼 침입으로 전투의 불길은 다시 우상 귀로 옮겨 붙었다. 백 74, 흑 75는 서로 시급하고 큰 곳. 이젠 남은 곳이 우상 귀뿐이다. 백 76, 80은 귀에서 삶이 모양을 만드는 정석 플레이. 여기서 흑이 바로 패를 걸어가는 것은 무리. 좌하 쪽에 백의 팻감이 많…
흑 좌하 말은 죽을 돌은 아니다. 다만 얼마나 깔끔하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흑 알파고는 53의 끼움수를 찾아냈다. 한 치의 빈틈도 없다. 흑 65는 알파고가 좋아하는 응수타진. 이른 삼삼 침입, 붙임을 좋아하는 알파고가 또 하나 좋아하는 게 있다면…
백 ○로 좌변 흑 2점을 포위한 상황. 흑은 상변 백 2점을 공격해야 하는데 알파고가 33으로 포문을 연다. 놓이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곳. 백 34로 잇는 건 “잡을 테면 잡아 봐”라는 배짱. 여기서 흑이 참고 1도 흑 1로 씌우면 백 2, 4로 백 말의 사활이 곧바로 승부…
전보 마지막 수인 흑 ○가 있으면 백은 보통 우변 한 점을 돌보기 마련인데 알파고는 좌하귀부터 손을 댄다. 알파고의 특징 중에 ‘손빼기’가 있는데 이번 보에서 그 절정을 볼 수 있다. 흑 21에 백 22, 백 26에 흑 27 모두 동문서답이다. 흑 25는 놓칠 수 없는 요처. 백…
흑의 양화점과 백의 양소목. 알파고가 이번 대국에선 평이하게 시작하고 있다. 좌상귀 정석은 매우 흔한 기본 정석인데 역시 알파고답게 흑 11이라는 새로운 수를 선보인다. 좌변은 백 10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어 흑 11처럼 걸치는 건 ‘상대방 강한 곳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기리…
우선 초반 이른 삼삼 침입이 눈길을 끈 한판이었다. 실전 진행인 참고 1도는 ‘얼리 삼삼’의 극치를 보여준다. 백 1의 삼삼에 흑도 8의 삼삼으로 맞대응했다. 인간의 바둑에서 없던 그림이었으나 알파고 덕분에 볼 수 있게 됐다. 참고 2도도 삼삼 침입. 참고 1도와 달리 흑 5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