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 루이. 홈런을 치고 싶지만 오늘 시합에서 또 졌다. 엄마 심부름으로 마트에 갔다 고교 야구부 주전이었던 센 형을 만난다. 센은 루이의 시합을 봤다고 한다. 홈런을 치는 법과 함께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센도 시합에서는 홈런을 쳐 보지 못했다며 언…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로운 집에서 살 거야.” 아빠가 기뻐하며 말한다. 엄마도 무척 좋아한다. 두 분은 내게 가방을 건네며 물건을 담으라고 한다. 정말 사랑하는 것만 가져갈 수 있다며. 어항,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나무 의자, 마당의 배나무, 함께 노래 부르는 …
“독재자, 폭군, 고문 가해자…. 그들 대부분의 뒤에 회초리나 채찍을 휘두르는 양육자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내 이름은 삐삐롱 스타킹’을 쓴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평화를 위해 먼저 가정에서 어린이에 대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한다. 1978년 그…
파란색 분홍색, 짧은 머리 긴 머리, 개구쟁이 말괄량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상징하는 색깔, 머리 모양, 표현이 나뉘어 있는 현실을 하나하나 짚는다. 축구공을 날렵하게 몰고 가는 공격수, 우아한 동작을 선보이는 무용수, 자유롭게 파도 사이를 누비는 서퍼. 언뜻 봐선 남자인지 여자…
창문 너머 집 안에서 늑대가 입을 벌리고 있다. 빨간 망토 소녀와 할머니를 삼킨 걸까? 알고 보니 할머니, 소녀와 함께 차를 마시고 파이를 먹고 있다. 늑대는 할머니가 만든 파이를 아주 좋아한다. 귀여운 아기 염소 일곱 마리가 엄마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 앗, 그게 아니다. 식탁은…
영화 ‘해리포터’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유명 영화 음악가 존 윌리엄스가 만든 곡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악이 들어간다는 것. 알고 보면 오케스트라 음악은 일상 곳곳에 스며 있다. 바이올린, 클라리넷, 트럼펫의 구조와 특징부터 오페라와 발레처럼 오케스…
“오늘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야.” 엄마의 폭탄선언에 깜짝 놀란 아빠와 아이. 엄마는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느라 진을 빼고, 회사 일은 만만찮은 데다 혼나는 것도 다반사. 마음속 사랑이 사라진 것 같다. 한 조각만 빼고. 그래서 결심한다. 남은 사랑은 나에게 쓰자고. 과자를 먹으며…
여성이 강아지를 찾는 포스터를 벽에 붙인다. 그러다 거리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청년을 본다. 배가 고픈 걸까. 여성은 그에게 사과를 건넨다. 이를 본 한 남성은 찌그러진 캔을 주워 쓰레기통에 버린다. 자동차 장난감을 갖고 노는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아이는 풍선을 잃고 우는 소녀에게 주…
깜깜한 거실에서 갈색 강아지 루리가 뭔가 챙기고 있다. 밥그릇과 뼈다귀, 가족사진. 그렇다. 가출하려는 거다. 루리는 이유를 직접 들려준다. 매일 아침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삶은 환상적이었다. 엄마 아빠와 식탁에서 저녁을 먹고 같이 잠자리에 들었다. 한데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순한 눈을 가진 하얀 강아지 앞에 새 한 마리가 다가와 말한다. “안녕?” 둘은 물과 밥을 나눠 먹고, 새가 강아지 등에 올라타며 노닌다. 이 풍경들 속에 박준 시인의 시 ‘우리는 안녕’이 흐른다. ‘안녕은 혼자를 뛰어 넘는 말이야./안녕은 등 뒤에서 안아주는 말이야.…안녕은 조심…
다리만 살짝 보일 정도로 아주 큰 파란 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이는 ‘파란모자’로 불린다. 인사를 해도 파란모자는 반응이 없다. 파란모자가 길을 가다 여기저기 부딪히고, 사람들은 슬슬 그를 피한다. 사람이 없는 숲으로 간 파란모자는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낮잠도 즐긴다. 낯선 세상과…
짱구 엄마와 누나가 땀 흘리며 키운 고추밭에서 고추가 무럭무럭 자란다. 한데 고추를 훔쳐가는 도둑 때문에 강 건너 대추마을이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가 돈다. 어느 날 밤, 포대 자루를 든 그림자가 짱구네 고추밭으로 다가가 사정없이 고추를 따서 자루에 꽉꽉 채운 후 떠난다. 고추는 그…
소풍 가는 버스 안. 방귀가 나올 것 같다. 며칠 전 체육 시간에 “뽀옹∼” 방귀를 뀐 친구는 놀림거리가 됐다. 참아야 한다. 아, 그런데 이러다가 몸이 풍선처럼 커질까 걱정된다. 방귀를 참느라 진땀 흘리며 애쓰는 아이의 심정이 생생하게 묘사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몰래 방귀를 뀔 수…
식빵이는 자기 모습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진 크루아상, 알록달록한 도넛, 겉은 매끈하고 속은 꽉 찬 크림빵과 단팥빵, 달콤한 시럽과 과일이 가득한 핫케이크까지. 식빵이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점점 주눅이 든다. 그러다 토마토와 양상추가 담긴 화려…
‘동물 쉼터 농장’에는 한쪽 눈이 안 보이는 말 찰리와 늘 혼자 있는 염소 잭이 산다. 자꾸 부딪히고 길을 잃는 찰리. 잭은 그런 찰리를 지켜본다. 어느 날 마른 흙덩이를 발로 계속 긁는 찰리를 보던 잭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용기를 내 말한다. “이쪽이야, 찰리.” 잭은 들판으로 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