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바둑은 끝내기 단계로 접어들었다. 중앙이냐, 하변이냐를 놓고 저울질하던 셰커 8단은 백 34로 하변을 지켰다. 전보에서 설명했던 대로 하중앙을 삭감당하면 이길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중앙은 흑의 차지다. 흑 35, 37로 이단 젖혀 가는 수가 기분 좋다. 좌변에서 상대의 실수로…
결승 진출이 걸려 있는 준결승전은 아무래도 중압감이 큰 듯하다.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실수를 두 기사가 번갈아 범하고 있다. 흑 19로 이은 수로는 참고 1도처럼 둬서 하중앙 백 집을 선수로 지워야 했다. 백은 더 큰 실수를 범했다. 백 20으로 끊자고 들여다본 수가 추격에 찬물을 …
우하귀에서 선수를 백에게 넘긴 게 아프다. 유리할 때 좀 더 냉철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실전은 선후수가 바뀌어 백이 오히려 98로 침입해 흑에게 응수를 묻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흑 99에 백 100, 102로 둔 것은 수습의 맥이다. 이단 젖혀 가는 의…
두 가지 과제를 받아들었다. 첫 번째는 침입한 흑돌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우변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말고 잡아야 한다는 것. 우변은 흑 석 점이 잡혀 있는 형태이긴 하나 A로 넘자고 하는 수가 선수여서 귀 쪽 대응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
전보 마지막 수 백 ○에 흑 71을 선수하고 73으로 연결한 것은 정수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단수치는 것은 백 2부터 12까지 되어 순식간에 형세가 백의 우세로 역전된다. 백 74는 76으로 끊어 흑 석 점을 잡겠다는 뜻이었지만 판단 착오였다. 참고 2도처럼 백 1을 선수하고 …
셰커 8단은 백 60으로 상변에 붙이는 수를 노리고 있었다. 백 60은 일종의 승부수로 우상변을 고스란히 흑에게 헌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백이 상변에서 수를 낸다면 단박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흑 61은 백이 62로 젖히면 63으로 끊어가겠다는 뜻이었지만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
흑 49는 좋은 감각이지만 중앙을 선수하고 가는 게 먼저였다. 지금은 A의 곳이 급소이자 대세점이었다. 백은 B로 둬서 좌변 흑 모양을 견제해야 하는데, 흑 C∼F를 선수하고 실전처럼 49로 어깨 깊이 가는 게 바른 수순이었다. 흑 51로 즉각 막은 수도 아쉽다. 참고 1도 흑 1로 …
이치리키 료 9단은 8강전에서 중국의 타오신란 8단을 꺾고 올라왔다. 최근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타오 8단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치리키 9단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승리를 따냈다. 흑 33이 백 34 빈삼각의 우형(愚形)을 강요한 좋은 수다. 흑…
이치리키 료 9단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맑은샘 3단의 제자다. 아마추어 강자였던 홍맑은샘은 2004년 도일(渡日)해 2009년 간사이기원 프로가 되었다. 그는 일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도장을 열어 후학을 길러냈는데 그중 한 명이 이치리키다. 이치리키 9단은 한국 바둑의 영향을…
세계대회 8강부터 한중 대결만 지켜보던 바둑 팬들에게 일본 기사(棋士) 이치리키 료 9단의 응씨배 4강 등장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대만의 쉬하오훙 7단도 이번 대회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세계 바둑계의 판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 백 8의…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라는 바둑 격언이 있다. 형세가 크게 유리해지면 마음이 느슨해져 지기 쉽다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이 바둑이 그랬다. 중앙 전투에서 신진서 9단이 실수를 연발하며 폭삭 망했다. 참고도는 문제의 장면으로, 백 5∼11로 중앙을 끊겨 하변이 잡혀서는 누…
흑 83, 85가 기민한 끝내기다. 하변에 흑 87로 끼워 이득을 보는 수단을 노리고 있다. 백 88은 이렇게 후퇴해서 받아야 한다. 참고도처럼 백 1로 덥석 잡았다가는 흑 2, 4로 끊겨 하변에서 생각지도 않은 패가 난다. 백으로선 큰일이다. 흑 89로 막을 때 백의 응수가 어렵다.…
흑 61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급소로 큰 곳이다. 형세가 좁혀지면서 신진서 9단의 집중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반면 자오천위 8단은 추격을 허용한 뒤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백 62로도 참고 1도 1로 젖히고 가는 것이 정수순으로 좀 더 이득이었다. 만약 참고 2도처럼 흑 1로…
좌상귀가 잡히면서부터 자오천위 8단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괜한 짓만 안 했다면 살릴 수 있었던 돌이었기에 충격이 더 큰 듯하다. 흑 43으로 끊었을 때 백 44가 거듭된 실수다. 참고 1도처럼 무조건 백 1로 이어 버텨야 했다. 그럼 흑은 2로 잡아야 하는데, 백 3으로 끊어 9…
흑이 좌상귀를 잡으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고는 하나 백이 선수를 쥐고 있어 형세는 여전히 비관적이다. 백 30이 반상 최대의 곳이다. 신진서 9단이 부지런히 추격하고 있지만 대세관이 밝은 자오천위 8단이 이런 큰 곳을 놓치지 않기 때문에 추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귀를 받을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