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행동이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양육자들에겐 큰 사인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 아이의 미래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기도 해요. 사실 아이들은 한 가지 언어를 깨닫게 되면 세 가지 이상의 개념을 이해하게 된답니다. 어떤 가능성을 가졌는지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아이들이기도 해…
부모님이 늘그막에 낳은 귀하디귀한 아들, 만 가지 보물 같은 아이라 해서 이름이 ‘만보’입니다. 늘 부모님 뒤에서 세상과 마주하다 보니, 세상은 무서운 것투성이, ‘겁보’입니다. 어느 날, 부모님은 결심합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만보를 장날에 혼자 보내자!’ 산을 하나 넘어야 …
앨범을 보면 노란색 비옷을 입고 노란 장화를 신고 있는 어린 시절 사진이 있어요. 가방도 역시 노란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중충한 날, ‘길 조심 차 조심’에는 노란색만큼 분명한 색깔도 없겠지요. 이런 생각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노란 장화’입니다. 미리 사 둔…
산골에 혼자 사는 화가 아저씨에게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너구리입니다. 다짜고짜 참깨 수확은 언제 할 거냐고 묻습니다.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얼결에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면 다행이라며 너구리는 돌아갑니다. 꿈이었을까요? 너구리가 말을 하다니. 너구리의 방문은 허세와 어리광의 연속입니…
도서관에 몇 달간 틀어박혀 책을 읽는 작은 생쥐가 있습니다. 어느 날 책을 읽다 나온 생쥐는 친구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이 놓은 쥐덫 때문이었어요. 위협을 느낀 주인공은 배로 탈출하려 항구로 가보지만 호시탐탐 노리는 고양이 때문에 무산되지요. 어쩔 수 없이 하…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의 죽음입니다. 검은 두루마기와 노잣돈에서 연상되듯 저승엘 갑니다. 그런데 실수라네요. 다시 돌아가라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노잣돈이 필요하답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곳간은 텅 비었습니다. 이 곳간은 평소에 착한 일을 한 만큼 모인 곳이라는데 말입니다. 방법은 하나…
바비는 학교에서 힘든 게 딱 하나 있답니다. 바로 커비 선생님. 이 책 첫 장면을 보면 수업시간인데도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이가 보입니다. 주인공 바비인가 봐요. 수업 중인 교실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이가 있다면 아마 선생님도 힘들 것 같습니다. 표정 관리도 힘들고 마냥 다정한 목…
어린 시절 등허리에 보자기 한 번 둘러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렇게 슈퍼맨이 되어 높은 곳에서 뛰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 같은 영웅은,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영웅이 되어 보는 …
어른들이라고 아이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언제나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는 동안 끝도 없는 질문이 계속되는 시기가 있지요. 단순한 명사에 대한 질문은 답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설명이 좀 필요한 개념을 질문할 땐 난감해지곤 합니다. 어떤 경우는 어른들의 편견이나…
최정금은 작은 모티브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힘이 좋은 작가입니다. 전작 ‘변신 쥐가 돌아왔다’는 옛 이야기를, ‘비형랑’은 역사 설화를 소재로 삼았는데, 각 소재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아이들의 고민을 건드리고 있는 지점이 돋보였습니다. 이 책은 ‘가온’이라는 가상의 나라가…
토미 웅거러(올바른 표기는 ‘욍게레’)의 작품 세계는 그 누구도 따르거나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르와 영역을 넘나드는 독특하고 강렬한 풍자 때문에 한동안 어린이 책 관계자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그의 그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해졌고 팬들의 사랑도 …
“림혁이라고 하고, 북조선에서 왔슴다. 얼마 전 영국에 왔고, 영어는 한 개도 못 함다.”(41쪽) 주인공이 어렵게 말을 꺼냅니다. 짐작하시겠죠. 탈북 청소년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신산합니다. 북한과 중국을 거쳐 남한에 와서 2년을 살았지만 남한의 벽은 공고했습니다. 결국 신분…
그림책 안에서 그림과 글의 몫은 다릅니다. 사자가 나타나도 어떤 모습의 사자를 그릴지는 화가의 몫이지요. 그림 자체가 지닌 특성을 최대한 살려 묘사하고 한편으론 그림 자체의 서사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의견이 맞지 않는 글 작가와 화가가 함께 이런저런 사건…
창릉천 물총새 관찰기로 감동을 주었던 이우만 작가가 4년여 만에 새들과 함께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작가는 집 뒷산 쪽으로 창을 열어 그곳 새들 모두와 만났나 봅니다. 산속을 느리게 걸으며, 말을 걸어오거나 숨어버리는 새들과 사계절을 따라 가족을 이루고 머물기도 떠나기도 하는 새들…
‘나 좀 살려 주세요’라니, 그런데 다음 줄을 읽으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형이 사춘기라네요. 형제간의 토닥거림이 눈에 그려집니다. 표지 그림에 커다란 양철 냄비를 뒤집어쓴 형의 모습이 단호합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입니다. 사춘기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압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