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픽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다. 동화치곤 그림이 매우 사실적이고 스토리 라인도 탄탄하다. 인류보다 앞서 생쥐가 달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나중에 생쥐의 우주선 설계도를 인간들이 베꼈다는 발상이 참신하다. 비밀을 유지하려고 인간들이 생쥐의 별명을 암스트롱으로 지…
어머니와 함께 물을 길러 나간 한 소녀의 어느 하루를 그린 일기다. 수도꼭지만 돌리면 언제 어디서든 맑고 시원한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의 마음에, 물을 얻기 위해 빈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먼 길을 떠나는 가족의 이야기가 얼마나 가 닿을지는 알 수 없다…
“부너 자우아” “사바이디” “소우보나” “불라”. 각각 루마니아, 라오스, 아프리카 줄루어, 피지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말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극까지 대륙별로 나라마다 사용하는 언어를 간단히 소개하고 “안녕하세요” “날씨가 좋네요” …
암탉 깜둥이가 낳은 병아리 중 한 마리가 실수로 뜨거운 아궁이에 뛰어든다. 불에 덴 이 병아리는 부리가 문드러지고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 삐딱하게 걷게 되고, 순진이네 식구들에게 ‘빼떼기’라는 별명을 얻는다. 식구들은 어미 닭도 외면하는 이 새끼를 극진하게 보살피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이…
“내가 누구지?” 멋진 숲속의 작은 벌레는 나무에 등을 긁을 때마다 키가 자랐고, 털에서는 팔과 다리가 자라났지만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숲은 말한다. “넌 곰이잖아!” 세상과 구분된 ‘나’는 정말 존재할까, 나는 어떤 개성을 갖고 있을까? 곰은 자기가 보지 않아도…
볏짚 한 ‘가리’가 우뚝 솟은 늦겨울 마늘 밭, 꼬들꼬들 맛나게 말려둔 가지 한 ‘거리’, 한손에 살며시 감싸 쥔 모 한 ‘모숨’, 부엌에 걸린 탐스러운 명태 한 ‘꿰미’, 철썩철썩 나무 떡메로 차지게 내려친 따끈한 인절미 한 ‘모태’…. 예쁘고 정겨운 우리말 단어지만 도시 생활에…
이른바 ‘문제아’는 따로 정해져 있는 걸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말썽괴물’이 있다는 내용의 이 기발한 동화책을 읽는 순간, 문제아로 낙인찍는 어른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을 것이다. 주인공 지유는 수업시간에 연필을 던지고 친구 그림을 구기는 등 줄곧 말썽을 부린다. 지유의 …
여섯 살 때 처음 혼자 밀크캐러멜을 사먹으러 동전을 움켜쥐고 구멍가게로 뛰어갔다. ‘얼마예요’라는 의문문이 기억나지 않아 “이거 몇 원이에요?”라고 물었다. “몇 원? 으하하…. 몇 원이 뭐니?” 가게 주인의 비웃음 소리를 아직 기억한다. 이 책 내용은 47년 전 발간된 단편집 ‘…
아이는 빨래를 개는 엄마에게 문제를 낼 테니 맞혀보라고 한다. 자신의 시선으로 사물을 관찰한 아이는 높은 산부터 불도저, 선풍기 등 온갖 것들을 몸으로 표현하며 퀴즈를 낸다. 계속 문제를 내지만 엄마는 하나도 못 맞히고, 아이는 슬슬 화가 난다. 엄마도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티격태격.…
전병호 신형건 두 시인이 협력해 정지용 시인(1902∼1950)이 발표한 동시와 동시로 읽힐 만한 시를 처음으로 추려 엮었다. 정 시인은 1926년 6월 ‘학조’ 창간호에 동시 5편을 실은 뒤 여러 문예지와 신문을 통해 동시를 꾸준히 발표했다. “새삼나무 싹이 튼 담 위에/산에서 …
“눈 덮인 나무 위 한 마리 새의 노래가 한 음 한 음 겨울 끝자락에 작은 구멍을 뚫고 부드럽게 조심스레 봄의 머리맡에 내려앉는다. 푸른빛으로 조그맣게 인사하듯 눈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크로커스.” 초봄부터 늦겨울까지 하루하루의 자연에 대한 생각을 시에 담아 그림일기처럼 묶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있지만 겁이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동화책이다. 자연을 만끽하기 안성맞춤인 따뜻한 봄날 이 책을 갖고 집을 떠나보자. 귀엽지만 소심한 판다 바오바오는 어느 날 용기를 내 자기가 살던 대나무 숲을 과감히 떠난다. 주변 숲을 거쳐 바닷가까지 가는 여정에…
타고난 것들 가운데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 전화위복의 교훈을 유쾌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로 푸는 솜씨가 대단한 동화책이다. 주인공 롤라는 매끈매끈하고 보들보들한 털을 자랑하는 멋쟁이 양이다. 어느 날 목장에서 털을 깎여 북슬북슬하고 너저분한 털을 갖게 돼 실의에 빠진 롤라. 하지만…
꼬마 때는 “이제 자야지”라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누워도 눈을 감기 어려운 밤이 많았다. 말똥말똥 뜬 눈으로 불 꺼진 방 구석구석을 응시하다 보면 침묵과 어둠 속에 희미한 무언가가 나타나 마주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 꼬마 밥은 이를 닦고 혼자 잠자리에 든다. 베개 위…
동물들이 모여 사는 모모 시의 너구리 형사 너두리는 ‘킹왕짱’ 딸기 도둑을 놓친 뒤 ‘헛다리 형사’라고 놀림을 받는다. 모모 시의 최대 관심사인 털 자랑 대회를 앞둔 어느 날, 붉은 여우 미오가 빗을 도둑맞는다. 너두리는 미오에게 범인을 꼭 잡겠다고 약속하고 끈질기게 단서를 추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