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서 백이 상변에 장벽을 쌓아올리면서 공을 들였지만 흑 ○의 붙임수로 일정 부분 출혈은 불가피해졌다. 백 86으로 늦출 수밖에 없었고 흑 87로 유유히 넘어가선 백이 좌변에서 큰 집을 기대하긴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그나저나 이제 좌변을 어떻게 봉합한단 말인가. 이 바둑을 관전하…
여자리그 개막은 바둑계의 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27일 2021 한국여자바둑리그 선수 선발식이 한국기원에서 열렸다. 8개 팀이 참가하는 여자리그는 내달 20일 전기 우승팀 보령머드와 서귀포 칠십리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닻을 올린다. 최강으로 일관하던 커제 9단이 좌변에서 승점을 올…
셰커 8단은 흑 63 쪽을 끊어 갔다. 기자절야(棋者切也)의 바둑 격언에 부합하는 수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끊는 방향을 지적했다. 참고 1도 흑 1로 반대쪽을 끊어야 한다는 게 인공지능의 주장이다. 백 2를 당해 10까지 귀가 잡혀 곤란해 보이지만 흑 11, 13으로 사석작전을 펼쳐 …
중국 바둑엔 유망주들이 넘쳐나고 있다. 일찍부터 천재 기사로 불렸던 양딩신 9단이 LG배를 품고 기대에 부응했고, 구쯔하오 9단 역시 삼성화재배 우승을 시작으로 훨훨 날고 있다. 이들보다 두 살 아래인 셰커 8단도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이 개최하는 세계대회인…
최근 중국은 셰커 8단에게 주목하고 있다. 2000년생으로 신진서 9단과 동갑내기인 셰 8단은 대세관이 밝고 두터운 기풍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바둑으로 이창호와 박정환을 반반씩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백 42, 44로 붙여 끊은 수는 최강의 응접이다. 커제 9…
백 30의 갈라침에 흑 31은 놓칠 수 없는 큰 곳이다. 간격이 좁아 보이지만 이렇게 백의 근거를 빼앗아 둬야 흑의 두터움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백 32는 흑 33과 교환돼 오히려 손해로 보인다는 견해가 많았다. “참고도 백 1로 어깨를 짚어 흑 6까지 선수하고 7로 가볍게 날아가는…
커제 9단의 등장에 중국 바둑 팬들은 열광했다. 그간 이창호 이세돌에게 눌렸던 설움을 젊은 피 커 9단이 설욕해줄 것으로 믿고 있었다. 커 9단은 10대 때부터 포석 감각이 탁월했다. 이는 천하를 호령했던 이창호와 이세돌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아주 특이한 케이스다. 포석이라는 것이 보…
8강전 중 최대 빅 매치로 꼽히는 커제 9단 대 셰커 8단의 대결은 한국 바둑 팬들에게도 관심이 컸다. 커 9단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자로, 이 바둑을 승리해 결승까지 치고 올라간다면 신진서 9단과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팬들이 열광하는 최고의 결승전 조합이…
일류 기사들에게 응씨배 우승은 로망이다. 자신의 이력에 반드시 추가하고 싶은 것이 응씨배 우승이다. 우승 상금이 40만 달러로 현존하는 대회 중 가장 크기도 하지만 4년에 한 번씩 열리다 보니 우승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진서 9단이 8강전에서 중국의 강호 구쯔하오 9단…
백 78로 잇기 전에 76의 곳을 끊어둔 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흑의 반발에 대비한 안전장치다. 겉보기에 튼튼해 보이는 돌다리도 물속에 어떤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니 발을 내딛기 전에 두드려서 안전을 확인하고 건너서 나쁠 게 없다. 이제 하변만 정리되면 바둑은 끝이다. 흑 79…
중앙 흑 대마는 아직 미생이다. 연결을 해서 살든 중앙에서 두 눈을 내서 살든 어쨌든 돌봐야 한다. 흑 59는 삭감과 연결을 동시에 하겠다는 발칙한 발상이지만 신진서 9단이 이를 용납할 리 없다. 백 60으로 둬서 흑으로 하여금 굴복을 강요했다. 참고 1도처럼 굴복할 수는 없다. 백 …
백 50을 선수하고 52로 씌워가는 백의 발걸음이 가볍다. 흑 넉 점은 빅을 만든 외벽이라 흑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만에 하나 흑 넉 점이 잡히기라도 한다면 빅으로 목숨을 부지했던 하중앙 흑 대마가 잡혀 승부가 끝난다. 구쯔하오 9단이 흑 53, 55로 버티고는 있지만 승부를 뒤…
백이 탈출로를 열었지만 중앙에 끊기는 약점이 있어 추궁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구쯔하오 9단은 그것을 노리려 할 것이다. 흑 31을 선수하고 35로 끊어 드디어 마지막 결전이 벌어졌다. 백은 이 고비만 넘긴다면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백 36은 이렇게 꽉 이어 두는 게 …
좌상귀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흑 11로 둬서 거의 살아있는 형태다. 물론 백 12로 A의 곳에 단수를 치면 곧바로 패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무리할 이유는 없다. 패를 지고 나서 12의 곳을 끊긴다면 좌변이 너무 크게 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백 12는 안전 운행이었고, 흑도 15로 둬…
수읽기 과정에서 착오가 있다면 결과는 치명적이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구쯔하오 9단은 수읽기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자신 있어 하는 기사다. 그런 그가 수읽기에서 한 방 먹었다.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가 되었을 듯싶다. 흑은 1로 이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