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 이후 수순이 20여 수 진행됐지만 승패와 무관한 단순한 끝내기여서 생략한다. 미래의 기대주 이동훈 5단은 최근 리민배 준결승에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이 5단은 커제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 2패로 대등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커제보다 한 살 어린 이 5단…
흑 43의 견고한 한 칸 뜀은 백이 A로 나와 끊는 수를 방비하며 뒷날 B로 파호해 백을 공격하는 수를 노린다. 우세한 흑은 철저히 두터운 행마로 일관하고 있다. 이때 백 44가 너무 느슨했다. 팽팽하던 긴장의 끈이 탁 끊어지는 순간이다. 어떻게든 반상을 휘저어야 하는 백으로선 백 4…
백은 중앙에 아무 배경이 없는데도 ○로 중앙 흑의 엷음을 추궁하고 있다. 허허실실 전법이다. 흑이 백 ○이 약하다고 공격하면 그 힘을 역이용해 역전의 실마리를 잡아보겠다는 뜻이다. 흑도 함부로 덤비지 않고 몸조심한다. 흑 25로 한 점을 때려낸 것이 흑 전체를 연결하는 두터운 수. …
흑 ●에 대해 백 6으로 차단하는 이동훈 5단의 손길은 결연한 듯 보였다. 적어도 흑이 6의 곳으로 넘어가는 것만큼은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뜻이다. 관전자들은 흑 7 때 백이 A로 젖혀 대형 전투가 벌어질 것을 기대했다. 그게 참고도 백 1.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혈전이 벌어진다.…
백 88을 포함해 우하에서 백 7점이 흑의 수중에 들어가자 백의 실리 부족이 역력하다. 백은 실리를 만회하기 위해 백 92, 94 등으로 동분서주하며 큰 곳을 차지한다. 흑 93은 중앙을 보강하면서 95의 좌하 귀 침입을 엿본 수. 흑 99 때 백은 A로 막을 수 없다. 그…
백의 탈출이 시작됐다. 기약이 없다. 죽지야 않겠지만 곳곳에서 상처를 입을 게 뻔하다. 백으로선 상처를 최소한으로 막는 게 당면 과제다. 백 70으로 호구 치고 74로 웅크린 것은 안형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행마를 한 것. 지금 보폭을 넓혔다간 흑의 태클에 걸려 넘…
백 진에 들어온 흑 ●는 날카로운 가시나 마찬가지. 직접 잡으려 하면 찔린다. 그래서 백 56, 58로 멀리서 포위망을 만든다. 이 수순으로 흑 ●를 잡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흑 57, 59가 놓이자 한때 날렵한 행마였던 백 ○가 폐석으로 변했다. 문제는 백 ○가 …
흑 ○의 위력은 이번 보부터 서서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우변 백이 흑 41, 43으로 차단당하자 갑갑한 상황에 처했다. 만약 흑 ○ 자리에 백돌이 놓여 있다면 우상 귀 흑 진에 있는 백 ○이 흑에 골치 아픈 복병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백 48과 흑 49를 교환할 수밖에 없어 …
현재 포진을 보면 흑의 모양은 단단하고 백의 형상은 넓게 벌어져 있다. 따라서 흑은 얼기설기 엮어진 백 진에 쳐들어가 주도권을 잡는 전략을 쓰는 것이 좋다. 흑 21이 그런 의미가 담긴 수다. 백 24는 근거 확보의 급소다. 좁지만 여기를 지켜야 흑의 공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 …
이동훈 5단(17)과 이세돌 9단(32)은 최근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18)과 대국을 가졌다. 커제 하면 요즘 삼성화재배와 멍바이허배 결승에 진출하며 세계 바둑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이 5단은 1일 중국 항저우기원에서 열린 리민배 4강에서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커제 9단…
아마추어로선 배울 게 많은 바둑이었다. 특히 흑을 잡은 한상훈 7단이 보여 준 여러 차례의 묘수와 유연한 반면 운영은 매우 돋보였다. 참고도가 이 바둑의 결정적 하이라이트. 초반 실점한 백이 온몸으로 부닥쳐 하변 흑 대마의 삶을 위협하는 장면이다. 백 ○ 두 점이 잡히지만 않는다…
흑 81, 83의 콤비 블로로 흑이 마침표를 찍는다. 흑 87까지 백 두 점을 따내며 흑 말이 살아가선 흑 우세가 결정적. 선거 개표방송 때 쓰는 ‘당선 확실’이란 표현처럼 ‘승리 확실’이다. 어느덧 반상엔 잔 끝내기만 남았다. 이창호 9단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백 90이…
최근 인기를 끄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선 천재 바둑기사인 주인공 최택(박보검)이 한중일 3국의 대결에서 중국 기사 3명과 일본 기사 2명을 이기는 기적의 5연승으로 한국 팀에 우승을 안겨주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2005년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이창호 9단의 …
이창호 9단의 마지막 카드인 백 ○가 놓이자 반상에는 오랜만에 긴장감이 흐른다. 제법 흑의 신경을 긁는 수. 전반적으론 백이 잘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흑의 실수가 나온다면 국면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백 ○가 놓인 이상 탈출로가 없어진 좌변 흑은 57로 살아두는 게 정수. …
흑이 넉넉하게 우세한 형국이다. 반상을 둘러보면 좌변 흑이 유일하게 미생인 흑 말이다. 물론 눈 모양이 풍부해 쉽게 잡힐 돌이 아니다. 백은 34, 38로 좌변 흑에게 이젠 살라고 종용한다. 흑 39는 좋은 타이밍. 백이 바로 막으면 좌변 흑은 완생한다. 백은 40으로 늦춰 받을 수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