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제로는 백 ◎로 견고해 보이는 좌변 흑 진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형세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이 좁은 곳에서 과연 수가 날까. 백은 6부터 10까지 절대 선수를 하고 백 12로 붙이는 맥점을 들고 나왔다. 흑이 참고 1도 1로 나가면 백의 올가미에 걸려든다. 백 1…
전보에서 백의 응수타진이 이상해서 백돌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졌다. 흑이 사실 전보 마지막 수인 ● 대신 참고 1도 흑 1을 뒀으면 형세를 거의 만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변 흑 ‘가’로 들어가는 패도 백에겐 부담이다. 물론 실전도 나쁘지 않다. 흑 89가 침착한 수로 중앙 백을 은근…
흑이 원하는 대로 우변 집이 완성됐다. 백 74는 묘한 응수타진. 백 74의 의미는 참고 1도 흑 1처럼 받아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백은 이리저리 선수해 흑 집을 최대한으로 줄여놓고 10을 둔다. 이 그림은 역시 백이 좋아 보인다. 흑은 양선수 끝내기인 75를 선수하고 79로 젖혀…
백 ◎로 뚫고 나올 때 흑은 손을 빼고 55로 뒀다. 우변을 집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대신 백 58로 중앙 흑 세력의 저지선을 뚫었고 흑도 59로 하변 백 진을 돌파했다. 흑백이 서로 ‘마이 웨이’를 간 셈인데 백 쪽이 더 기분 좋아 보인다. 참고 1도 흑 1, 3으로 끼워 잇는…
흑 ●가 은근한 급소다. 하변 백을 위협하면서 좌변에서 잡힌 백돌이 준동하는 뒷맛을 완화시키는 수. 만약 백이 하변을 보강하지 않으면 흑이 42의 곳을 젖히는 순간 백이 크게 당한다. 따라서 백은 42, 46을 두지 않을 수 없다. 흑은 47, 49로 우변에서도 세력을 키워 나간다…
백 ◎의 응수타진이 좋은 타이밍. 백 36은 흑이 강한 모양에 무리하게 붙인 것 같지만 타개의 맥이다. 참고 1도 흑 1로 호구하면 백 2로 젖히는 게 묘미 있는 수. 흑 3, 5로 한 점 잡을 때 백 6으로 빵따내 수습한다. 수순 중 흑 5를 생략할 수는 없다. 이곳을 백이 두면 흑…
좌하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는데 백 22, 흑 23으로 서로 화평책을 들고 나왔다. 이렇게 소용돌이가 가라앉으면 다시 호흡이 긴 바둑이 된다. 물론 흑 25 때 백이 실전처럼 두지 않고 참고 1도 1로 반발하면 국면은 재차 급박해진다. 백 9까지 예상되는데 급전을 피할 수…
백 16까지는 이른바 ‘알파고 포석’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정형화된 수순이다. 알파고가 흑백을 가리지 않고 쓰는 걸 보면 이 진행이 최선이라고 보는 것 같다. 이후부터 다양한 변주가 이뤄진다. 흑 17은 백에게 참고 1도 1처럼 받으라고 요구한 것. 그러면 흑은 2, 4를 선수한 뒤…
평소 알파고끼리의 바둑과는 달리 초반에 승부가 갈렸다. 백이 초반 좌변에서 승기를 잡은 뒤 죽 밀어버린 완승국이다. 참고도를 보자. 흑 1로 두어 자체 삶을 꾀하지만 백 2로 치중해 대마가 그냥 살 수는 없는 모습. 결국 흑 9까지 패가 났다. 백 16의 팻감을 흑은 받을 수 없다…
흑 25는 지나가는 길에 선수한 것인데 백이 그 빈틈을 찔러 28의 큰 곳을 둔다. 흑 35로 백 두 점을 잡은 것보다 28로 한 점 잡은 것이 크다는 것. 백 대마는 맞보기여서 살아 있는 형태다. 그래서 백은 손을 빼고 백 36, 38로 후수 4집 끝내기를 했다. 흑 43으로 이…
이제 알파고 수준에선 그다지 어렵지 않은 끝내기만 남았다. 흑 101, 103이 반상 최대의 곳. 흑 105 때 백이 욕심을 내 참고 1도 1로 끊는 것은 손해. 흑 2를 선수로 당하면 백 대마에 가일수가 필요하다. 상변 흑은 6까지 무난히 살아간다. 흑 115는 백이 참고 2도 …
흑이 ●로 우하 백 대마를 노리지만 백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대마가 죽는 일은 없다. 예를 들어 참고 1도를 보자. 흑 81 대신 흑 1을 두면 5까지 하변에선 한 집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백 6부터 16까지 중앙에서 가뿐하게 한 집을 낼 수 있다. 아마추어에겐 어려울…
백은 상변 대마에 더 이상 가일수하지 않고 54로 우변을 챙긴다. 상변 대마는 이미 살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흑이 참고 1도 1∼5를 둬 잡으러 가는 것은 백 18까지 외려 상변 흑이 위험하다. 또 ‘가’ 끼우는 비상 수단도 남아 있어 흑의 무리가 분명하다. 흑도 더 이상 상변…
흑이 백 대마에 대한 공격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 34는 상변에 한 집을 내기 위한 수. 흑이 눈 모양을 없애기 위해 참고 1도 1로 추궁하면 백 2로 연결한다. 이후 8까지 두면 대마가 살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래서 흑 35로 받자 상변에서 한 집…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축머리이기도 하다. 이 수를 소홀히 하면 참고 1도 백 2로 나오는 수가 성립된다. 백 18은 강수. 이렇게 중앙 흑 진 안으로 들어간 것은 여기서 끝장을 보자는 태도다. 유리한 백이 안전한 방어를 포기하고 급전을 택한 것은 그만큼 수읽기가 돼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