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끼리의 대국에서 오랜만에 보는 평온한 초반 진행이다. 백 20에 흑 21의 응수는 소극적인 듯하지만 정수라 할 수 있다. 참고 1도 흑 1로 두는 것은 백 6까지 뛰어나오면 흑이 공격당하는 형국이 된다. 그렇다고 집으로 특별히 소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흑 25의 3·3 침입…
흑 5의 굳힘은 조금 생소하다. 소목 굳힘이 화점 굳힘보다 크다고 여겨 왔기 때문이다. 흑 5의 화점 굳힘은 ‘이른 3·3 침입’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백 6으로 낮게 걸칠 때, 흑 7로 받거나 마늘모로 받는 것은 알파고가 선호하는 수법. 이전까지 참고 1도 흑 1로 협공하는 것…
승부가 갈린 곳은 바로 하변. 참고도를 보자. 흑 ○로 중앙 백의 약점을 노릴 때 백 1(실전 132)로 하변을 둔 것이 이상했다. 흑이 2로 응급조치를 한 뒤 4로 나온 것이 백 1의 실수를 제대로 응징하는 수였다. 백은 하변 흑을 잡기 위해 백 17까지 뒀으나 이 모양은 나중에 흑…
흑 29의 팻감까지는 서로 손해팻감 없이 패를 다퉜다. 백 32가 한 집 손해. 백 두 점을 살렸을 때 손해인 것이다. 백 38은 꼭 패를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팻감. 39의 곳에 잇는 팻감을 쓰면 손해가 없지만 실전처럼 둬야 42로 단수하는 팻감이 하나 더 나온다. 백 …
우상에서 패가 났다. 불리한 백으로선 마지막 돌격대의 심정으로 결행한 것이다. 형태상으로 백의 ‘꽃놀이패’다. 하지만 흑의 팻감이 워낙 많아 백이 이기기가 쉽지 않다. 우선 손해 안 보는 팻감부터 먼저 써야 한다. 백 102, 108은 팻감이 되는 곳. 참고 1도 백 1로 이으면 …
백 70으로 따낸 것은 패를 노리는 수. 하지만 중앙 백이 약하고 팻감이 부족해 당장 결행할 수는 없다. 백은 우선 큰 끝내기부터 하고 본다. 백 72, 74로 석 점을 살린 것이 가장 큰 곳. 팻감에 자신 있는 흑은 75로 서슴없이 단수한다. 결국 백은 80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데…
우하 흑과 좌상 백을 서로 바꿔치기한 형국. 하지만 우하 흑은 아직 패의 여지가 남아있는 반면 좌상 백은 99% 죽은 모양이어서 이 바꿔치기는 백의 손해다. 백 50에 참고 1도 흑 1, 3으로 나와 끊는 것은 무리. 백 4가 선수가 돼 6까지 흑 두 점이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
백 ○는 흑이 42의 곳으로 받기를 바란 수인데, 흑이 33으로 두자 차질이 생겼다. 흑은 우하 쪽에 더 이상 손을 대지 않고 흑 35로 나온다. 원래부터 노리던 곳인데 이렇게 국면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한술 더 뜨는 느낌이다. 백은 우하에서 흑이 손을 뺀 것에 대해 38, 40으로…
흑 ●에 대해 복잡한 결말을 싫어하는 알파고는 백 14로 가장 간명한 수를 둔다. 물론 이렇게 둬도 형세가 나쁘지 않다고 계산을 마쳤을 것이다. 흑은 21로 백 한 점을 잡아 좌변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백도 22로 흑 두 점을 잡아 좌변의 손해를 어느 정도 벌충했다. 그런…
흑 ●는 강렬한 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타협을 위한 수다. 흑은 중앙 두 점을 잡고 백이 살아갈 때 103으로 우하 흑을 보강한다. 백 104가 좋은 연결 방법. 여기서 흑이 참고 1도 1로 두면 백 2로 깨끗이 연결한다. 이어 백은 선수를 잡고 4의 요충지를 차지한다. 흑 1…
흑 81이 좋은 행마. 눈엣가시 같은 백 ○를 사실상 가둬두는 수다. 백이 한 점을 살리려면 참고 1도 백 1을 둬야 하는데 흑 2∼6을 선수하고 8로 공격하면 백이 곤란하다. 살려도 득이 없다는 얘기다. 백은 82, 84로 좌변을 크게 키운다. 하변 백 두 점이 외롭게 보이지만 …
좌하 귀에서 험악한 상황이 발생했다. 흑이 무난하게 탈출하면 백의 가장 큰 집이 사라지게 된다. 백 64로 이은 것이 가장 강력한 수. 흑도 물러서지 않는다. 탈출에만 급급하지 않고 흑 67로 끊어 사생결단의 자세를 취했다. 국면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다. 백 68은 축을 방지…
백은 48까지 또 한 번 흑 귀를 도려냈고 그 대신 흑은 49로 우상 백을 무력화시켰다. 우하와 우상을 사실상 맞바꾼 셈이다. 백 50과 흑 51로 큰 곳을 사이좋게 차지한다. 흑 51 때 백이 바로 참고 1도 백 1로 움직이면 흑은 12까지 우하귀를 먼저 정리한다. 우상 백 넉 …
흑 31, 33은 축이 유리해야 택할 수 있는 정석. 백이 34로 보강하지 않으면 당장 축에 걸린다. 물론 백 34로는 참고 1도 백 1로 젖히는 수도 있다. 일단 흑 8까지는 필연의 수순인데 이후로 매우 복잡한 변화가 숨어 있다. 알파고 제로는 간명한 걸 좋아하니 이런 정석은 잘…
흑의 3·3 침입에 백은 20으로 막았다. 예전에는 막는 방향을 굉장히 중시했으나 알파고 이후에는 어느 쪽을 막더라도 한판의 바둑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흑 23으로는 요즘 참고 1도 1을 먼저 두는 경우가 많다. 백 14까지 예상도인데, 잘 어울린 한판이라 하겠다. 흑 23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