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시에서 유명한 피아노 연주자가 되는 꿈을 이룬 곰. 시간이 흘러 박수 소리가 희미해지자 숲으로 돌아왔지만 도시의 추억이 그립다. 어느 날 아기 곰이 태어나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아기 곰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숲에서 뛰어놀던 아기 곰은 피아노를 발견하고 아빠에게 도시에서 있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열한 살 소녀 오로르. 말을 하지 못해 태블릿에 글씨를 써서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들은 ‘자폐’라고 하지만 오로르는 조금 다른 거라고 여긴다. 처음 간 학교가 좋기만 한 오로르는 별, 동화에 대해 아는 걸 말하고 선생님에게 칭찬받는다. 그러자 친구들이…
주먹밥을 쥔 돼지에게 늑대가 군고구마와 바꾸자고 한다. 돼지가 좋다고 하자 늑대는 주먹밥을 냉큼 먹어치우고는 군고구마를 주지 않고 가버린다. “흐어엉!” 울음이 터진 돼지. 생쥐가 이유를 묻는다. 이를 들은 생쥐는 “누굴 좀 불러올게”라며 달려간다. 토끼를 만난 생쥐는 “늑대가 주먹밥…
창 너머로 보이는 소나무, 그 가지에 앉은 까마귀, 하늘의 달. 이들 낱말은 입안에서 엉켜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발표하는 날, 입이 꼼짝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키득거린다. 나를 데리러 온 아빠는 강가로 향한다. 눈물이 차오르는 내게 아빠는 말한다. “너도…
식빵처럼 생긴 창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방에 생긴 노란 토스트 무늬. 그 위에서 아이가 잠들고 몸은 노릇노릇 따뜻해진다.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가 스푼을 타고 들어온다. 버터나이프는 말랑말랑해진 강아지도 데려온다. 살랑살랑 바람 조금, 보들보들한 구름을 올리면 냠냠 맛…
아이의 질문은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쉽게 답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학교란 뭘까? 뭐 하나는 꼭 빠뜨리고 가는 곳, 나와 친구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찾아내는 곳, 숙제나 시험이 있으면 다 같이 “아아!”라고 투덜대는 곳…. 그렇다면 거짓말, 친구, 행복, 용서, 자립은 뭘까? 심오한…
엄마가 잠든 사이 괴물이 잡아갈까 무서운 아이. 괴물 나라는 바다를 건너고 산도 넘어야 하는 먼 곳에 있다고 여긴다. 엄마가 “집까지 오려면 엄청 오래 걸리겠다”고 하자 아이는 고개를 젓는다. 스케이트를 신거나 자동차 혹은 비행기를 타고 올 수 있다는 것. 엄마는 괴물이 타기에 자동차…
산타가 될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있다. 바로 산타 유치원이다. 아이들은 순록을 돌보고 썰매 타는 법, 살금살금 걷는 법, 크리스마스 노래를 배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 할아버지에게 온 엄청난 편지들을 정리하고 선물 포장도 돕는다. 산타 할아버지와 숲으로 전나무도 베러 간다.…
바나나 자매인 바나 나나 나바 할머니. 셋은 꼭 붙어 있다. 사이좋게 지내지만 TV 채널을 놓고 다투기도 한다. 날씨 좋은 어느 날, 할머니들은 온천, 과일 가게, 고향으로 각각 가려다 셋으로 쭉 갈라진다. 온천욕을 즐기던 바나 할머니는 원숭이가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자 얼른 도망친다.…
지금 하고 있는 무언가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건지 모른다. 베토벤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기에 슈베르트는 영감을 받아 작곡한다.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고 싶어 사람들은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기관사가 기차를 잘 운행해 지휘자가 공연장에 제때 도착했고, 콘서트홀 직원들이 …
누나가 씹던 껌이 사이먼 머리카락에 붙었다. 누나가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다듬지만 사이먼의 머리는 엉망이 된다. 친구들은 “까치둥지”라고 놀린다. 울먹이며 달려가는 사이먼. 이를 본 로즈 할머니는 낚싯대를 가져와 “놀림에 걸려드는 건 낚시 미끼를 무는 것과 같다”며 미끼를 물지 않는 법…
숲속 동물들 사이에서 늘 혼자인 웜뱃. 오소리를 닮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이상하게 생겼다며 아무도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땅 파기를 좋아하는 웜뱃은 매일 땅굴을 만든다. 토끼, 캥거루, 코알라는 굴 파는 소리가 시끄럽고 숲이 구멍투성이가 됐다고 투덜거린다. 어느 날 큰 불이 숲을 …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는 고양이 ‘깜냥’. 피자집에 간 깜냥은 주인아주머니가 개발한 메뉴에 홀딱 반한다. 가게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자 깜냥은 피자를 배달하고 아주머니가 장 보러 간 사이 주문받은 피자도 뚝딱 만든다. 냄새로 잽싸게 재료를 파악하고 아주머니의 어깨 너머로 본 요리를 그대로…
털복숭이 강아지 아롱이. 매일 빠지는 털이 백 개는 넘는 것 같다. 집은 금세 털로 가득해지고 새들이 둥지를 튼다. 소문을 들은 토끼, 여우, 곰, 원숭이, 다람쥐까지 숲속 친구들이 모여든다. 꿈에 그리던 털집을 찾은 동물들과 아롱이는 신나게 춤춘다. 털바다에서 헤엄치고 털언덕에서 데…
‘하늘에/별이 반짝이네//할머니가 말했네/저 많은 별은/딱따구리가 하늘에/구멍을 낸 것이야//반짝이는 별들/하늘구멍/참 많이도 뚫었네’(시 ‘하늘구멍’) 까만 하늘의 별을 딱따구리가 만들었다고 노래한다. 시인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호기심과 애정, 안쓰러움이 담겼다. ‘새 길을 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