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변에서 백이 과연 타개할 수 있을까. 백이 전혀 가망이 없는 곳에서 괜히 떼를 쓰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흑 세력이 강하다. 하지만 알파고 제로에게 복안이 없을 리 없다. 일단 백 86으로 움직여 수를 늘려놓고 88로 축을 노린다. 흑 89는 생략할 수 없다.…
백 ◎가 놓이자 하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흑 세력이 허리가 두 동강 난 느낌이다. 물론 아직 세력의 가치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세력이 크게 확장되긴 힘들어 보인다. 뒤늦게라도 남아있는 세력의 가치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흑 71은 불가결한 수. 하변 흑을 통째로 집…
지금 국면의 초점은 중앙이다. 백이 네 귀에서 모두 실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 흑진이 얼마나 집으로 바뀌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전보 마지막 수인 흑 ●와 49의 이단젖힘은 중앙 세력을 확보하려는 일종의 사석작전. 흑은 53부터 61까지 중앙에 성벽을 쌓으며 힘으로 밀어붙이고…
좌하 귀의 모양은 말하자면 알파고 제로의 애용 정석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제로와 마스터의 대국 기보 20개를 살펴보면 3판에서 이 정석이 등장했다. 그만큼 제로는 이 정석을 백의 입장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백 36 때 흑 37은 마스터의 반격. 평범하게 두면 참고 1…
백 ◎는 알파고 제로와 마스터의 대결에서 종종 나왔다. 제로는 이 모양에서 ◎가 ‘이 한 수’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에 대한 응수가 만만치 않다. 프로기사들이 많은 참고도를 연구했는데 흑이 ◎를 응징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흑은 25로 위에서 젖혔는데 참고 1도처럼 아래에서 …
백 ◎의 의도는 무엇일까. 참고 1도다. 흑이 백의 손빼기를 응징하러 1, 3으로 두면 백 4로 폴짝 뛰어나간다. 좌변 흑 돌이 세력이라기보단 둔탁한 곤마 같은 느낌이다. 흑도 백 ◎에 대해 직접 응수하지 않고 흑 17로 우상 귀에 손을 돌린다. 알파고 특징 중 하나인 ‘손빼기’가…
2015년 판후이 2단과의 대국 이후 지금까지 알파고의 모든 대국을 보고 싶은 독자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된다. 여기에 가면 알파고 제로는 셀프 대국을 할 때가 아니라 마스터와 대결할 때 능력의 최대치를 썼다고 적혀 있다. 흑 5의 굳힘에 백 6의 3·3 침입은 이제 모든 프로 기…
인간계에서 A가 B에게 호선 바둑으로 70% 이상의 승률을 올리면 A가 상수라고 할 수 있다. 알파고 제로는 알파고 마스터에게 90%에 육박하는 승률(89승 11패)을 올렸으니 제로가 확실한 상수다. 그래서일까. 이 바둑은 초반에 승부가 갈렸다. 참고 1도는 좌상귀에 백이 뛰어든 …
중앙 흑은 완벽히 살아있는 돌은 아니다. 참고 1도 백 1로 끊으면 흑 10까지 패가 난다. 생사가 걸린 패지만 백에겐 마땅한 팻감이 없다. 고작 좌상 쪽을 살자고 하는 팻감이 몇 개 있는데 흑은 자체 팻감이 수두룩하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백이 패를 이길 수는 없다. 그래도 중앙…
흑 17은 능률적 응수. 참고 1도 흑 1로 막으면 백 2, 4로 활용당하는 게 싫은 것이다. 그 대신 백 18로 중앙 흑 대마의 연결로는 불확실해졌다. 물론 흑은 19로 자체에서 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결에만 급급해 공배를 두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백 24는 불필요한 수…
흑 97, 99는 대마를 살리기 전에 활용한 수. 백은 100으로 참았는데, 참고 1도 백 1로 끊으면 어떻게 될까. 흑 18까지 예상되는데 흑 대마를 잡기가 쉽지 않은 형태다. 이 대마를 잡지 못하면 바둑이 끝나버린다. 흑 105까지 사실상 대마가 살아갔다. 이때 백 106, 1…
국면의 초점은 흑 ●의 조속 생환 여부다. 탈출 전 흑이 77로 응수를 묻자 백은 78의 최강수로 응수한다. 백 80 대신 참고 1도 백 1, 3으로 공격할 수는 없는 걸까. 흑은 4, 6으로 백 진에서 수를 내려고 할 것이다. 이 싸움의 결말은 확실치 않다. 백으로선 흑 77과 백 …
흑 ●에 대해 응수하지 않고 백 62로 씌운 것은 좋은 감각. 흑 돌을 공격하려면 참고 1도 백 1로 둬야 하는데 흑 8까지 훨훨 날아가면 잡을 길이 없다. 흑 63으로 끼우자 백 64부터 72까지 일사천리의 진행. 백은 상변을 흑에게 내준 대신 중앙에 두터운 세력을 쌓았다. 흑…
알파고마스터는 백 50으로 좌상 귀에서 패를 냈다. 처음 좌상 쪽에 뛰어들 때부터 작정한 것일까. 그렇다면 팻감은 어디 있을까. 덩치가 큰 패인 만큼 웬만한 팻감은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일까. 백은 패를 당장 결행하지 않고 백 54로 상변에 침입한다. 예를 들어 참고 1도 백 1로…
흑 ●가 인간계에서 그동안 배척받았던 것은 바로 백 38과 같은 침투 수단이 있기 때문. 하지만 인공지능은 이런 게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백 38로는 귀에 직접 들어갈 수도 있지만 알파고마스터는 더 크게 수를 내려고 한다. 흑 39로 눌러가도 백 40, 42로 수습은 어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