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로 인해 하변 흑 대마는 자체로 살 길이 없다. 밖으로 달아나야 하는데 그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목진석 9단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 내려앉았다. 우선 건드려 볼 수 있는 곳이 흑 11, 13 정도. 아마추어라면 당연히 참고도 백 1로 끊었을 텐데 이 9단은 그 너머를 보…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바둑대회인 ‘편강-신동아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편강환’ 등으로 유명한 편강한의원과 월간지 신동아가 손잡고 후원하는 대회다. 총상금은 1억200만 원이며 우승 상금은 3000만 원이다. 2월 28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 뒤 컷오프 예선,…
흑은 하변에서 졸지에 백에게 안방을 내주는 바람에 거의 빈손으로 쫓겨난 꼴이다. 좌상 쪽에서 변화는 그곳 흑 말을 안정시키는 것. 하지만 이 역시 좌상 백 귀가 더욱 굳건하게 지켜지는 모습이어서 백에겐 고마운 감도 있다. 흑 95로 들여다볼 때 백은 그냥 이어줘도 유리해 보이는데 …
평소 같으면 귀를 지키는 정수라고 칭찬받았을 흑 ○가 왜 실착으로 전락했을까. 백 72, 백 74의 기막힌 콤비 플레이가 있기 때문이다. 흑 75로 위에서 막을 수밖에 없는데 백 76으로 슬쩍 비킨 수가 마지막 ‘방점’을 찍는 수다. 이 수순을 음미하면 흑 ○가 귀나 변을 지키는 …
백 58은 이세돌 9단의 성향에 비춰 보면 예상 가능한 반발. 그렇다면 흑 59도 당연하고 이어 흑 61로 가르고 나와 계속 백을 몰아간다. 백 62로 붙이고 64로 끊어 간 것은 수습의 맥. 흑 67로 참고 1도 흑 1로 단수 치는 것은 백 6까지 실전보다 흑이 손해. 실전처럼 흑…
백이 귀에 들어오자 흑 ○로 막은 것은 일종의 기세. 백 ○에 대한 공격을 노리는 것인데 지금은 그냥 우변을 지키는 편이 더 편했다. 실전은 백이 우변에서 뚫고 나가는 형태여서 흑의 보고가 무너지는 느낌. 흑 우변은 초반부터 키워 온 곳인데 너무 쉽게 내주는 것 같다. 그나마 흑 47…
백 ○는 이세돌 9단의 두둑한 배짱을 보여 준다. 백 모양이 지리멸렬해 보이지만 얼마든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흑 35로 가르고 나올 때 백 36이 날렵한 행마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실속이 없었다. 모양의 급소인 흑 37을 얻어맞은 게 생각보단 아팠다. 참고 …
백 ○로 본격적인 중앙 전투가 시작됐다. 적당히 타협하는 법이 없는 두 기사의 기질상 어느 한쪽이 부러져야 이 싸움이 끝날 것이다. 흑 25, 백 26은 서로 힘을 비축하는 과정. 목진석 9단은 바로 흑 27로 쳐들어가 전선을 넓힌다. 이세돌 9단은 백 28로 귀를 지키는 배짱을 보인…
백 ○를 빼앗긴 것이 흑으로선 부담스럽다. 흑이 대세력 작전을 펴려면 백 ○ 언저리를 뒀어야 했는데 일단 초반 포석 구상은 무위로 돌아간 셈. 백 16으론 참고 1도 백 1로 둬 흑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세를 쌓고 싶은데 흑 2의 우직한 수에 곤란해진다. 백 3으로 막으면 흑 12까…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은 1980년대 3연성 이후 대세력 작전을 펼치는 포석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그의 바둑엔 ‘우주류’라는 별칭이 붙었다. 어느 날 한 기자가 어떻게 우주류를 두게 됐느냐고 물었다. 다케미야 9단은 “내 바둑은 우주류가 아니라 자연류”라며 “돌이 가야 할 자리…
이창호 9단은 초반 우세를 잡은 뒤 차이를 계속 벌려가며 한 번도 역전 위기를 맞지 않았다. 그 출발점은 어디였을까. 참고도에 그 답이 있다. 백 1부터 흑 18까지의 수순은 실전 50∼67이다. 홍기표 4단은 상변을 국면의 초점으로 보고 백 1, 3을 선수한 뒤 5의 모자로 삭감…
전보에서 이창호 9단은 상변 패를 하지 않고 백에 ○를 허락하며 흑 한 점을 그냥 내주었다. 흑진이던 상변이 돌파되는 손해를 입었으나 이 9단은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본 것. 이 9단은 이미 계산서를 뽑아 보고 흑이 공연히 말썽을 부려 화를 자초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판…
백 16은 마지막 승부수. 상변 흑 집을 깨지 않으면 10집 이상 큰 차이가 난다. 참고도 백 1로 보강하는 것이 평상시에는 두터운 수지만 흑 2로 지키면 집의 균형을 도저히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백은 22로 몰아 패를 유도한다. 패를 내야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창호 9단…
바둑의 흐름은 참으로 묘하다. 얼마 전까지는 흑이 백을 완전히 옥죄는 데 성공해 백말이 살길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백 ○의 마지막 도발 때 흑 ○로 끊은 단 한 번의 무리수가 나오자 갑자기 흐름이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흑의 수세, 백의 공세로 바뀐 것. 백 6에 흑 7로 물러설 …
2016년 세계 바둑계에서 한국은 극심한 흉작을 겪었다. 2월 강동윤 9단이 LG배를 우승한 것 말고는 모든 타이틀이 중국 손에 넘어갔다. 지난해 말 박영훈 9단이 춘란배 결승에 오르는 희소식을 전한 만큼 올해는 한국 바둑의 부활을 기대한다. 흑 ●의 끊음으로 백 ○ 넉 점이 중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