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얼핏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왜 공작은 이런 깃털을 갖게 됐을까. ‘환경에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자연선택론의 관점에서는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다윈은 이를 성선택론으로 설명했다. 암컷이 우연히 발현한 수컷의 화려한 깃털…
기자도 어쩌다 사회학을 전공하게 됐다. 기자가 되려면 사회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사회학이 뭔지도 모르고 지원했다. 사실 지금도 사회학이 뭔지 잘 몰라 약간의 죄책감 비슷한 마음을 숨기고 있지만. 그런 차에 반가운 책이 나왔다. 사회학과 신입생들이 화창한 캠퍼스에서 끼고 다니는…
여수 엑스포의 막이 올랐다. 이번 기회에 세계박람회의 역사를 짚어보자는 뜻에서 동아일보 ‘책의 향기’는 신간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오룡 지음·다우출판)를 소개한 바 있다. ▶본보 4월 28일자 A16면 참조 한 주 늦게 나온 이 책도 세계박람회를 다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다. …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자 중국 국제금융협회 부회장인 천위루가 금융전문가 양둥과 함께 쓴 책. 저자 서문과 1장 ‘온고지신의 이유’를 건너뛰고 2장부터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앞부분은 2007년 세계 금융위기를 부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이나 중국 부동…
모로코의 빈민촌에 사는 오차 음바르크 씨에게 저자가 묻는다. 추가 소득이 생기면 뭘 하겠는가. “음식을 더 사야죠.” 더 많은 돈이 생기면? “더 맛있는 음식을 사야죠.” 그런데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그의 집에 TV, 위성수신안테나, DVD 재생기가 빼곡히 차 있었다. “아, T…
‘스마트파워’ 이론을 주창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좌교수(75·사진)가 신간을 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출간된 영문판 표지에는 지구만 그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한국판 표지에는 지구가 성조기에 뒤덮여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미국 권력의 근원과 궤적에 …
탄탄한 몸매의 남성은 섹시하다. 셔츠 위로 살짝 드러나는 가슴 근육은 만지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로 매혹적이다. 여성이 근육질 남성에게 끌리는 건 DNA에 새겨진 본능이다. 남성의 우람한 근육은 수컷 공작의 꼬리와 같은 성적 신호이기 때문. 만약 2만 년 전 여성이 현대 남성을 만난…
‘친애하는 동지들이여, 우리의 발언은 파탄으로 몰고 가는 무지몽매한 정치의 그릇된 흐름을 고발하고자 함이다. 공공의 안녕을 위한 정치적 방향을 연명하고자 함이며,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자 함이다.’ 여는 말에서 보듯 이 책은 긴 선언문처럼 읽힌다. 베스트셀러 ‘분노하라’의 저자이자 …
저자는 5년이 넘도록 다섯 대륙을 종횡무진하며 30개국에서 1250명을 만났다. 그 결실이 대중문화의 세계지도라 할 수 있는 이 책이다. 인터넷 혁명으로 강화된 메인스트림 문화의 지역별 특징을 분석했다. 인도의 발리우드, 한류 드라마와 케이팝까지 메인스트림은 점점 탈미국화되고 있다는 …
한국 전통식품의 세계화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책. 고추장은 매운맛을 표준화해 외국인들이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5단계로 등급화했다. 김치는 미국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연계해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 맛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78·사진)이 오도릭의 ‘동방기행’을 역주해 내놓았다. 오도릭의 ‘동방기행’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이븐 바투타의 ‘이븐 바투타 여행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힌다. 이로써 정 소장은 세계 4대 여행기 중 마르코 폴로…
중국에서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할까. 유력 노벨 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중국 소설가 옌롄커(閻連科·54)의 사례는 이 나라의 출판 통제 현실을 생생히 보여준다. 체제 비판적인 소설을 써왔던 그가 1966년부터 10년간 광풍처럼 불었던 문화대혁명을 고발한 이번 장편은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김일성 만세/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인정하는 데 있는데//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지난해 한 대학의 인문학 강좌에서 철학자 강신주가 시를 읽자 강연장은 술렁였다. 이 시는 김수영이 1960년대에 쓴 ‘김일성만세’. 강연자가 “4·19혁명…
한국 최초의 세계박람회였던 1993년 대전엑스포는 많은 이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아이들이 있는 집마다 대전엑스포 공식 마스코트인 ‘꿈돌이’ 저금통에 동전을 모았다. ‘도우미’라는 단어의 기원인 대전엑스포 여성안내원이 첫사랑이었다는 사람도 있다. 다음 달 12일부터 8월 12…