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8은 귀의 백 한 점을 미끼로 삼아 하변 흑 진을 깨겠다는 뜻. 흔한 수법이라 변화의 여지가 없다. 백 22로는 한 칸 위인 24의 곳에 두는 것이 더 좋았다는 평가다. 이렇게 높게 두면 운신하는 게 가벼워진다. 실전은 흑 23, 25로 공격당해 백이 좀 무거운 느낌이다. …
이창호 9단은 1989년 8월 8일 14세의 나이로 KBS바둑왕전에서 최연소 우승한 이후 140개의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동안 세계대회 최연소 우승(1992년), 세계대회 최다 우승(23회), 연간 최다 우승(1995년·13회) 등 우승에 관한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한 해 두 자릿수…
조한승 9단은 이 대국을 승리하며 처음으로 국수가 됐다. 그는 우승 상금 전액을 자신이 복무했던 육군 부대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디딤씨앗통장에 나눠 기부했다. 초반 우변 힘겨루기에선 흑이 우세를 잡았다. 최 9단은 중앙 대마를 보강하지 않고 세 번이나 손을 빼는 벼랑 끝 전술을 벌인…
백 ○가 결국 마지막 패착의 멍에를 짊어졌다. 43의 곳에 가만히 이어 두었으면 백 반집 승은 부동이었는데 최철한 9단이 형세를 오판한 것. 그 오판의 이유는 바로 참고도에 있다. 백이 43의 곳을 이으면 흑은 참고도 백 1의 곳에 이어야 한다. 잇지 않으면 백 1, 3이 있다. 묘하…
손에 땀을 쥐는 상황처럼 보이지만 전보 마지막 수인 백 ○ 이후 검토실에 모여 있던 박정환 원성진 9단 등 정상급 기사들은 ‘백 반집 승’은 부동이라며 더 이상 검토를 하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 무난한 끝내기만 남아 반집 차이라도 뒤집을 데가 없다는 것. 그런데 이들을 다시 바둑판…
흑 ○에 최철한 9단은 잠시 고민했다. 바로 막아 패를 하느냐는 것. 하지만 팻감 부족을 확인하곤 백 100으로 물러섰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흑에겐 A, B 등 제법 굵직한 팻감이 많다. 반집을 다투는 형세 속에서 끝내기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된다. 검토실에선 백이 반집 정도 두텁다…
최근 열린 농심배 2라운드에서 박정환 9단이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 냈다. 박 9단은 7연승을 거둔 중국 판팅위 9단을 꺾고 한국 팀에 첫 승을 선사했다. 그동안 이세돌 이동훈 강동윤 김지석 등 한국 선수 4명이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모두 패했다. 마지막 3라운드는 내년 2월 21일 …
백 ○의 실착으로 흑 ○를 당하면서 백이 천신만고 끝에 쌓은 우세를 거의 날려버렸다. 이제 박빙의 형세에서 끝내기를 맞게 됐다. 프로 고수들도 인간인지라 자신이 둔 수의 정당성을 계속 믿고 싶어 한다. 설사 실수라 할지라도 나중에는 쓸모 있는 수라고 생각하기 쉽다. 알파고처럼 냉정…
하변 흑 진에서 패싸움이 발생해 백이 드디어 흑을 따라잡았다. 좀 더 완벽한 우세를 확립할 기회를 놓쳤지만 이 정도로도 역전은 가능하다. 다만 패를 잘 활용해야 하는 부담이 남았다. 백 60은 팻감이라기보다는 이 정도는 양보하라는 뜻이 담겼다. 흑 역시 백의 뜻에 맞춰 61로 패를…
승리 확정의 못을 박는 수준까진 아니지만 승리의 8분 능선을 넘을 수 있었던 순간에 백이 착각하는 바람에 승부의 추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흑 ○로 끊는 수를 최철한 9단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 수를 몰라서가 아니라 성립하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백 46의 선…
흑 ○가 난데없는 수였다. 백이 35의 곳으로 이어 주길 기대한 것인데 지나치게 안이한 발상이었다. 백 34가 기가 막힌 곳. 실리로 크고, 좌하 백을 살리면서 하변 흑 진의 약점까지 노리는 일석삼조의 수다. 흑이 35로 끊었으나 백 36으로 두자 하변 흑 진에서 수가 날 것 같은…
백 ○의 눈목자 하변 삭감에 흑이 하변을 지키는 것은 뒷북치는 느낌이다. 흑 21로 실리를 챙기면서 백의 근거를 잠식하는 것이 적극적 수법이다. 백도 좌하 백을 안전하게 살아두지 않고 백 24로 한발 더 하변으로 들어가며 한껏 버틴다. 이때 은인자중하던 조한승 9단은 짧고 강한 어퍼…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흑은 7로 물러섰다. 8의 곳에 바로 틀어막으면 큰 싸움이 벌어지는데 조한승 9단은 흑이 뒷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조 9단은 너무 격렬한 몸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백 8∼12로 중앙 흑 넉 점을 포획해서 백이 대성공을 거둔 모습. 두 집 내고…
백 100이 백 대마의 안전판. 두점머리를 자청해서 맞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이 수로 백 대마는 두 집을 확보할 수 있다. 백 104를 보고 흑은 105로 하변에 손을 돌렸는데, 흑 105로 백 대마를 더 추궁하면 어떻게 될까. 참고 1도 흑 1로 둬야 하는데 백 4가 선수. 이어 백…
그야말로 나뭇잎 하나 없이 빼빼 마른 나뭇가지 신세였던 백 중앙 대마가 백 ○로 인해 물기가 돌기 시작한다. 이곳은 흑이 차지했어야 정상인데 전보에서 흑의 느슨한 수 때문에 백에게 돌아왔다. 흑 93으로 보강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참고도 흑 1로 잡으러 가면 백 2∼6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