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귀는 아직 100% 잡힌 게 아니다. 상변으로 뻗어 나온 백 대마가 선수로 살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백 16으로 붙여간 수가 흑으로서는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당장이라도 손을 빼서 좌상귀를 잡아 두고 싶지만 A의 곳을 젖힘당하면 상변의 피해가 너무 커질 게 불을 보듯…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라고 해야 할까. 상변을 뚫었지만 하변 흑 대마가 잡혀 형세는 절망적이다. 요 근래에 신진서 9단이 둔 바둑 중 이렇게 심하게 망가진 바둑이 또 있을까 싶다. 역전을 위해선 흑이 크게 한 건 해야 한다. 흑 5는 놓칠 수 없는 자리다. 이곳을 백에 밀린다면 흑…
이제 희망은 좌변 공격이다. 흑 85, 87로 둬서 백 대마의 퇴로를 막아 공격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백 92가 초강수다. A로 둬서 퇴로를 열면 충분하지만 자오천위 8단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오히려 잡을 테면 잡아보라는 식으로 중앙을 압박하고 있다. 대체 뭘 믿고 이러는 것…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초반 너무 의욕적으로 덤벼든 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백이 중앙으로 뚫고 나오면서 순식간에 바둑이 이상해졌다. 흑 65, 67은 어쩔 수 없다. 넓게 포위망을 쳐서 백을 공격해야 한다. 백 68, 70이 빈틈을 파고든 날카로운 수다. …
신진서의 등장 전까지 한국 바둑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커제 9단의 독주가 한동안 이어진 것이 가장 크지만 매년 90후(後) 세대들이 쏟아져 나온 영향도 있다. 96년생 미위팅 9단을 시작으로 98년생 듀오 구쯔하오·양딩신 9단 등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며 우승을 일궈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선 신진서 9단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4월까지 16개월 연속 국내 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년 전 LG배를 우승한 뒤론 자신감도 배가된 듯하다. 금년 초에 열린 농심신라면배에선 파죽의 5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견인했다. 일본의 이야마 유타와 이치리키 료 9단, …
초반은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백 22의 응수 타진에 흑 23은 최선이자 최강의 응수다. 33으로 받는 것은 좌변의 요처인 23의 곳을 백이 차지해 좋지 않다. 백 24의 걸침에 흑이 협공하지 않고 25, 27로 귀를 지킨 것은 정수다. ‘두터움을 집으로 만들지 말라’는 격언에 정확히…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신진서 9단의 4강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지만 자오천위 8단의 등장은 다소 뜻밖이다. 본선 16강전에서 전기 준우승자였던 박정환 9단을 꺾으면서 기세가 오르지 않았나 싶다. 8강전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 대만의 쉬하오훙 7단을 꺾고 4강행을 …
커제 9단이 중도 탈락하면서 팬들이 갈망하는 신진서-커제의 결승전 빅 매치는 물 건너갔지만 신진서 9단의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2009년 6회 대회에서 최철한 9단이 우승한 후 지금까지 응씨배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한국 바둑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 바둑의 패인…
바둑은 상변과 우변 두 곳의 끝내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커제 9단으로서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을 듯싶다. 백 96이 보기보다 큰 끝내기다. 흑이 97로 끊어 잡는 것과 비교하면 집 차이가 상당하다. 백 98, 100으로 넘는 것이 후속 수단. 흑이 상변에서 큰 끝내기를 당했지만 걱정할…
중앙을 붙여간 백 64가 치명적 실수였다. 두 가지 실수를 동시에 범해 패착의 오명을 썼다. 69의 곳 단수를 선수하고 73으로 두는 게 정수였다. 실전은 흑 67로 끊어 71까지 파고들어 가면서 1집가량 손해를 본 데다 흑 73, 75로 중앙이 뚫려선 역전이다. 이 모두가 상변 끊는…
흑 51은 옥쇄를 각오한 승부수다. 순리대로라면 당연히 63으로 둬서 상변을 살려야 하지만 51의 곳에 백돌이 놓이게 되면 중앙 집이 크게 불어나 어차피 진다고 보고 버틴 것이다. 이제 백은 흑을 응징해야 한다. 참고 1도 백 1로 끊어 흑 대마를 잡으러 가면 타개 수단이 보이지 않는…
상변과 중앙이 정리되면 바둑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 서로 크고 작은 실수를 범했지만 이렇게 균형을 맞춰 나가는 것을 보면 두 기사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백 42가 한눈에 들어오는 급소다. 흑이 45로 이을 수는 없다. 백 A로 젖힘 당하면 중앙이 꽁꽁 틀어 막힌…
1972년 오늘은 열아홉 살의 청년 서봉수(당시 2단)가 일인자였던 조남철(8단)을 꺾고 명인을 쟁취한 역사적인 날이다. 훗날 역사는 이날의 쾌거를 조남철의 20년 아성을 무너뜨린 혁명적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다. 약 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서봉수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
전보에서 커제 9단이 흑의 도발을 묵과해준 게 결국 화근이 되었다. 흑 1로 진출해선 여전히 좌변의 수습이 쉽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 2도 완착이다. 4로 둬서 봉합하는 게 그나마 지금 장면에선 최선이었다. 흑 3의 빈삼각이 우형(愚形)으로 모양은 사납지만 좋은 수였다.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