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고양이 까망 씨는 어쩐지 나른해 보입니다. 주인(고양이 눈에는 좀 더 큰 고양이라는군요!)이 물고기 장난감을 가져와 같이 놀자고 해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제 보니 까망 씨를 위한 장난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가격표를 떼지도 않은 장난감들이 널려 있습니다. 그런데도 까망 씨…
보는 이에 따라 ‘아, 또 나왔네!’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역사와 이야기가 공존하는 삼국유사 원전은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에겐 보물창고입니다. 그래서인지, 삼국유사나 그와 유사한 제목을 가진 책이 한 해에 몇 권씩 나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은 원전을 가볍게 소비할 뿐, 그것이 …
세상에는 사람들 수만큼 다양한 얼굴이 있습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은 여러 가지 다른 얼굴을 갖고 삽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얼굴을 만나게 되는지는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누군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시다. 우리는 그의 얼굴과 눈을 살피…
아이들이 자라면서 한때, 장래 희망이 소방관, 경찰, 간호사일 때가 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을 잘 알아서라기보다 그들이 입는 옷이 가진 ‘멋짐’에 대한 아이들 식의 호감 표시일 것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의 그런 특성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그 시작이 슈퍼맨입니다. 빨갛고 파란 …
고래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강아지와 작은 새 한 마리도 친구가 되어 같이 기다립니다. 작가는 글 속에서 아이에게 혹은 독자에게 고래가 정말 보고 싶으냐고, 그것을 진정 원한다면 반드시 이렇게 저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주로 다른 사물이나 사건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새는 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은 인간의 눈에 참 경이롭습니다. 그런 경이로움이 신화와 과학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날 수 있게 하는 것은 깃털입니다. 이 책은 그 깃털에 관한 가장 기초적이고 아름다운 과학그림책입니다. 책의 부제가 이야기하듯이 ‘깃털의 쓰임새 16가지’를 보여줍니…
그림책을 읽을 때 재미있는 것은 시선과 방향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이야기는 방향성을 띱니다. 책장이 넘어가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이지요.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따라가며 읽을 수 있는 것이 그림책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책 속의 캐릭터와 책 밖 독자의 시선…
삼백이란 인물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얘야, 아무개야, 거시기야’ 이런 말에 대답하다 보니 이름 없이 살게 된 아이입니다. 이름을 세 번 불러 저승으로 데려간다는 저승사자도 이름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네요. 그래서 삼백 년을 살았답니다. 오래 살다 보니 아는 사람도 없고…
요즘은 꿈이 뭔지, 자신이 어떤 꿈을 갖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가 많습니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아니 그 이전부터 공부를 강요하는 세상 분위기에 느긋하고 평화롭게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꿈을 가졌다 해도 그것을 온전히 이루기란 쉽지 않은…
귀신 이야기는 아이들의 귀를 쫑긋거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거짓말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두근거리고 긴장되죠. 귀신 이야기를 듣는 동안의 긴장감은 묘한 쾌감으로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은 충동을 만들어 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도 그런가 봅니다. “할머니, 귀신 이야기 해 …
사람의 욕심이 부른 최악의 결과를 경고하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유럽에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대표적이라면 우리나라엔 ‘단물 고개’가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에는 ‘빨간 양초와 인어’가 같은 맥락입니다. 2014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글 없는 그림책 ‘빅 피쉬’가 나왔습니다. …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 엄마처럼 단발머리를 하고 싶은 도도가 사고를 냅니다. 스스로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라버린 것이지요. 어른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이가 집 안에 있으면서도 어른들 눈에 띄지 않고 지나치게 조용하다면 뭔가 자기만의 일을 하는 중일 것…
“내 그럴 줄 알았지.” 이런 말 들어 본 적 있나요? 경우에 따라 칭찬일 수도 있고, 꾸지람일 수도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한쪽에 치우쳤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편견처럼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상대는 이미 예…
아킴이 사는 강가 마을은 평온했습니다. 어른들은 일을 했고 아이들은 신나게 놀았지요. 무언가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전쟁이라는 말조차 몰랐습니다. 어느새 무서운 소리들은 등 뒤로 가까워져 집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아이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무언가로부터 달아나고자, 아는 …
동화책 제목으로는 좀 무뚝뚝해 보입니다. 계몽적이기도 합니다. 이 동화가 처음 발표된 것이 1949년이란 것을 알면 조금 이해가 됩니다. 그때 발표되었다는 것만 알 뿐 그 내용은 몰랐는데, 한 연구자의 집념으로 읽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광복 직후, 사는 것이 팍팍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