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가 태어난 지 3일 안에 유모(乳母)를 구하는 것이 고례(古例)이니, 이를 따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태종실록 27권 중) 조선시대 왕비의 가장 큰 역할은 왕의 후계자, 즉 아들을 낳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아이가 태어나도 왕비는 젖 한번 물릴 수 없었다. 왕실에서 육아는 …
두 나라 한 도시 ‘노갈레스’는 담장을 경계로 갈라진다. 담장의 북쪽은 미국 애리조나 주 노갈레스 시며, 남쪽은 멕시코 소노라 주 노갈레스 시다. 몇 발짝 떨어지지도 않은 이 두 지역 사람들은 조상도 같고 즐겨 먹는 음식도 같으며 즐겨 듣는 음악마저 비슷하다. 하지만 남북의 삶은 사뭇…
‘생각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생각은 과거의 기억을 통해 ‘그냥 떠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I think)’가 아니라 ‘바람이 분다(It winds)’와 같이 ‘생각이 떠오른다(It thinks)’가 진실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특정 생각이 떠오르기…
아기를 낳고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한 친구는 요즘 부쩍 감정이 복잡한 모양이다. 아기 똥까지 예뻐 보인다며 행복해하다가도 출산 전보다 불어난 몸매에 울적해하고 시어머니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고, 또 그러다 남편이 명품 지갑을 사주면 만족스러워한다. 출산 후 자아실현은커…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게 되어 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이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은 대권주자들에 대해 누가 낫네…
“이 많은 투사의 신변에는 묘령의 꽃과 같이 아름다운 ‘맑스 걸’ ‘엥겔스 레이디’들이 마치 그림자처럼 그 뒤를 따르며 살풍경한 사상운동 선상에 한 떨기 꽃수를 놓아줬다.”(‘삼천리’ 1931년 7월 1일, ‘붉은 연애의 주인공들’)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 특히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의…
1955년 중국에서 초판이 나온 이 책은 사마천 전기의 고전으로 불린다. 사마천에 관한 자료는 많지 않다. 사기(史記)의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와 한서(漢書)의 ‘사마천전(司馬遷傳)’ 두 편이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나머지는 사기의 다른 여러 편과 기타 자료들에서 단편적으로 …
국내에 ‘케말 파샤’로 알려진 터키 건국의 아버지(1881∼1938)의 일대기. ‘케말’은 ‘완벽함’이라는 뜻으로 그가 군사 고등학교 재학 시절 얻은 성이다. 지도자를 뜻하는 ‘파샤’는 1차 세계대전 당시 갈리폴리 전투에서 승전한 뒤 얻은 존칭이고 ‘튀르크인의 아버지’라는 뜻의 아타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이튼스쿨 학생들은 1년 365일 점심 저녁을 감자만 먹어야 했다. 그나마 일요일 하루 나오는 자두 푸딩으로 ‘감자 지옥’을 면할 수 있었다. 불운의 씨앗은 열렬한 감자애호가 파이 헨리 채바스가 쓴 책이었다. 1844년 베스트셀러 ‘자녀 양육에 관해 어머니에게 들려…
정치인이나 대통령이 경제, 사회, 복지의 제반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리라고 믿는 건 바보짓이다. 이 책의 주장에 따르면 그렇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은 이런저런 공약을 내건다. 그러나 큰 계획의 실패가 삶의 질이나 이윤의 하락으로 직결되는 개인이나 기업과 달리, 정부는 인기에 영합하며 무…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정치 현상에 접목해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 이번에도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하며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뇌 구조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똑똑한 바보들’은 보수주의자를 말한다. 정보가 많…
이탈리아의 역사학자 아르날도 모밀리아노는 1956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책 중 하나’로 ‘게르마니아’를 꼽았다. 게르마니아는 현존하는 고대 게르만족에 관한 유일한 책으로, 서기 98년 로마 제정기의 역사가 타키투스가 여행자들의 보고와 문학적 자료를 토대로 게르만족의 풍속 관습 사회상…
11일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리비아의 제2도시 벵가지의 미 영사관에 들렀다가 무장한 시위대 수십 명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시위대는 미국 영화 ‘무지한 무슬림’이 이슬람교의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동성애자, 아동성애자로 그린 것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끊이질 않…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뭘까.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부(富)의 왕 미다스가 사티로스의 지휘자이자 스승인 실레노스에게 질문했다. 실레노스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다가 다그치는 미다스에게 마침내 이렇게 대답했다. “태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고, 그 다음 좋은 것은 가능…
괴이한 이름, 복잡한 족보, 뜬금없는 저주들….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본다면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낯선 구성요소다. 산스크리트어 원문의 뜻을 최대한 살려 옮긴 탓에 한국어를 읽는 건지, 외국어를 읽는 건지 머리가 아파온다. 신을 포함한 등장인물 이름만도 2000개가 훌쩍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