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에 잡힌 흑 돌들은 아직 A로 탈출하는 맛이 있어 숨이 완전히 끊어진 건 아니다. 우선 흑 93, 95의 응수타진이 백으로선 매우 껄끄러운 수. 패를 피하기 위해 백 96으로 그냥 참고 1도 1로 이으면 흑 2로 뚫고 나간다. 흑 14까지 백이 걸려드는 것이 변화 중 하나. 그렇…
흑 ○에 백 82로 중앙에서 막은 건 어쩔 수 없다. 중앙 백이 허약하기 때문에 흑 ○를 차단하려 했다간 중앙이 성치 않을 것이다. 백 88까지 흑은 선수로 이득을 얻었을 뿐 아니라 우상 백을 노릴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을 만들었다. 물론 흑이 지금 참고 1도 흑 1처럼 잡으러 가면…
흑 71과 백 72를 교환한 건 당연한 수순인데, 이것이 뒷날 결정적 순간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실리는 백이 앞서고 있지만 흑의 두터움이 여전히 남아 있어 형세불명. 그러나 백 74에 대해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흑 75를 유발해 귀의 백이 허약해졌고 백 76과 같은 어…
조한승 9단은 흑 59로 백에게 연결을 강요한다. 그러나 승부사 최철한 9단은 이 정도의 위협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백 60으로 우상귀를 잇고 버틴다. 흑의 위협에 거꾸로 “끊을 테면 끊어 봐”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 이제 와선 흑도 끊지 않고 타협하는 길로 갈 순 없다. 흑 …
조한승 9단의 손이 머문 곳은 흑 49였다. 백 ◎ 두 점을 위협하는 강렬한 급소. 맥에 밝은 기사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두 점이 초점이 아니었다. 흑은 백 ○의 욕심에 의해 잡은 선수를 중앙 흑 세를 온전히 지키는 데 써야 했다. 그러려면 백 ◎에 바싹 다가설 …
흑이 A 대신 37을 선택한 것은 현명하다. 백에게 실리를 좀 내주지만 중앙 흑 세력을 확장한다는 기본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백은 웬만한 삭감 수로는 본전도 찾지 못할 수 있고, 너무 깊숙이 들어갔다간 뼈도 못 추릴 수 있다. 백 40이 좋다 나쁘다를 섣불리 논할 수 없는 …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결승 5번기 3국에서 박정환 9단이 중국의 탕웨이싱 9단에게 백 7점(한국식 6집 반) 승을 거둬 종합 전적 2-1로 타이틀 획득까지 한 판만을 남겼다. 4국은 24일 열린다. 백 ○로 하변부터 시작된 흑 세력을 삭감하며 36의 곳에 침입을…
도전 2국에서 흑은 A로 받았는데 이번엔 흑 17로 붙여간다. 2국의 변화가 흑에게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흑 19로 참고 1도 흑 1로 두는 것도 하나의 정석. 흑 11까지 두터운 모양이지만 후수가 돼 백 12의 명당을 빼앗긴다. 흑 21은 기분 좋은 모자 씌움. 이런 곳에 손이 …
이 대국이 열린 2012년 12월 무렵 최철한 9단은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었다. KT 올레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에게 2-1로 진 것을 시작으로 LG배 준결승에서 원성진 9단에게 지고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역시 이 9단에게 2-0으로 졌다. 국수전에서도 조한승 국수에게 2-0으로 밀…
이세돌 9단은 한집 끝내기까지 다 둔 뒤에야 마치 꿈에서 깬 사람 같은 표정을 짓더니 돌을 던졌다. 계가했다면 흑 3집 반 승. 이 9단이 끝까지 둔 건 패배에 대한 마음의 정리가 필요해서일 뿐 상대의 실수를 바라는 요행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승부의 초점은 좌하귀 공방. 참고 1도 …
흑 73, 75는 백에게 매우 얄미운 수. 한 집이 귀한 시점에서 백 76으로 물러나서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집을 벌겠다며 참고 1도 백 1로 꽉 틀어막는 것은 백 9까지 선수로 끝내기를 당한다. 실전과 비교하면 똑같은 모양인데 참고 1도 백 1이 공배에 놓여 있는 꼴이다. …
이세돌 9단은 2013년 말 57기 도전기를 두면서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탕웨이싱 9단에게 0-2로 지고, 명인전에서도 최철한 9단에게 2-3으로 패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 여파 탓인지 1, 2국을 패하고 3국을 건졌으나 4국에서도 거의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은…
백 38, 40이 전보에서 얻어낸 백의 성과다. 약간이나마 백 집을 늘리면서 좌상 흑의 안형이 아직 확실치 않은 점을 추궁하고 있다. 흑 41이 생략해선 안 되는 수. 참고 1도를 보자. 흑이 41을 빠뜨리면 백 1로 젖히면서 공격이 시작된다. 흑 2는 당연한데 백 3이 바로 키포인…
반면이 좁아지며 변화의 여지가 극도로 줄었다. 흑이 반면 10집 정도 앞서 있기 때문에 무난한 끝내기 진행은 백의 패배를 의미한다. 백이 마지막 변화를 노려볼 때다. 백 24가 지금 국면에서 유일하게 변수가 남아있는 곳. 중앙 흑 4점을 끊는 강수. 하변에 흑 돌의 뿌리가 나와 있…
백 16이 아까부터 노려 오던 수. 흑 ○ 두 점을 품에 안으려는 것이다. 이 돌을 잡으면 중앙에 10집 정도가 난다. 그러면 실리로는 흑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선다. 그러나 조한승 9단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뜸 들이지 않고 흑 17을 선수한 뒤 19로 붙여 간다. 백 20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