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끝난 텅빈 들판에 이따금 지푸라기가 바람에 날리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은 외딴 빈 집 이따금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 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고개 숙이면 수타사 계곡 잔물결이 보인다 물은 빼곡한 숲에서 산수유 피우다가 왔다 물결 사이를 유령처럼 떠도는 치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꼭 시간이떨어지는것같아 기
창고에서 나는 기다린다 이곳은 어두울 수도 있고 밝을 수도 있다 그것은 내가 스위치를 올리느냐 내리느냐에 달려 있기
나, 잡목 우거진 고랭지 이 여름, 깊은 가뭄으로 흠뻑 말라 있으니 와서, 또 와서들 화전하여라 나의 후예들 화력좋
벚꽃나무 머리 풀어 구름에 얹고 귀를 아프게 여네요 하염없이 떠가네요 부신 햇빛 속 벌떼들 아우성 내 귀 속이
여기 수선화가 있었어요 지금은 지워진, 아니 희미해진 마음의 꽃밭 하나 여기 수선화가 있었어요 결코 스스로
이곳에 숨어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병이 깊어 이제 짐승이 다 되었습니다 병든 세계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황홀합니
자연은 왜 위대한가. 왜냐하면 그건 우리를 죽여주니까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되살리며 하여간 우리를 죽여주니까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
그러나 사랑에는 순탄하든 험악하든 모두 제 갈길이 있는 것인데 이 사랑은 전혀 그런 길이 없는 것이에요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