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팻감이 많은지가 승부를 좌우한다. 일단 흑이 패를 따내야 하는데 갑자기 흑 67을 둔다. 팻감으로 써야 할 수를 그냥 선수로 소비한 것. 이어 흑 69로도 패를 따내지 않고 엉뚱한 곳을 들여다본다. 이때 백이 패를 조여 가면 ‘한 수 늘어진 패’가 ‘단패’가 되는데, 여기서…
흑이 중앙 백 6점을 잡아서 형세는 미세해졌다. 전보 마지막 수인 백 ○부터 52까지는 중앙 흑 집을 줄이는 수순. 여기서 흑 55는 참고 1도 1로 두는 것이 부분적으로 정수. 하지만 백 2로 흑 집이 부서지면 흑이 유리하다고 하기 어렵다. 그래서 흑이 55로 버티자 백 56으로…
흑 21은 하변 백 대마를 봉쇄하면서 좌변에 집을 키우자는 뜻. 그런데 백은 대마 보강 대신 24, 26으로 우변 흑 집부터 깨고 나섰다. 실속을 챙기는 얄미운 수다. 그렇다면 대마 공격에 더욱 거세게 나설 수밖에 없다. 흑 27의 응수타진이 엉뚱해 보이지만 중앙 백 대마 공격과…
흑 ●는 지나가는 길에 선수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백이 참고 1도 1로 덜컥 막았다간 사고가 난다. 참고 1도 흑 2∼6으로 진행되면 백 대마의 눈 모양이 사라져 위험해진다. 그래서 실전 백 2로 두고 흑 3을 허락할 수밖에 없다. 흑은 반전의 계기를 잡기 위해 상변에서 5, …
전보 마지막 수인 백 ○는 보면 볼수록 꼭 필요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 소홀히 하면 흑 A로 붙여 선수로 끝내기하는 수가 있다. 흑 83, 85는 흑 ○의 축머리. 백 86의 보강이 필수다. 이어 흑 87로 막아 하변과 우하 백을 모두 공격 사정권 안에 두려 한다. 백은 여…
좌변 전투의 여파가 마무리 단계다. 백 72까진 예상된 수순인데 흑 73이 검토실 프로기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물론 흑 73은 의미가 있는 수. 참고 1도를 보자. 흑이 73을 두지 않고 1, 3으로 중앙 백 한 점을 잡으면 백 4로 흑을 조여 간다. 백 8 때 흑은 넉…
백 ○가 강렬한 반격. 놓이고 보니 더 아픈 느낌이 든다. 흑은 53으로 일단 밖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다. 외곽이 틀어막히면 아까 잡은 백 ○ 다섯 점을 다 놓고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앙의 흑 넉 점도 붕 떠 있는 상황이어서 탈출이 여의치는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 틈…
흑은 백을 여기서 KO시키겠다는 듯 35∼39로 끊어 간다. 이로써 백 5점이 완전히 흑에게 포위됐다. 이 돌들은 자체 삶도 불가능하고 중앙 흑의 약점도 축이 불리해 당장 추궁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바둑 끝? 백 40은 응수타진. 처음 볼 때는 무슨 수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무…
우상 귀 삼삼 침입에 대해 백 22까지는 알파고 이후 흔히 등장한 모양이다. 백 22 때 손을 빼는 게 포인트. 흑은 23으로 우변을 넓힌다. 이제는 하변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기. 백 24와 흑 25는 평범한 진행이어서 당분간은 무난한 포석이 이어지겠다고 생각한 순간, 백 26의…
알파고 제로는 이 바둑의 주인공인 알파고 마스터를 상대로 89승 11패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인간끼리는 호선 바둑이 아니다. 커제 9단에게 3-0 완승을 이끌어낸 알파고 마스터를 이겼으니 이젠 알파고와 인간의 실력 격차가 2점 이상 벌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 2의…
끝까지 마무리했으면 백의 반집 승. 인간의 바둑에선 만에 하나라도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반집 승부면 계가를 하지만 알파고의 바둑에선 막판에 반집이나 만방이나 차이가 없다. 흑이 초반에 판을 잘 짰다. 그 대표적 장면이 참고도이다. 흑 1(실전 57)의 붙임이 큰 그림을 그린 수.…
반집을 다투는 미세한 승부. 지금 상황에서 포인트는 우상 변에 단수된 백 2점에 대해 누가 먼저 손을 대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좌하 귀를 마무리 짓고 가야 한다. 백 52, 54가 반집 승부의 물길을 백에게 돌린 승착. 참고도 백 1, 3으로 안이하게 흑 두 점을 잡는 것은 …
흑 ●는 손해 팻감이지만 패를 꼭 이겨야 하는 흑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좌하 귀에서 팻감을 만들지 못하면 팻감으로는 백에게 한참 달린다. 그런데 백 24의 팻감은 이해하기 어렵다. 참고 1도 백 1의 팻감을 쓰는 것이 이득. 팻감이 하나 느는 것은 물론이고 집으로도 백이 손해…
흑 ●는 이렇게 먹여쳐 백 4와 교환해 두는 게 이득이다. 이걸 생략해 뒷날 백이 참고 1도 1을 두면 ‘가’로 끊는 수가 생긴다. 백 ‘가’는 좋은 끝내기이자 팻감이 된다. 지금 국면의 핵심은 바로 흑 17, 19로 패를 하는 것. 승부를 가름하는 패다. 그런데 문제는 팻감. …
중앙 백 대마가 아슬아슬한데 결정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백은 대마를 얼른 가일수하거나 연결하지 않고 86까지 둘 수 있는 곳은 다 두고 있다. 86을 생략하면 흑 A로 끼우는 수가 있어 백 한 점이 떨어진다. 백이 찾아 먹을 수 있는 걸 다 찾아 먹자 흑은 87, 89로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