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제로40의 셀프 바둑을 3번째 소개한다. 흑 5의 걸침에 받지 않는 것은 알파고 이전에는 생각도 못 한 개념이다. 양걸침을 허용하면 좋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그걸 깬 것이다. 실전에서도 흑이 11로 양걸침을 했으나 백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흑 15로 붙이는 수가 양걸…
이 대국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2곳이었다. 우선 참고 1도. 흑 1(실전 103)로 침입했을 때다. 사람이라면 백은 보통 A나 그 부근에 둬 상변을 지켰을 것이다. 그런데 백 2는 정말 떠올리기 힘든 수다. 두텁지만 무미건조한 이 수가 과연 형세를 유리하게 이끄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을…
최근 개막한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선 국내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돌바람’이 형세 판단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엔 프로기사 2, 3명이 해주던 것을 AI가 대신하고 있는 것. 중국 바둑대회에서도 이미 자국 AI 프로그램인 줴이(絶藝)가 형세 판단을 하고 있다…
82의 비마끝내기는 백의 권리이다. 흑 83이 위험해 보이는 응수타진. 참고 1도 백 1로 두면 우상 흑의 삶은 어떻게 될까. 이때 흑 2로 젖히는 것이 좋은 수. 백은 3, 5로 물러서야 한다. 백 1의 끝내기가 작지 않지만, 백 알파고 제로는 후수가 되는 것이 싫었던 것. 선수…
흑 63이 알파고의 독특한 감각이다. 아마추어 고수 정도 되면 본능적으로 참고 1도 흑 1로 젖히는 것을 떠올린다. 이런 이단젖힘이 돌의 활력을 극대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밋밋하다 못해 하수나 둘 법한 흑 63은 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참고 1도의 결과를 보면 흑 …
흑은 43부터 49까지 간명하게 중앙 흑 대마를 수습했다. 이같이 빠르고 손쉬운 수습을 잘하는 것이 알파고의 특기다. 백 50부터 본격적인 끝내기가 시작됐다. 형세는 매우 미세하다. 흑 51은 선수로 중앙에서 주도권을 잡는 수이다. 중앙만 생각한다면 참고 1도 백 1로 받는 것이 …
흑 ●는 절대 필요한 수. 백 24부터 외길이라고 볼 때 흑 ●가 없으면 큰 수가 난다. 물론 백 24 이후 수순은 사실 팻감을 없애는 수라 프로기사들은 이렇게 두지 않는다. 하지만 알파고는 팻감을 남겨놔야 한다는 계산이 아예 없는 듯하다. 패가 날지도 모른다고 팻감을 놔두는 인간과 …
흑 ●에 백 4(104)로 응수한 것은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아마 알파고 등장 이전에 이런 수를 뒀다면 ‘느슨하기 짝이 없는’ 수라고 질타를 받았을 것이다. 아마추어 고수만 돼도 참고 1도의 진행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흑 ●에 직접 응수하지 않고 실전 백 4로 두는 것은 인간의 …
전보 마지막 수인 백 ○는 하변 백 말의 타개를 위한 수. 이에 대해 참고 1도 흑 1, 3으로 백의 미끼를 덥석 문 꼴이다. 8까지 백 모양이 두텁다. 실전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전과 참고 1도의 차이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쨌든 백은 94, 96으로 …
백이 우변에서 손을 빼고 ○로 밀어갔는데 흑이 우변 백을 잡으러 가면 어떻게 될까. 우선 참고 1도 흑 1로 따내야 하는데 백은 대꾸도 하지 않고 2로 하변을 제압한다. 흑 3으로 패를 방지하며 잡으려고 해도 백 4, 6으로 곱게 죽는 형태는 아니다. 결국 흑은 75, 77로 물러설 …
전보에서 평화 무드가 전개됐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조금만 허점이 보여도 상대는 바로 찌르고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흑 61이 흔한 붙임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이면 젖히라’는 격언대로 뒀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실전처럼 백 62로 한발 물러나 안형을 갖춰야 흑의…
흑 ●의 초강수로 반상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이곳에서 대형 전투가 발발할 조짐이 보인 것. 이어 흑 49는 정식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백은 50으로 점잖게 대응한다. 흑 두 점을 강력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우선 우하 백돌부터 살리고 보겠다는 화해의 제스처. 그러자 흑도 화…
흑 31, 33은 프로기사들이 자주 두는 수법은 아니다. 보통 초보자를 가르칠 때 나오는 접바둑용 정석이다. 그래서 좀 촌스럽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간의 기보를 익히지 않은 알파고 제로40은 그런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는다. 백도 접바둑 식으로 둔다. 백 34로 3·3에 …
이번에도 알파고 제로40의 셀프 대국을 소개한다. 흑 5의 즉각적인 3·3침입은 이젠 당연시되는 분위기이다. 백 8은 좌상귀 정석처럼 A에 두는 것이 대세. 백이 8로 간명하게 둔 것은 여기서 선수를 잡은 뒤 좌상 귀 3·3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그만큼 알파고는 3·3을 매우 비…
알파고가 제로 버전까지 실력을 키워왔지만 불리한 상황에선 엉뚱한 수를 둔다는 사실을 이 바둑에서도 볼 수 있었다. 먼저 참고도를 보자. 백 1(실전 140) 때가 문제였다. 이때 형세는 백이 앞서고는 있으나 흑도 좌변 백 진을 깨며 맹추격한 상황.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흑 2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