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21까진 평범한 포석. 유유히 흘러갈 것 같던 국면에 백 22가 파문을 일으켰다. “한번 싸워보자”는 주문이다. 흑은 “지금은 생각 없다”는 듯 23으로 귀를 지켜 싸움을 피했다. 흑이 한판 붙으려면 참고 1도 1로 젖혀야 한다. 하지만 백 12가 기분 좋은 어깨짚음으로 판단…
반집 승부의 형세. 흑 161의 평범한 비마끝내기 이후 사달이 났다. 백 168은 당연히 참고 1도 1을 먼저 두고 3으로 막았어야 했다. 그러면 평온한 진행이었다. 그런데 백 168을 먼저 두는 바람에 흑 169로 끊고 171로 이어 백이 무조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백이 더 …
흑은 우상과 우하에 집이 있고 백은 좌상, 좌하에 집이 있다. 여기서 백의 좌변 진영이 어떻게 처리되는지가 관건이다. 흑은 87로 좌하귀 먼저 건드린다. 하지만 참고 1도와 같이 귀에서 수를 내자는 뜻은 아니다. 줴이는 흑 89, 91로 좌변 백 모양을 파호하는 데 주안점을 둔 …
줴이와 골락시의 결승 5번기 2∼4국은 주요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소개한다. 좌상과 우상을 서로 바꿔치기한 뒤 흑이 우변 백을 공략하러 나선 장면. 흑 41이 인공지능이 좋아하는 붙임수. 인공지능 등장 전에는 A처럼 거리를 두는 수가 압도적이었으나 요즘은 41 같은 밀착형 수를 많이…
우선 참고 1도를 보자. 백 1∼5(실전 82∼86)가 뜻밖의 수순. 줴이가 상변에 흑 집을 고스란히 내준 것은 왜일까. 백 3, 5의 두터움을 바탕으로 백 11의 강력한 침입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흑으로선 12로 참을 수밖에 없었고, 백 13, 15로 흑의 우변 집이 부서져 실리…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참고 1도를 기대한 것. 흑이 선수로 이득을 본다. 하지만 백은 손을 빼고 우하 귀에서 잠시 선수하더니 100으로 죽어 있던 백을 움직인다. 흑 103까지의 수상전은 분명 흑이 한 수 빠르다. 하지만 백은 106으로 절반의 돌을 살릴 수 있다. 애초부터 이…
전보 마지막 수는 흑 ⊙인데, 참고 1도 흑 1로 타이트하게 두지 않고 왜 뒤로 물러섰을까. 백 2, 4 때 흑은 선수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참고 1도처럼 두면 우변 백 진에 남아있는 뒷맛이 완전히 사라진다. 지금은 평범한 끝내기로는 역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뒷맛을 남겨놓는 게 낫…
흑 ⊙로 끊은 것은 사실 백 A로 이어주길 기대하는 건 아니다. 장차 우변의 뒷맛을 노리고자 하는 것. 흑 ⊙로 끊으면 우변 흑을 잡은 백이 완벽하게 살았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면 흑이 69 대신 참고 1도 1로 수상전을 유도할 수 있다. 만약 빅을 내면 ‘대박’인데, 지금은 흑의…
수순을 뒤로 돌려 흑 ⊙와 백 ◎가 교환되기 전으로 가보자. 흑 ⊙ 대신 참고 1도 흑 1로 우변 돌을 살렸으면 어떠했느냐는 것이다. 백 8까지 예상되는데 형세는 백에게 기울어진 상황이다. 실전에선 하변과 우변을 주고받는 대형 바꿔치기가 됐는데 역시 백의 우세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
백은 배짱 좋게 42, 44로 상변과 우변 돌을 모두 살렸다. 백 44로 참고 1도 1처럼 하변을 보강하는 건 어떨까. 그럼 흑 2로 끊는데, 12까지 패가 난다. 이 그림은 흑이 ‘가’ 부근의 팻감이 많고, ‘나’로 상변 백을 잡는 수가 보너스로 남아 백의 부담이 크다. 대신 흑…
최근 열린 제13회 춘란배에서 신진서 변상일 박영훈 9단이 8강에 진출했다. 한국 기사들은 연말에 열릴 8강전에서 각각 중국의 판팅위 렌샤오 탕웨이싱 9단과 맞붙는다. 나머지 8강 진출자는 중국의 커제 9단과 대만의 쉬하오홍 6단이다. 중국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춘란배는 올해 신종 코로…
전보에서 줴이(백)의 실수를 골락시(흑)가 제때 응징했다면 하변 백 집이 꽤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흑이 손 따라 두다가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흑 21로 잇는 것도 불가피하다. 백 A로 끊으면 하변 흑을 잡을 수 있지만 상변 백이 다칠 수 있다. 백은 22, 24로 상변에서 …
흑의 단수에 백 8, 10으로 슬쩍 비켜나는 것이 좋았다. 비록 흑 11을 허용해 백 다섯 점을 내줬지만 우변 흑 진을 돌파한 데다 백 12로 하중앙 흑까지 공격하게 돼 국면의 흐름은 완연히 백의 편이다. 그런데 백 16이 의문의 한 수. 당연히 참고 1도 백 1, 3으로 끼워 이…
백 98은 흑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수처럼 보이지만 상변에 대해 선수이기도 하다. 흑은 손을 빼고 99로 버텼다. 백 다섯 점을 잡자는 뜻보다는 백 대마 전체의 안형을 없애는 뜻이 크다. 여기서 백이 다섯 점을 살리고자 하면 흑의 계략에 넘어가는 꼴. 백 100으로 동문서답한 것이 …
백 88, 90은 선수가 되는 곳. 이때 흑은 A로 잇는 것이 정수인데, 91로 둔 것은 형세가 나쁘다고 보고 버틴 것이다. 하지만 백 A로 끊는 수가 부담으로 남는다. 여기서 백 92로 우변에 뛰어든 수가 흑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수. 우변은 늘 흑 집으로 계산했는데 92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