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에서는 현대사회의 금융권력에 대한 수많은 비판서가 나왔다. 이 책의 저자는 금융권력의 지배 역사를 프랑스 혁명에서부터 추적한다. 프랑스 혁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세력은 민중이 아닌 상층 부르주아지였으며, 그 궁극적 동기는 돈과 권력이었다. 자유, 평…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19세기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열 살 아이에게 1년은 살아온 삶의 10분의 1, 50세 남자에게는 50분의 1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나이가 들수록 일정 기간의 시간이 전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속도…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난민의 이미지는 단순하기 짝이 없다. 개발도상국에서 전쟁이나 부패 권력의 박해를 피해 뗏목을 타고 타국으로 탈출하면, 인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타국 정부에서 난민을 구조하고 지켜 주는 그럴싸한 장면. 실상은 전혀 다르다. 한국이 유엔 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20년…
연말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내가 불필요하게 화를 내고, 남에게 상처 준 일은 없었는지 생각해본다.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고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왜 무시당해야 하는지 화를 내는 사람도 많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에우스 세네카(…
책을 읽으면서 1997년 영화 ‘가타카’가 떠올랐다. 유전자 분석이 일반화된 미래를 그린 영화다. 신생아들은 유전자에 따라 직업을 부여받는다. 주인공 빈센트(이선 호크)는 31세에 죽을병에 걸리는 최악의 유전자를 타고나지만 과학에 기초한 견고한 사회 시스템에 맞서 불굴의 노력으로 최상…
인간의 유일한 특성으로 여겨지는 언어는 언제 어떻게 발생했을까. 그 답은 우리의 목에 있는 작은 기관, ‘후두’에 담겨 있다. 박진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인간의 후두가 다른 영장류에 비해 훨씬 아래에 있는데, 그 경우 발음기관의 모양이 일자형이 아닌 ㄱ자형 튜브가 돼 더 많…
최근 관심이 커진 ‘87년 체제론’은 1987년 민주화운동을 현재 우리 사회의 전환점으로 인식한다. 이와 달리 이 책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기원을 1989년 독일 통일과 1991년 소련 해체를 전후한 탈냉전기에서 찾는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시대 인식이 냉전…
‘손자병법’이나 ‘삼십육계’에 대한 막연한 지식에 답답했던 독자의 갈증을 풀 수 있는 책이다. 병법서이자 고전으로서의 ‘손자’를 세밀하게 해부한 해설서다. 저자의 베이징대 강연 내용을 녹취·정리해 펴냈다.친절한 문체로 쓰였다. 대학 강의실에 앉아 강연을 듣는다는 상상을 하며 읽어 내려…
‘이빨 빠진 호랑이’일지라도 호랑이는 여전히 신비롭다. 세상을 떠났거나 권좌에서 물러난 독재자라 해도 숨겨진 일화와 뒷얘기는 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독재자의 곁에 있던 여인들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후 …
미국 유타 주의 주부 캐럴 앨든은 설치미술가이자 동물 애호가였다. 주위 사람에게 지극히 친절했던 다섯 아이의 엄마가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2006년 7월 약물에 찌든 남편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었다. 그는 남편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정당방위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
얼마 전 TV 오디션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기타리스트 신중현이 출연했다. 씨스타의 효린이 ‘커피 한 잔’(1964년)을 부르고, ‘노브레인’이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1969년)를 리메이크해서 연주했다. 노브레인은 “한국 록의 창시자 신중현 선생님이 없었다면 오늘날 저희 같은…
#1 초등학교 4학년 소녀 케이티 브린들은 낡은 아파트에서 싱글맘 엄마, 언니, 남동생과 함께 산다. 세 남매는 각각 아버지가 다르다. 케이티는 집 주변에서 동네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거나 술래잡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케이티가 엄마에게 “엄마가 내 얼굴을 때린 적이 있잖…
정조 16년(1792년) 영남 지역 선비들은 한양이 아닌 안동 도산에 있는 도산서원에서 과거를 치렀다. 관학이 아니라 사학(私學)인 서원에 과장(科場)이 열린 것이다. 과거에 앞서 정조는 도산서원이 모시는 퇴계 이황(1501∼1570)을 치제(致祭·죽은 신하에게 임금이 내려주는 제사)…
1699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텔레마코스의 모험’을 번역한 뒤 각 장 끝마다 ‘멘토링’ 포인트를 요점 정리하듯 덧붙여 엮은 책이다. ‘텔레마코스의 모험’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를 조언자를 뜻하는 보통명사 ‘멘토’로 대중화시킨 계기를 만든 작품…
‘노력을 알아주길 기다리지 마라’ ‘너무 고마워하지 마라’ ‘내가 받는 대우는 내가 만드는 것’ ‘나를 위해 요구하라’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 없다’…. 이 책의 목차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주저하는 여성들에게 외치는 구호로 가득하다. 여성들이 협상을 불편해하고 상대적으로 요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